‘안녕들하십니까’ 이제 정치권 화두로 확산

김세헌 / 기사승인 : 2013-12-17 09: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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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세헌기자] 최근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고려대 학생의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에 대한 호응이 대학생과 일반인은 물론, 이제 정치권까지 번지고 있다.


각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공식 회의석상이나 브리핑에서 ‘안녕들하십니까’를 인용하며 박근혜 정권을 비판한 데 이어 국회의원끼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채팅방에서도 ‘안녕하시냐’는 인사가 회자되고 있다.


▲ 전국 대학가에 불고 있는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광주지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오전 광주 북구 일곡지구 한 우체국 앞 신호등 지주에 붙어 있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녕들하십니까’의 물음에 대해 “특정 계층만 안녕한 사회가 아니라 국민 모두 안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전 원내대표는 “국정원 대선개입, 철도파업, 밀양 송전탑 사태에서의 권력의 폭력, 갑의 횡포에 안녕하지 못하다는 분노의 외침”이라며 “대자보의 확산은 박근혜정권의 불통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대학생의 외침을 새겨들어야 한다”면서 “불통을 고집하면 현 집권세력 모두 안녕치 못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승조 최고위원 역시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과 직위해제 당한 철도파업 참가자, 법외노조화 당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을 언급하며 “국민들께서는 안녕하지 못하고 대통령 심기를 걱정하는 측근들에 의해 오직 대통령만이 안녕한 것이 아닌가”라며 “대통령님 부디 오만과 독선 불통을 버리고 국민들이 안녕하게 하여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철도-의료 민영화 시도, 밀양 송전탑 사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 등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현안들 속에 우리는 이미 ‘생존’ 그 자체를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닌가”라며 “모두에게 ‘안녕’을 묻는 젊은이들에 대해 누구도 ‘안녕하다’는 대답을 할 수 없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안녕들하십니까’는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의 씨앗이 이렇게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증거”라며 “자신의 안위가 아니라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고 연대하려는 오늘의 대자보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는 대자보 내용을 놓고 한바탕 설전이 오고가 관심을 모았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대자보를 보면서 요즘 대학생들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가 기본자세가 안 돼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며 “첫 문장이 팩트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어 “대자보를 보면 ‘어제 불과 하루 만의 파업으로 수천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는 게 첫 문장”이라며 “상대방과 논쟁해서 이기려면 팩트에서 밀리면 논리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그냥 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런 허술한 대자보에 대해 아직까지 반박 대자보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는데 이런 팩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없다는 것 자체에 정말 우리 대학들이 병을 앓고 있구나 하는 첫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장하나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장 의원은 “대자보의 내용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황당한 발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해고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정부가 8000여명 되는 우리 철도 노동자들을 직위해제했고 4만명의 철도 가족들의 월급봉투가 사실상 잠겼다”며 “돈 갖고 협박하고 철도민영화 약속을 어긴 게 이 정부인데 거기에 답변할 생각은 못한 채 대자보를 평가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어 “팩트가 아니라고 따져 묻는 것은 (이번 대자보 건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정치인이고 국회의원이라면 아무리 사실관계가 틀린 요구나 질문이 있더라도 답변을 해야 하고 행동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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