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경련 회장 누가 될까?

김준성 / 기사승인 : 2006-10-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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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조석래.박삼구.현재현 회장 후보 유력

전경련의 다음 회장 자리를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다.강신호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그의 임기는 넉달 반 정도 남았지만 벌써부터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그가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경련을 이끌고 있는데는 그동안 재계 ‘빅4’가 회장직을 마다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9월에는 부인 박정재씨와 황혼이혼을 하고 차남 문석씨와는 지분경쟁설까지 나온 만큼 강 회장의 연임은 희박하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국내 ‘빅4’ 총수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경련 회장직을 마다해왔기 때문에 그만큼 가능성은 낮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의혹과 관련해 검찰수사가 진행중이고 정몽구 회장은 재판이 진행중이어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1999년 김우중 회장이 물러나면서 전경련 위상은 추락하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재계 ‘빅4’ 회장들은 전경련을 멀리해왔다.

이 때문에 구본무 LG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도 차기 전경련 회장직을 꺼릴 것이 분명하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당초 차기 회장 후보로 떠올랐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제 일도 바쁜데, 회장을 맡을 여력이 없다”고 잘라 말해 도전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견그룹 총수군에서 글로벌 마인드와 포용력, 리더십을 구비한 인물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하는 인물은 김승연 한화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조석래.현재현 회장은 원어민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영어에 능숙해 국제감각을 갖췄다는 점에서 단골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차기 후보군 중에서 전경련 회장 논의에 불을 지핀 사람은 바로 김승연 회장이다.

지난달 1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회장단 월례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강신호 전경련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등 8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본인이 마련한 골프모임에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3년만에 회장단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전경련 노조위원장'을 자임(?)하고 나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오랜만에 회의에 나온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그냥 뭐 궁금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기자들이 다시 “혹시 강신호 회장의 뒤를 이어 전경련 회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느냐”고 질문하자 김 회장은 “전경련의 노조위원장을 한 번 해보려고 한다”며 뜻밖의 대답을 했다.

회장단이 모두 자리에 앉은 뒤 기자들이 다시 한 번 소감을 묻자 웃음을 띤 채 “아까 말하지 않았느냐. 노조위원장이나 한 번 해보려고 한다”라며 거듭 ‘노조위원장’을 강조했다.그 후 전경련 주변에서는 김 회장의 대답을 놓고 두 가지 관측설이 나돌았다.

하나는 차기 전경련 회장을 맡을 뜻이 전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화법이었다는 것이다.또 다른 관측은 전경련에 대한 재계 일각의 불만을 우회해 표현한 것이라는 시각이다.전경련이 재계의 구심적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팽배한 가운데 오랜만에 회의에 참석한 김 회장이 ‘뼈 있는 말’을 던졌다는 관측이다.

김 회장은 회담을 끝낸 뒤 ‘노조위원장’ 표현에 대해 “앞으로 전경련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한화 관계자는 “회장의 속마음을 알 수 없으나 (전경련 회장이) 되면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효성의 조석래 회장도 차기 회장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조 회장은 그룹 활동 뿐만 아니라 대외활동도 정력적이다. 국내 재계의 대표적 국제경제통으로 꼽히기도 한다.조 회장에게 이런 날개를 달아준 인물들은 바로 조 회장의 세 아들 현준·현문·현상씨 등이다. 이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뛰어난 능력으로 아버지를 보좌해왔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은 그룹 활동을 세 아들에게 일정부분 맡기고 대외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한·미 재계회의 한국위원장, 한·일경제협회 회장, 한·중경제협회 부회장,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이사장,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국제명예회장 등 중책을 맡고 있다.

효성 창업주인 조 회장의 선친은 형제간의 질서와 우애를 유달리 강조했던 인물로서 조 회장 역시 그 영향으로 야구경영의 핵심인 팀워크를 중시해왔다.그동안 한·미 재계회의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던 조 회장이 기업 오너들의 모임인 전경련 회장직에 오를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우뚝 선다.

효성 관계자는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오를 경우 ‘효성’이란 브랜드에 상당부분 가치상승을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해외까지 그룹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호재이기도 하다.

조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점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현재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박 회장은 정부와 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마당발이고 친화력도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제계를 이끌 ‘통합형 인물’로 리더십을 갖췄는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직에 전혀 의향이 없으며, 타천에 의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못박았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이달 25일 마감시한까지 협상을 타결하고 다음달 최종 매매계약을 앞두고 있어 박 회장도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현 동양 회장도 박삼구 회장과 마찬가지로 전경련 부회장으로서 유력후보로 거론중이다.

현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회의(CEO서밋) 의장직을 역임하면서 올해는 금탑산업훈장까지 받는 등 왕성한 활동파로 통하는 인물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암중모색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선출이 아닌 추대로 재계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만큼 종합적으로 무난하다는 암묵적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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