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쇼핑몰도 카페도 ‘해피’와 함께 간다

김자혜 / 기사승인 : 2018-08-27 16: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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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주차장에서 매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애견의 배변을 잘 치워 달라’는 당부의 안내가 붙어있다. 쇼핑몰에 들어서자 ‘왈왈’ 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들린다. 머리를 크게 부풀린 비숑프리제 종 강아지를 보다가 시선을 옮긴 곳에는 초콜릿 색 털이 보송한 어린 강아지와 어미 푸들이 애견유모차에 앉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필자가 지난 주말, 다양한 종의 애견을 실컷 구경하고 온 곳은 동물병원이나 애견을 판매하는 가게가 아니다. 신세계 그룹이 경영하는 스타필드다. 이 쇼핑몰은 국내 최초 애견동반 쇼핑몰을 지향하고 있어 경기도 고양점과 하남점 두 곳에서 애견동반 출입이 가능하다.


사전에 애견동반이 가능한 곳이라고 알고 갔지만, 정작 눈앞에 강아지들이 여기저기서 눈에띄자 '세상 참 좋아졌네'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쇼핑몰 내 에스컬레이터 주변에는 애견의 배변을 치울 수 있는 봉투가 비치되어 있었고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이 가능한 대형애견복합매장과 팝업스토어에서 반려견을 안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경기도 외에도 서울 한복판에서도 애견을 동반할 수 있는 여의도 IFC몰이 있다. IFC몰은 지난 5월부터 반려동물의 동반출입을 허용하고 일부식음료 매장도 동반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형 쇼핑몰이 아니더라도 애견동반출입은 반려동물가족들 중심으로 꾸준한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SNS 인스타그램의 한 계정은 전국의 애견 동반 출입이 가능한 매장을 제보받아 소개전용 SNS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애견 동반매장은 쇼핑몰 외에 카페나 식당으로도 넓어지는 추세다.


신세계그룹에서 애견을 동반한 쇼핑몰을 오픈한 것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 부회장은 소문난 애견가로 '몰리', '마리'라는 이름의 스탠다드 푸들 종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 이마트와 스타필드 매장에 34여개가 입점한 ‘몰리스펫샵’의 몰리는 정 부회장의 애견이름을 딴 것이다.


또한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로, 이들은 새로운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늘었다. 관련 시장도 2016년 2조9000억 원에서 2020년 5조8100억 원으로 함께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이 ‘돈 되는 사업’이라고 알려지면 사업성을 쫓는 이들은 앞 다투어 시장에 뛰어들 수 있지만, 앞서서 고려해야할 점도 따른다.


스타필드는 반려견 동반입장은 허용하지만 식당가는 동반입장이 대부분 허용되지 않는다. 식사를 원하는 반려견 가족은 식사 중 주변 기둥에 반려견을 묶어두고 식사하거나 간단한 포장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 반려견이 나타났을 때 반대편에서 소스라치게 놀라는 이도 몇 차례 볼 수 있었다. 반려견 동반출입이 가능한 곳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온 사람은 쇼핑몰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안고 돌아갈 수 도 있다.


새로운 시도가 처음부터 매끄러운 운영으로 이어지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한 발짝 더 나아가 직접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운영방안을 고려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안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려견 가족과 비반려견 가족이 모두 만족 할 수 있는 공간들이 꾸준히 생겨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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