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경종 기자] 국토교통부가 최근 과열된 서울 부동산 시장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지역의 공급 물량이 적어 집값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다.
3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중구·동대문구·동작구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서울과 수도권에 30여 곳의 신규 공공택지를 공급한다는 부동산 대책을 지난 8월 27일 발표했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총부채상환비율·주택담보인정비율 40% 제한, 주택담보대출 세대 당 1건 제한 등 규제를 받는다. 이번 신규 지정으로 서울 25개 중 15개 구가 투기 지역으로 지정됐다. 또 국토부는 수도권에 공공택지 30여 곳에 30만호를 추가 공급해 주택시장을 안정 유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6·19대책, 8·2대책 등 강도 높은 부동산 억죄기 정책을 펴왔지만 서울 집값은 국지적으로 과열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월 10일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을 밝힌 이후 그 일대 부동산 시장은 달아올랐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박시장이 지난 7월 10일 여의도·용산 개발 발언을 한 이후 한 달 간 용산구 아파트매매가 상승률은 1.02%로 발언 전보다 두 배 가량 올랐다. 박시장이 개발 계획을 발언하기 전 용산구의 매매가 상승률은 0.52%였다. 영등포구의 아파트매매가 상승률은 발언 전 0.69%에서 발언 이후 1%로 상승했다.
국토부와 서울시 간 정책 ‘엇박자’ 논란 끝에 지난 8월 26일 박시장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 발표와 추진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도 최근의 주택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과열되고 있다고 진단, 부동산시장 유입 돈줄 막아 '이상과열' 잡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한 개인사업자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렇게 증가된 자금이 주택시장에 유입돼 주택시장 불안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이 단기간에 진정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주요 시중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여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전세자금대출과 임대사업자대출 취급현황 및 규제회피 사례 발생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전세대출에 대해서는 자금목적별·지역별 취급 내역을 면밀히 분석해 전세자금이 우회대출로 활용되지 않도록 점검할 방침이다. 임대사업자대출과 관련해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회피 목적의 취급사례 등을 집중 점검한다.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운영 중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여신심사의 합리성도 조사 대상에 오른다. 형식적인 운영사례가 적발되면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검사·점검 과정에서 확인된 위법 사례와 관련된 임직원 및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를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이 과열된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대체투자처 발굴 등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동산 리서치회사 리얼투데이 장재현 본부장은 “여의도나 용산은 워낙 고가 지역이라 크게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며 “서울 4개 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이미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도 가격이 올라 서울 집값을 잡는데는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은 긍정적이나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서울지역에서 공급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수요자 중심의 신규 분양시장 열기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매물이 없고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해 집값을 떨어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은 당장 집값을 잡기에는 부족하고 길게 5년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수요가 몰리는 곳에 주택을 공급해서 현실적인 체감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며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너무 많아 대체 투자처를 발굴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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