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은행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4대 은행의 순이익은 일제히 1조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동기 대비 12∼20%에 달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이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의 고른 증가가 상승세를 주도한데다 비용효율성 관리와 자산건전성 개선 노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란 전망과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이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91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548억 원) 증가했다. 그룹의 2분기 연결순이익은 9468억 원으로 1분기 대비 2.2% 감소했으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7.0% 증가했다.
그룹 순이자 마진(NIM)은 지난 분기 대비 1bp 감소한 1.99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만 떼어서 보면 상반기 순이익은 1조3533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9%늘었다. 또한 그룹전체 순이익의 70%를 차지했다. 순이자마진은 지난분기 대비 동일한 1.71%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795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 줄어들었으나 신한카드 대손충당금 환입액 약 2800억 원을 제외하면 11.3%(1822억 원)이 늘었다.
2분기 순이익은 938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대비 5.2% 개선됐다. 그룹기준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1bp상승했으며 은행 별도의 순이자마진은 2bp올랐다.
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327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8064억 원으로 36.85% 늘었으며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이 각각 2조7420억 원, 1조2031억 원을 기록하며 누적핵심이익이 3조945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대비 15.0% 늘어난 것이다.
2분기 순이자마진은 1.57%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8% 대비 0.09%포인트 올랐다. 하나금융 측은 이자 이익 확대와 적극적 리스크관리 덕분이 충당금 전입 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2%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주사를 준비하는 우리은행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71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4%나 증가했으며 지난 분기 대비 21.4% 올랐다. 금호타이어의 1900억 원 대규모 충당금환입이 더해져 연결순익에 영향을 줬다. 순이자이익은 지난해대비 8.4%, 전 분기 대비 2.2% 늘었다. 순이자마진은 전 분기 대비 카드포함 3bp 상승하며 상장은행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은행이 호실적을 이은 가운데 KB금융의 하반기 전망은 의견이 갈렸다.
NH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지난해까지 분기 8000억 원 후반의 순익이 이뤄졌으나 올해부터 9000억 원 중반의 순익이 이어지고 있다”며 “NIM상승세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이 아쉬우나 대출 성장과 대손비용 안정화로 견조한 이익은 이어지고 있고 당분간 현 수준의 이익규모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추이를 고려해 볼 때 향후 실적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며 “이익 성장을 주도했던 자산관리 수익이 증시 침체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가계부문의 신규연체가 증가해 대손비용도 상승추세로 반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그룹은 하반기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의견이 모아진다.
NH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은행업에 대한 가산 금리와 채용비리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언급되었으나 실제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음을 보여준 실적”이라며 “타 은행과 달리 2분기에 금호타이어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으나 3분기에는 다시 환입될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 규제와 상관없이 핵심이익 증가와 계열사를 통한 비이자 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3분기 추가적인 원화 약세 쇼크만 없다면 지배주주 순이익은 7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올해 컨센서스(업계의견 일치) 2조2500억 원도 분기 경상체력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아 추가적인 컨센서스 상향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의 뛰어난 위험관리능력에 관심을 가지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한금융지주를 분석한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특별한 일회성이익이 없어도 9% 중후반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기대할수 있는 높은 수익성을 갖췄으며 매분기 안정적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며 “해외부문이익증가율이 높고 그룹내 이익 비중이 확대되는 점이 타 금융지주사 대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케이프증권 전배승 연구원 또한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 전세자금대출이 여신성장을 견인했다”며 “하반기 이자이익 개선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용부담이 낮게 유지되며 안정적 이익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은행업계 전반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금융권은 정부가 대출 관련 규제를 점차 강화 중이고 국내 경기 모멘텀 약화, 기준금리 인상 등이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쳐 상반기와 같은 성장세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국내 은행권에 대한 해외IB(투자은행) 시각’을 통해 “국내 은행들의 상반기 주가 흐름은 저조했으나 펀더멘털(경제지표) 자체는 견고한 편”이라며 “하반기 실적전망도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순이자 마진 확대가 예상보다 더디고 규제강화, 주택시장 둔화 등 위험요인이 상존한다”며 “각종 규제, 모니터링 강화에 따른 경영 리스크, 은행권 대내외적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압력도 존재 한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시중은행의 2분기까지 양호한 실적은 2015년~2017년 2년간 정부가 추진한 금리인하, 규제완화와 같은 부동산시장 부양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부동산 부양을 통한 가계 부채라는 새로운 부담을 은행이 떠안게 됨에 따라 조만간 은행 이익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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