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들, CSR 진정성이 담보돼야

김세헌 / 기사승인 : 2013-09-13 16:21:25
  • -
  • +
  • 인쇄
▲ 김세헌 기자

윤리경영, 동반성장, 자원봉사, 기부, 친환경…. 사회경제적 범위 안에서 이를 포괄하는 말은 바로 ‘착한 기업’, 그리고 이들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일 것이다.


사회책임경영(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사회공헌을 통해 꿈을 찾게 된 청소년들의 이야기에서부터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된 저소득층 이웃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귀에 익숙해졌다.

그렇지만 사회책임경영의 선두기업 가운데 하나인 롯데와 홈플러스는 과거 골목상권 진입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사회책임경영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다는 삼성전자 역시 노동자 자살사건이나 백혈병 관련 문제들로, SK텔레콤은 고객정보 유출이나 요금제 담합과 같은 이슈들로 인해 자주 비판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시민들은 이러한 실상을 접할 때 ‘기업은 점점 더 착해질 것’이라는 기대에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이 이익 앞에서 만큼은 사회책임경영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사회책임경영이 지나치게 기업의 선의에 치우쳐 있었다는 지적이다.

즉 너무 ‘기업 중심적인 사고’에 매몰돼 있었다는 것이다. 사회공헌 아이템을 선정할 때 담당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사회책임경영이 비즈니스와 기업홍보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에 있었다. 이를 통해 사회공헌의 효율성과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기업은 그냥 내버려두면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기업이 착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정부(정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업이 이만큼이라도 착해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온 것은 기업을 둘러싼 규제들이었다고 회자된다.

아울러 그 규제들은 우리 사회의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 관련법규가 어느 정도 정비되고, 노동법이 제 기능을 찾아가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법률이 제대로 정비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치‧사회적 노력들이 필요했었는지 떠올려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지금껏 변해온 것은 기업 스스로 착해지고자 해서가 아니라, 기업이 조금이라도 더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만들고자 했던 수많은 사회적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동안 기업이 착해지게끔 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던 것처럼 기업이 더 착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 역시 정부의 사회책임경영 정책에 수동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싶다면 정부와 시민사회가 기업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지고, 또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정부와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이를 사회책임경영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새로운 사회책임경영 주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업만이 ‘진짜 착한기업’으로 인정받는 길임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