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마감임박’

장우진 / 기사승인 : 2012-01-16 13: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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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쇄신파 '재창당' 주장…박근혜 ‘간판 바꾸기는 무의미’ 강조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한나라당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각종 당 위기에 출범한 박근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도 ‘돈봉투’ 논란에 제대로 손을 쓰고 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경선때 박 위원장과 관련해 돈봉투가 오갔다는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당내에서는 친박과 비대위를 겨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비대위 체제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쇄신파 중심으로 재창당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이 비대위의 목적과 향후 운영방침 등 쇄신에 집중할 뜻을 밝히며 재창단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그 동안 논란이 됐던 ‘보수’ 용어 사용을 놓고도 비대위가 이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당분간 한나라당은 비대위 체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총체적 난국에 휘말리고 있는 만큼 한나라당 간판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007년 돈봉투 의혹 놓고 ‘갑론을박’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시 돈봉투 전달의혹에 곤욕을 치루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친박(박근혜)계인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당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었는데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지난 12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 같이 말한 뒤 “그런 짓을 하려면 박근혜 전 대표를 속였어야 하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이긴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돈선거를 근절하는데 큰 이바지를 했다”며 “유일하게 남아있는 음지가 당내선거인데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죄 있는 몇 명을 감옥으로 보내는 것보다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돈을 하나도 안 쓰고 전당대회를 어떻게 치르겠는가”라며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사람들이 신뢰를 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전당대회 때 돈 문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번 기회에 이렇게 됐으니까 여야가 앞으로 전당대회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전 대표인 홍준표 의원도 지난 11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선후보 경선에서 전당대회장에 이명박·박근혜 후보 양쪽 대의원 수천명이 수백대의 버스를 타고 왔다”며 “버스 한 대당 최소 100만원의 돈이 들어간다면 그 돈이 어디서 나왔겠냐”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 경선도 예외는 아니다”며 “전국에서 동원하는 교통비, 식비 등의 비용이 누구에게 전가되기 쉽겠느냐”며 같은 요지의 글을 올린바 있다.
그러나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11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전 대표의 발언에 “뚜렷한 확증도 없이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경솔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혹 확산을 차단했다.
친박계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 역시 “우리(친박)쪽에서는 돈이 하나도 안 나왔다”며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근혜 캠프 사무국장 등 실무자들이 너무 어려워 ‘이런 선거가 어딨느냐’는 말을 할 정도로 돈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쇄신파 ‘재창당’ 주장…현실성 ‘글쎄?’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이어 돈봉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한나라당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만큼 당내 쇄신파를 중심으로 재창당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쇄신파 정두언 의원은 “한나라당은 수명이 다 했다”며 “지금 한나라당 이름으로 무슨 얘기를 해도 국민들한테 안 먹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4년에 총선 때도 우리가 총선 직전에 전당대회를 치렀다”며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창당을 하는 것이 최소한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이 그 정도는 하고 그 이상을 해야지 국민에게 신뢰를 얻든지 말든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재창당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당이 바뀐다고, 간판이 바뀐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재창당론 확산과 관련해 “사람이나 관행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이나 조직을 바꾼다고 당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권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당명이나 조직이 비리를 저지르거나 부정적 관행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겉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람과 관행을 바꾸는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창당 보다는 현재 비대위 체제로 가야한다는 발언이다.
재창당론이 책임모면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당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내가 재창당 주장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도 비슷하다”며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홍사덕 의원 역시 재창단론에 대해 “목표에는 공감하고 있는데 리얼리티가 빠져있다”며 “재창당은 불출마 선언과는 다르게 복잡하고 긴 법률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나라당의 경우 재창당을 하려면 상임전국위원회나 전당대회를 거쳐야 한다”며 “총선을 3달 앞두고 그런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은 기백이나 기상은 좋지만 현실감각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을 해산하는 것보다 당협위원장이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 재창당에 준하는 여건이 바로 만들어진다”며 “그것을 채워나가는 것이 재창당이기 때문에 거칠게 나가지 않아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책쇄신분과 산하 정강정책·총선공약소위 소속인 권영진 의원은 “쇄신분과 소속 위원들의 일괄적인 생각은 재창당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재창당의 방법론에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번 박근혜 위원장과 모여 이야기를 할 때 인적쇄신을 충분히 한 다음에 당명을 바꿔야 국민을 속이는 행위가 아니니 그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며 “그런 재창당의 방식은 여전히 열려 있는 것이며 지금은 신중하고 검토된 생각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정두언-고승덕 ‘트위터 비방전’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과 관련해 “오랜 관행이지만 이번에 완전히 단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20·30년을 돌이켜보면 전당대회에 조직폭력배가 등장하지 않았느냐”며 “조폭이 자발적으로 왔겠느냐. 누가 후원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1980년대 전두환 대통령 당시에는 ‘관제야당’이라는 단어가 있었다”며 “일종의 다단계였는데 여당은 하나지만 야당은 여럿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언론을 보니 야당 중진의원이 야당에서는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공천도 다 돈을 주고 했다고 말했다”며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를 이야기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 “출발할 때부터 일부 비대위원의 자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이들이 비대위에 있으면 쇄신에 동력이 생길 수 없고 잘못하면 박근혜 위원장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비대위 일각에서 제기되는 실세 용퇴론과 관련, “전직 대표는 책임이 당연히 있다고 나도 생각한다”며 “하지만 내가 전 대표로서 상징적 책임이 있다면 당을 지리멸렬하게 만든 계파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친이(이명박), 친박(박근혜)라는 계파의 수장이 다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돈봉투 의혹’ 폭로로 한나라당을 궁지로 몰아넣은 고승덕 위원과 정두언 의원간에 비방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먼저 정 의원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때 누구의 양아들이라 불리던 고시남 고승덕 의원이 한나라당을 최종정리하는 역할을 할 줄이야”라며 “하기야 자기도 스스로가 무슨 일을 한 것인지 모를 수도. 정치와 공부의 상관계수는?”이라며 고 의원을 공격했다.
여기서 정 의원이 언급한 ‘고시남’이란 표현은 고 의원이 사법·행정·외무고시에 모두 합격한 점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에 고 의원은 “정두언 선배 너무합니다”라며 “선배님의 후원회장은 SD이셨고 제 후원회장은 오랫동안 김형오 의장님이셨는데 선배님이 저를 ‘누구 양아들’이라고 트위터에 올리고 남들이 마치 그것이 SD를 말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셔서 어이없습니다”라고 받아쳤다.
SD는 이상득 의원을 지칭한다. 그러자 정 의원은 “후원을 하지도 받지도 않는 후원회장이셨죠”라며 “우리는 한때 정권 재창출의 동지였고 집권후 불출마 요구하면서 다른 배를 탔죠”라고 재차 공격했다.
특히 “굳이 후원회장 빼란 얘기도 우스워 서류상 후원회장이었죠. 별 그지같은 설명을 하고 있네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바 있다.


◇박근혜, ‘쇄신 몰두할 것’…재창당 논란 일축


이와 관련, 2007년 돈봉투 의혹과 재창당 등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박근혜 위원장은 지난 12일 비상대책회의에서 고 의원의 폭로사건과 관련해 “이 같은 행위를 한 후보자는 후보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19대 총선 후보자 공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돈봉투 비슷한 행위가 발견될 경우 후보자의 자격을 박탈한다는 것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황영철 대변인이 전했다.
박 위원장은 “경선을 앞두고 또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면 얼마나 타격이겠는가”라면서 “후보 자격 박탈이 강력한 쇄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나라당 경선에서는 이런 일 없다는 것을 확고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황 대변인은 “총선 공천과 관련된 구체적인 원칙과 일정을 설 이전에 완료하기로 했다”며 “4월 국회의원 총선 과정에서 돈봉투와 관련한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즉시 후보자격을 박탈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재창당과 관련해서는 “내용이 변화하지 않으면서 간판만 바꾸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절박한 마음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쇄신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쇄신 작업을 놓고 당내에서 여러 의견이 개진되거나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쇄신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쇄신을 가로막고 비대위를 흔드는 언행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위원들은 정치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다”며 “한나라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당을 살리고 정치를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큰 결정을 내린 분들이다. 정치를 하러 온 것처럼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시각이 좁혀지지 않으면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만 생긴다”며 “비대위의 쇄신이 성공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서로 돕고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대위 출범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음주까지 비대위에서 공천 기준에 대한 결과를 내달라”며 “정치쇄신 분과에서 공천기준에 대한 결과를 내놓으면 당에서는 의총을 열고 여러 의원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쇄신파 중심으로 일고 있는 재창단 논의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대위의 목적에 대해 재차 언급하면서 재창당이 아닌 쇄신에 집중할 뜻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2007년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1일 강원 춘천 신동면 중3리 소 사육 농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돈봉투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야기할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보수’ 용어 논란…‘없었던 일로…’


한편 한나라당은 그 동안 논란이 됐던 ‘보수’ 용어 삭제를 놓고 이를 유지시키기로 했다.
황영철 한나라당 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후 “비대위에서 보수 관련 논의를 더 이상 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박 위원장은 “당이 추구해야할 핵심 가치가 시대의 변화에 맞게 다시 다듬는 것은 필요하지만 정책 쇄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수와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보수 삭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황 대변인은 “김종인 비대위원이 보수 용어 삭제에 대해 처음 말을 꺼냈는데 지금은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의견을 그가 받아 들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위원은 “(보수 삭제 부분에 대한) 내 생각은 기본적으로 바꿀 수 없다”면서도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과 같기 때문에 필요성이 있으면 다시 논의될 수 있다. 비대위의 결정을 수용하고 그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의총 안건에는a 그동안 비대위에서 논의된 것들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며 "의총에서 수렴된 내용은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경선과 전략공천의 비중, 현역의원의 공천 탈락 방안 등 4월 총선 원칙과 일정 등이 설 이전에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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