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12년을 세 가지 과제에 직면했다. 민영화, 카드분사, 해외 금융사와의 인수·합병(M&A)이 그것이다. 이 회장은 신년사를 비롯해 각종 공식석상에서 이 같은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만은 않다. 지난 2년간 민영화 작업은 2차례 좌초된바 있으며, 카드분사도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순탄치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해외 M&A는 글로벌 경제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이 회장은 올해 주어진 과제를 풀기 위해 더욱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 작업, 가능성을 얼마나…

이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 ‘설맞이 행복한 나눔’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우리는 항상 오매불망(寤寐不忘) 민영화만 바라보고 있다”며 “당국에서도 좋은 시그널을 보냈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이 같은 발언은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지난 2년간 2차례나 좌초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메가뱅크론에 힘입어 민영화 꿈이 이뤄지는 듯 했으나 3개의 사모펀드사들만 입찰경쟁에 뛰어들면서 여론이 악화됐고, 결국 유효경쟁이 이뤄지지 않아 무산됐다.
이에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민영화가 금년내 반드시 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는 드러냈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하의 필요성에 대해 정부당국도 깊이 인식하고 있는 만큼 지난 2차례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글로벌 선진 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민영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상황을 비롯해 제반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현행 법규와 제도 안에서 민영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민영화 실패 과정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현 금융지주사법상 금융지주사가 우리금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전체지분의 95%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또 지난해 산은금융지주가 메가뱅크론에 힘입어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여론악화로 무산된 것에 비춰봤을 때 금융지주사의 우리금융 인수는 여의치 않아보인다.
그렇다고 사모펀드사의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2차례 좌초된 실질적 이유는 결국 입찰참가자가 사모펀드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고수해왔다. 이 중 ‘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관련해 ‘발전은 커녕 퇴행하게 한다’는 비판여론이 높다. 최근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논란은 이 같은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국민주’·‘계열분리 매각’ 등 해결방안이 나오고는 있지만 과연 금년안에 민영화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카드분사, 당국 제동에 ‘시기 미정’
우리카드 분사 역시 이 회장의 고심이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2년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올 상반기 중으로 카드사를 분사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체크카드 매출을 연내 30%까지 확대하는 계획은 우리카드 분할 일정이 미뤄진 것을 염두에 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1월말 우리은행의 우리카드 분할기일을 올해 12월31일에서 ‘미정’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9월에는 ‘1월 출범’을 목표로 한 바 있지만 현재는 좀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근데 늦춰지는 기간이 자칫 예상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일 “우리금융의 카드 분사보다는 체크카드 활성화에 더 신경 쓰는 게 바람직하다”며 카드분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금융위의 제동은 우리금융의 카드분사시 과열경쟁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가계부채 급증에 금융당국은 은행에 이어 카드사들에게도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 자제 권고와 함께 체크카드 활성화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말 발표한 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이 자리를 잡고 레버리지 규제(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규모 제한)가 도입돼야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금융을 제외한 3개 지주사는 모두 전업카드사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우리카드 분사시 외형확대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경국 금융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우려다.
이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서도 “카드부문은 전통 은행 비즈니스와는 업의 속성이 다르다”며 “카드사업의 경쟁력과 시장지위 강화, 비은행 사업비중 증대 및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국의 승인없이는 분사가 불가능한만큼 이르면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금융사 M&A, 동남아 등 주시
마지막 과제는 해외 금융사의 인수·합병(M&A)이다.
이 회장은 ‘설맞이 행복한 나눔’ 행사에서 “(해외은행 M&A와 관련해) 동남아시아에서 2군데 진행 중이고 (그 중) 한 군데는 잘 안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지역에서도 해외은행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해외금융사 인수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리스크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며 “근본적으로 외화예수금 비중을 확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현지화를 통해 조달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추가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순위로는 72에 불과한 만큼 글로벌 선진 금융그룹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해외진출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외화자산과 안정적 부채관리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해외 사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뱅커(The Banker)지가 전년 7월호에서 전한 세계 1000대 은행 중 72위로 국내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장이 올해 당면한 이 과제들을 잘 풀어낸다면 2012년은 우리금융이 한단계 도약할 수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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