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의 최근 이뤄진 임원인사를 놓고 노조가 ‘낙하산 인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투협은 지난달 26일 박종수 회장이 취임한데 이어 상근부회장에는 남진웅 전 기획재정부 국장, 자율규제위원장에는 박원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임명되는 등 임원인사가 이뤄졌다.
문제는 기재부, 금감원 출신 등이 대거 발탁돼 ‘관치(官治) 인사’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 부회장은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행시 동기생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금투협 1층 로비에서 철야농성을 하는 등 집회를 열고 ‘낙하산 인사·관치금융의 결정판’이라며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박 회장은 “이번 인사는 철저하게 역량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사퇴진화에 나섰지만 노조의 반발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어 이번 인사로 인한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금감원 출신 대거 발탁
금투협은 지난달 박종수 회장이 취임한데 이어 최근 주요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상근 부회장에 남진웅 전(前)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이, 자율규제위원장에는 박원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각각 선임됐다. 또 자율규제본부장에는 김동철 금감원 자산운용서비스국장이, 회원서비스총괄 전무에는 최봉환 현(現) 경영전략본부장이 내정됐다.
경영전략본부장에는 전상훈 감사실 이사부장이 선임됐으며, 증권서비스본부장 겸 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에는 박병주 자율규제본부장이 발탁됐다.
먼저 남 부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행시 23기 출신으로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행시동기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국제기구과장, 경제협력국 경협총괄과장,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 성장기반정책관 등을 거친 모피아 라인(구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이다.
박 위원장은 성남고와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증권감독원에 입사한 후 자산운용감독국장, 금융투자서비스국장, 금융투자담당 부원장보 등을 거쳤으며 지난 해 4월부터 금융투자담당 부원장을 지냈다.
금융권에 따르면 박 부원장은 7일 권혁세 금감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김 본부장 역시 금감원 증권분쟁조정팀장, 증권검사2국 부국장 등을 지내는 등 금감원 출신이며, 최 전무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고려등권 대표이사 등을 지낸바 있다.

◇노조, ‘관치(官治)금융의 결정판’ 강력 규탄
금투협 노조는 이번 인사를 놓고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며 정부와 사측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혔다.
금투협은 그동안 회장을 비롯해 상근부회장, 자율규제위원장 등 금투협 임원 자리에 정부 입김이 개입된 낙하산인사가 등용될 것이란 관측에 휩싸인 바 있다.
노조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상근부회장에는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내정됐고 집행임원에는 금융감독원 국장이 내정됐으며, 자율규제위원장에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내정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임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임과 동시에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관치(官治)금융의 결정판”이라며 “이 나라에는 법도 없고 원칙도 없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법질서를 유린하는 현재의 낙하산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율규제는 친시장적이고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행되는 규제이므로 자율규제위원장에는 공적규제기관인 금융감독원 출신 인물이 선임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향후 금투협은 업계와 공동으로 임원후보 공모 절차 도입과 후보추천위원회 제도 개선 등 제도 미비점을 개선하는 데 적극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의 규탄을 이후에도 계속됐다. 7일에는 금투협 1층 로비에서 철야농성을 펼치며 낙하산 인사를 규탄했으며, 8일에는 조합원 총회를 열고 투쟁수위를 높여나갔다.
이연임 노조위원장은 “공적 규제기관에서 임원을 지명할 경우 자율규제 역할을 제대로 이행할 수 없다”며 “회원사 총회에서 선임 강행 시 출근 저지운동 등 투쟁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수, ‘역량 중심 인사 이뤄졌다’ 사퇴진화 나서
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회장은 이같은 ‘관치(官治) 논란’을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박 회장은 취임식 직후 관치 금융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와는) 정책파트너로서의 협력관계를 가져가야 한다”며 “이번 인사도 정책조정자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당국에 업계의 목소리를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적 대안을 개발·제시하기 위한 인사였다는 주장이다.
박 회장은 “회원사의 서비스 개선을 중점을 두고 조직 변신을 꾀했다”며 “세간의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후속 인사를) 빠른 시일내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국회 표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의 통과와 회원사의 애로사항 해결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그는 “국회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은 업계 발전뿐 아니라 국민 생계가 걸린 사안”이라며 “회원사를 위한 서비스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과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아울러 “(이번 인사는) 철저하게 역량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협회가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열린서비스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상근 부회장과 공익이사에는 김석 삼성증권 대표이사와 김성진 한국자본시장연구원 고문이 각각 선임됐다. 회원대표 자율규제위원에는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비상근 부회장과 공익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회원대표 자율규제위원은 자율규제위원회 구성원으로서 향후 2년간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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