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를 전면에 내세운 유통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온라인 마켓(On-line Market) 지마켓과 옥션에서는 할인 판매 첫날 하루에만 누적판매량 454만개가 넘었다고 공개하고 이마트도 11월 1일 첫날 한우매출이 25억원을 기록, 평소의 10배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필자도 지난 주말을 이용해 백화점과 매장을 방문해봤다. ‘싸다, 싸다’고 연일 홍보하는데 ‘얼마나 저렴하길래’ 하는 생각에서다. 매장을 몇군데 돌아본 결과 마트도 백화점도 온라인을 따라갈 만큼의 저렴함은 어려워 보였다.
한 백화점의 의류 매장에서는 패딩점퍼를 본래 가격 30만 원대에서 할인된 20만 원대로 특설 행사장서 판매하고 있었는데, 같은 모델의 제품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더 저렴한 판매건도 상당 수 있었다. 입어본 매장에는 미안하지만, 필자는 이번 겨울용 패딩점퍼를 온라인에서 구매할 계획이다.
한 마트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곳곳에 할인슬로건을 걸고 할인제품을 독립된 판매대에 비치해두었지만, 평소 월마다 진행하는 할인가와 비교했을 때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옷을 입은 상품들이 상대적으로 '파격 저렴'한 수준은 아녔다. 전반적인 할인보다 특정상품을 일시적으로 할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온라인 쇼핑몰들 만큼 싸게 팔수 없는 매장만의 속사정은 이해한다. 매장의 인건비, 임대료, 유통과정에서 추가되는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내 유통구조와 다른 미국의 이벤트를 가져와 업계가 얻는 이득에 대해서는 조금 짚어보고 싶다.
이쯤에서 블랙프라이데이의 원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역사를 보자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로 이날은 추수감사절의 다음날이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어원은 1년 내 적자인 기업이 적자(Red lnk)대신 흑자(Black ink)를 적었다는데서 왔다는 설이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날 매출이, 미국 연 소비의 20%를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다.
미국이 블랙프라이데이를 열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이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대체로 직매입으로 이뤄져 재고상품을 떠안고 있으면 갖고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해도 커진다. 매장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11월 마지막주 금요일 전날인 추수감사절에 다 팔지 못했던 재고를 그 다음날 대량으로 할인하는 것이다. 블랙프라이데이의 가까운 친척으로는 온라인몰의 할인행사 ‘사이버먼데이’가 있다.
미국의 유통구조는 직매입을 하기 때문에 재고부담이 크다. 덕분에 블랙프라이데이가 나왔는데 한국은 직매입 구조보다 협력업체를 매장에 입점시켜 운영, 판매수수료를 수익으로 만드는 구조다. 협력업체들은 사실상 월말 정산을 하는 편이므로 차라리 블랙프라이데이보다 ‘블랙월말데이’가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대폭 할인한다는 분위기를 가져온 덕분에 유통업계는 매출상승효과를 보겠지만, 소비자들은 유통축제에 흥취해서만은 안된다. 내가 살려는 제품이 연말이 아니어도 그 가격에 살 수 있을 수 있고 평소대비 할인 폭도 미미한 수준일수 있기 때문이다. 무척 저렴한 것 같은 마케팅에 휩쓸려 열심히 소비하다가 연말 ‘텅장(텅빈 통장)’에 한숨 쉬게 될지도 모르니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몰에서도 소비 이전에 눈여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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