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종합 비리백화점’ 추락 내막

김세헌 / 기사승인 : 2013-10-14 10: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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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직장, 한전.전력그룹사 알고보니 ‘비리 복마전’

직원들 부업은 기본, 도둑전기까지 국민혈세 빨아
금품·향응 수수에 자재반출까지 ‘기강해이’ 온상
매년 ‘적자타령’, 100조 부채에 직원 연봉은 쑥쑥
넘치는 부채 간과하고 방만경영엔 ‘후한 씀씀이’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신이 내린 직장, 방만경영, 도덕불감증…’. 공기업을 두고 세간에 오르내리는 표현은 이처럼 부정적이기 일쑤다. 공기업의 구조적 비리와 관행, 공직자의 방만경영과 도덕불감증은 각종 매스컴을 통해 자주 오르내리는 논란거리가 된지 오래다. 최근엔 에너지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사장 조환익/사진)와 전력그룹사가 잇단 비리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사의 지분을 100% 갖고 있다. 한전은 최근 원전 불량부품 비리로 불거진 전력그룹사의 구조적인 비리 근절을 위해 종합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에 고심해왔다. 이번 사건으로 떨어진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력그룹사의 비리발생 구조와 제도 개혁 등 종합적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기업 차원에서의 방만경영과 일부 직원들의 도덕불감증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청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 수수로 ‘얼룩진 위상’

한전의 올해 ‘자체감사 지적사항과 조치결과’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이 비위로 인해 해임과 감봉, 정직 등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6월 한국 밀양지사의 전력공급팀장 등이 배전협력회사 대표로부터 식사와 주류를 접대받고 유흥주점에서 도우미를 포함한 음주접대 등의 향응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한전 신안 지사는 직원 개인명의의 수금통장 8개를 13년 동안 운영해 고객 전기요금과 보증금, 위약금 등 11억원을 입금 받은 것으로 드러나 한전 측이 지난 7월 직원 3명에게 감봉 1개월 등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에는 제2롯데월드 임시전력 증설 업무와 관련해 한전 직원이 한 건설사 과장에게 롯데월드 연간이용권 등을 요구해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이들 직원들은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출장중 사택에서 휴식하고 출장비를 부당수령 해 정직 6개월, 경고, 주의 등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5월에는 한전 경기지역본부의 한 직원이 회사 자재를 외부에 무단으로 반출하는가 하면, 외부인에게 현금과 향응을 수수해 해임된 바 있다.

이밖에 협력업체로부터 휴가비와 병원비, 칠순잔치 명목 등으로 금품을 수수한 직원 등이 한전 자체 감사결과 드러났다.


◇‘적자타령’의 불편한 진실…빚 넘쳐도 직원연봉은 ‘껑충’

한전은 현재 10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도 직원들의 연봉 인상에는 팔을 걷어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전은 부채, 부채비율 모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상훈(새누리당)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부채가 100조원 정도에 달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연봉인상률이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부채가 증가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재무구조 개선의 노력이 미흡해 부채와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증가한 2009~2013년 사이 대졸 신입사원 실제연봉을 확인해 본 결과, 2009년 입사자의 경우 2300만원의 초봉을 받고, 2010년에는 43%가 오른 3300만원, 2011년에는 15%가 인상된 38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입사 2년 만에 65.2%가 오른 금액이다.

2010년 입사자는 초봉으로 2300만원을 받고, 이듬해 52%나 오른 3500만원, 2012년은 8.5%인상된 3800만원을 받았다. 이 또한 입사 2년 만에 65.2%나 오른 금액이다.

2011년 입사자도 초봉으로 2700만원을 받고, 입사하고 다음해 37%가 오른 3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지침 임금인상률은 5% 내외이지만, 각종 성과급으로 적게는 200%에서 많게는 500%까지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와 부채율이 증가하는데 있어서도 1000만원이 넘는 신입사원 연봉 인상은 공무원들과 다른 중소기업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정부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영평가에 있어 부채를 줄이는 부분의 배점을 더욱 높이고 부채 규모와 부채율 변동을 연계해 공공기관들의 경영평가를 현실화 할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전비리‧학자금잔치 등 ‘다채널 방만경영’ 백태

해마다 전력난으로 국민에게 ‘절전협조’를 구하고 있는 한전과 발전사, 원전비리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한수원 등 전력그룹사가 그 이면에 감춘 방만경영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수성(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직원 복지포인트 지원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수원을 비롯한 6개 발전사와 자회사 등 발전분야 13개 기관은 1600억원의 복지 포인트를 지급했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수성 의원(새누리당)이 산업부 산하 공기업의 대학생 자녀 무상·융자 학자금 지원현황을 분석한 결과, 관련 자료를 제출한 29개 기관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6개 발전사는 무상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전과 한전 자회사 3곳, 한전거래소는 무상 및 융자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별 3년간 무상 지급액은 한전 584억원, 한국수력원자력 200억원, 중부발전 92억원, 한전KPS 66억원, 한전기술 56억원 등이다. 기업별 융자 지원액은 한전 871억원, 한전KPS 220억원 등이다.

정 의원은 “융자의 경우도 이자율이 0%인 무이자로 매년 급증하는 부채에도 복리후생은 여전히 신의 직장”이라면서 “기획재정부가 2010년 공기업의 과도한 복리후생 방지를 위해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지원을 폐지하고 융자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하달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원전 비리문제로 따가운 눈총을 받는 한수원과 그 동안 막대한 이득을 챙긴 발전사, 부채증가로 빚에 허덕이는 한전 등 발전공기업들이 학자금 잔치를 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기업의 과도한 학자금 지급 문제는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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