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회장의 경영실패 책임은 직원 구조조정?

김사선 / 기사승인 : 2020-03-11 16:54:08
  • -
  • +
  • 인쇄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롯데그룹의 유통부문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올해부터 전체 700여개 매장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여개를 정리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의 첫 번째 대상은 롯데하이마트가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9일 부터 16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 1987년 창사 이래 20년 만에 첫 인력 구조조정이다. 대상은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의 대리∼부장급 직원이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직원은 80여명이다.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의 명분은 롯데쇼핑 등 유통부문의 실적악화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279억 원으로 전년비 28.3% 줄었고, 순손실은 8,536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롯데의 실적악화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재대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이와 관련해 강희태 롯데 유통BU장(부회장)은 지난달 13일 "롯데쇼핑은 극변하는 오프라인 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신동빈 회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룹 핵심 사업부문인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지난 5년간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온라인 사업 강화에 주력하겠다”면서 "(유통에선 여러 자회사가 운영하던)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 해 모든 상품을 가까운 (롯데) 점포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롯데가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야심차게 추진하겠다는 e커머스 사업 육성전략이 성과를 거둘지도 의구심이 들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유통매장 월마트가 급성장중인 e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이 시장 강자인 아마존과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미 G마켓과 옥션, 쿠팡 등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롯데의 온라인 사업이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오래전부터 롯데가 신세계 등 경쟁사들에 비해서 온라인 전략에서 뒤쳐져 있다는 지적이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임직원들에게 "변화하라. 책임경영을 하라'고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자신이 그동안 주력해온 유통사업의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있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신동빈 리스크'로 대변되는 경영실패가 경영악화의 제일 원인인데도 경영 실패와 판단 착오에 대한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신 회장은 실적악화를 핑계로 5만여명의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으며 책임 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신 회장이 경영권은 행사하면서 실패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악화에도 매년 배당으로 수백억 원을 받아 잇속을 챙기고 있는 반면 직원들은 실적 악화의 당사자로 지목돼 구조조정으로 내몰리고 있다.


잘나갈 땐 ‘내가 잘해서’, 어려우니까 ‘무한책임’을 지고 다 같이 고통을 분담하자면서 직원들을 구조조정으로 밀어내고 있는 신 회장이 먼저 ‘변화되고 책임경영’을 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