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롯데가 ‘지주사 전환’을 두고 각자 다른 길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다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27일 이를 전면 백지화 한다고 공시했다. 또 자사주 13.3%를 소각하면서 지주사 전환 의지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앞서 롯데는 지난 26일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롯데쇼핑 등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하기로 했다.

◇ 삼성電 지주사 전환…‘득보다 실’
삼성전자는 27일 공시에서 “철저히 중립적인 관점에서 외부 전문가들과 법률, 재무, 세제 등 다양한 측면을 검토한 결과 지주회사 전환이 당사의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전환 과정에서 여러 이슈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지주사 전환을 철회했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요구에 따라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또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우선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한데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는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법)과 보험업법이 규정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어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 계획이 없다”며 “순환출자는 여러 계열사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상황으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전부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총 4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40조원은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고 나머지 9조3000억원은 올해 새로 매입하는 물량이다.
이전부터 보유 중인 소각 대상 자사주는 보통주 1798만1686주와 우선주 322만9693주다.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3.3%(보통주 12.9%, 우선주 15.9%)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거래나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에 보유 현금이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지주사 전환으로 편법 경영권 승계를 할 의도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현행법상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의결권이 살아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자사주는 12.8%에 이른다.

◇ 롯데 지주사 전환…투명경영 위해 반드시 필요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철회하기 하루 전날인 26일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롯데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들 4개 계열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국내 다수 계열사에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분할 이후 두 업체의 투자회사를 다시 합병해 ‘중간 지주회사’로 만들 경우 롯데그룹이 가지고 있는 순환출자 고리 67개 중 상당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제과 등 4개사의 기업분할은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인적분할은 기존(분할)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롯데제과의 경우 그룹의 모태로서 투자부문이 존속법인이 되며 나머지 3개사의 경우 사업부문이 존속법인이 된다.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신설 투자부문을 흡수 합병해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한다.
4개 회사의 각 투자부문의 가치는 분할 시 시가를 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법상 정해진 방법에 따라 본질가치로 평가해 합병비율을 산정했으며 이 비율은 외부평가기관이 산정했다.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자회사 경영평가 및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출범시기는 분할합병 기일이 되는 10월 1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 등 4개사는 오는 8월 29일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이번 회사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주총회 승인 시 오는 10월 1일이 분할합병 기일이 된다. 이후 각 회사는 변경상장 및 재상장 심사 절차를 거쳐 10월 30일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롯데 측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끊어지면 지배구조가 단순화돼 경영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주중심의 경영문화가 강화되며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 대해서도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롯데 측의 평가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