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개최된 정례회의에서 “그린손해보험이 지난달 16일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영개선계획을 검토한 결과 구체성과 실현가능성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면서 “관련법령 등에 따라 사전통지 절차를 거쳐 경영개선명령 단계로 이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그린손보 주가는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불승인 결정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8월 넘기면 ‘강제매각’
금융위에 따르면 그린손보는 경영개선계획에 “오는 6월까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증자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하지만 “이사회결의나 주주총회 등의 절차가 없고, 구체적인 증자 액수도 제시하지 않는 등 허점이 많았다”는 것이 금융위의 판단이다.
금융위 다른 관계자는 “경영개선안에 담긴 증자 계획 자체은 ‘한다’가 아니라 ‘해보겠다’ 수준이었다”면서 “증자 참여자로 기재된 회사도 구체적인 계획없이 ‘참여할 수도 있다’는 의향에 불과했다. 법적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증자참여 회사인 R사의 실체도 불분명하다”는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R사의 경우 아시아지역 부동산과 레져사업에 투자하는 투자회사로 파악됐다”면서 “국내에는 사무소 형태의 소규모 사업장만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 이어 또 다시 경영개선계획을 승인받지 못함에 따라 그린손보는 향후 가시밭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일단 금융위는 경영개선명령을 통해 한번 더 경영개선계획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만약 이 계획도 신통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강제매각을 통해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최종 기회가 한번 더 남았다”면서 “8월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보가 공적자금을 일정부분 부담하면 인수자가 나설 것으로 본다”고 밝혀 이미 매각에 대비한 구체적인 복안이 준비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그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을 법적기준인 100%까지 끌어올리려면 1000억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150% 이상은 돼야 안정적이기 때문에 플러스 알파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 조건을 맞추는 회사가 나오면 대주주 승인을 받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시장에서 언급되는 인수자는 없는 상황이다. 한때 우리금융그룹이 인수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인수 가격이 맞지 않아 구체적 검토까진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 그룹 역시 한때 인수의향을 밝혔으나 이내 이를 철회했다.
현재 보험업계에는 ING생명, 동양생명과 같은 거대 매물이 나와 있는 상황이고 앞서 녹십자 생명 인수 건등 한차례 인수 열풍이 지나간 뒤라 인수 주체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몇 년째 매물로 나와있는 에르고다음이 아직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8월까지 그린손보가 경영개선 명령을 이행하지 못할시 금융당국은 ‘강제매각’ 절차를 밟게되지만 인수하겠다는 이가 없다면 ‘강제매각’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미 매각을 염두에 두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월 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과 임직원 8명, 계열사·협력사 등 5개사를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그린손해보험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임직원들을 소환 조사했다.
이후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사안이 일반적인 주가조작의 경우와 달라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크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는 계속되기 때문에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경영개선명령 이행과 강제매각 절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회장이 유죄로 결정된다면 그린손보 입장에서는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매각 대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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