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덫’ 불법사금융 뿌리 뽑힐까?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5-04 18: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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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융피해신고 지난달 18~29일 1만건 돌파

불법사금융과의 전쟁이 선포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피해신고는 1만건을 돌파했다. 전국적으로 그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신고 내용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서민의 삶이 얼마나 처참한 지를 보여준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 기간이 시작된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1만2794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정부는 이번 피해신고 기간 이후에도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불법사금융 단속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대부업 고객의 70%는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이 같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사금융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 김석동 금융위원장(왼쪽)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열린 불법사금융피해신고 및 현장점검 피해자 간담회에서 사금융 피해신고자들의 사례를 듣고 있다.

◇ 김석동 금융위원장 “불법사금융 피해자, 정부차원에서 재기 지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은 범정부차원에서 역량을 모아 실질적인 재기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난달 30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신용회복위원회 지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불법사금융 척결을 위해 범죄 행위에 대한 단속이 피해 신고기간 이후에도 지속적,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금융위원회도 피해자에 대한 서민금융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서민금융 홍보 강화, 등록 대부중개업자ㆍ대출모집인 조회시스템 구축 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불법사금융 피해자와의 간담회’를 열고 불법사금융 피해사례와 금융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간담회에는 특히 서민금융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사금융 피해신고자도 참석해 불법 채권추신, 고금리 사채, 대출사기 등의 피해 경험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한편 지난 18~29일까지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ㆍ신고는 총 1만2794건이었으며, 구체적인 피해신고는 3927건(30.7%)에 달했다.


◇ “대부업 고객 70%가 청년층, 소비성향 바꿔야”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양석승 한국대부금융협회장은 대부업 이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인 청년세대의 소비성향을 지적하며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양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부업 이용자의 60~70%가 청년세대”라며 “2030세대는 소비성향을 바꿔 지출액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세대는 은행에 이자를 내다가 결혼을 하고 집을 사기위해 대출을 받아 이자가 누적돼 큰 짐을 지게 된다”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당국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대부업을 보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 회장은 “최근 2개 대형 대부업체의 영업정지로 인해 대출잔액이 지난해에 비해 7000억원가량 줄었다”며 “법정 최고금리가 44%에서 39%로 낮아지고 자금조달 규정이 강화되면서 대부업계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대부업이 밉다고 해도 실체는 존재하며 제도권에서 취급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목숨 걸고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대부업이 사회적 차원에서 보호되고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회장은 적법한 대부업과 불법 사채ㆍ사금융을 뚜렷하게 구별하기 위해 대부업을 뜻하는 법률 용어를 ‘소비자금융’이나 ‘생활금융’ 등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구제 어떻게…금융상담ㆍ법률지원도
금융지원을 원한다면 미소금융, 신용복지위원회, 캠코 등을 통해 추가로 1대 1 맞춤형 정밀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피해자가 대부업체와 소송까지 갈 경우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불법고금리·채권추심 등에 대한 법률상담과 소송지원 등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다. 법정이자율(등록대부업 39%ㆍ미등록대부업 30%) 초과 이자지급 등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무료로 소송제기 후 사후정산)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특히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익명(가명) 신고접수와 신고자와 피의자간 분리조사 등 피해자 신변안전 보장조치를 시행한다.


또 지난 3월30일 발표한 ‘서민금융확대 방안’을 차질 없이 시행해 서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싼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총 3조원의 서민금융도 공급한다.


◇ 연이자율 1795%…불법사금융피해 ‘눈덩이’
지난달 불법사금융피해신고 접수 건수가 1만건을 돌파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피해사례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경찰이 불법사금융 특별 단속 실시해 악덕 사채업자 등 2명을 검거했다. 지난달 29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고리사채 등 불법사금융으로부터 서민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사금융 근절대책'을 지난 18일부터 추진해 현재까지 무등록 대부업 등 2명을 검거하고 불법 채권추심 행위 등 4건을 수사 중에 있다. 또 금감원으로부터 신고접수된 무등록 대부업 등 12건에 대해서도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하고 있다.


한편 최근 서귀포경찰서에 의해 검거된 A(32)씨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영세상인 B(46·여)씨에게 3차례에 걸쳐 1600만원을 빌려주고 선이자 570만원을 제한 후 일일 20만원씩 상환하는 조건으로 년 936% ~1795%의 높은이자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피해자 B씨는 1600만원을 차용하면서 지금까지 4000만원 이상을 갚았는데도 현재까지 원금이 상환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피해를 받아오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부경찰서에서 검거된 C(55)씨는 인·허가를 받지않고 불법으로 주식 투자자들에게 연리 25%∼35% 이자를 지급한다는 조건으로 4000만원 출자금 명목으로 수입해 유사수신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권혁세 금감원장 “은행, 주택담보대출 만기 늘려라”
이와 관련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장기화해줄 것을 은행장들에게 요청했다.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해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대출 비중을 확대해달라고도 했다. 권 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전국은행연합회장 및 18개 국내 은행장들과의 조찬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당부했다.


권 원장은 이 자리에서 “주택담보대출의 구조적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변동금리 및 이자만 상환하고 있는 대출 비중이 높다”면서 “은행별로 수립한 고정금리· 비거치식 대출비중 확대 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주택담보대출 만기의 장기화를 적극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영업자, 다중채무자의 채무상환능력 악화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해 필요시 채무재조정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소비자 권리 보호와 관련해서는 은행업무 전반을 고객권익에 우선되는 방향으로 전면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권 원장은 “필요할 경우 은행연합회나 은행별로 TF를 구성해 기존의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가치와 이익에 부합하는지 전면 재검토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범정부적으로 추진 중인 불법 사금융 척결 노력과 관련해서는 저소득자ㆍ저신용층에 대한 지원규모 및 대출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피해예방 캠페인 등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밖에도 권 원장은 은행의 사회공헌활동 강화, IT시스템 안전성 개선, 장기 자기자본확충 및 자산부채 재조정 등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은행장들에게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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