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김영주 감독,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농구의 미래를 그린다

박진호 / 기사승인 : 2014-08-08 16:45:45
  • -
  • +
  • 인쇄
유망주 중심의 어린 대표팀, 세계 정상들과 ‘맞장승부’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세계대회와 아시아대회의 무게는 엄연히 다르다. 관심과 집중도는 당연히 전자에 맞춰야 한다. 그러나 예외라는 것도 존재한다. 이번에 소집된 여자농구대표팀이 그렇다. 아시안게임이 인천에서 개최되며,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20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해야한다는 목표로 국가대표 1진을 소집했고, 터키에서 열리는 2014 FIBA 세계여자농구선수권 대회에는 이들을 제외한 선수들로 선수단을 꾸렸다.


대회기간이 겹치는 것이 문제였다. 호주‧쿠바‧벨라루스와 C조에 편성된 우리 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다음달 28일부터 경기를 갖게 된다.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펼쳐지는 아시안게임과 대회기간이 중복되는 관계로 두 개의 대표팀을 운영할 수 밖 에 없다.
때문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된 다른 아시아 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대표 1진을 모두 터키에 내보낸다고 선언했다. 반대로 아시안게임에 주력하게 된 우리 대표팀은 어린 선수들 위주로 세계선수권대회 대표팀을 구성하며 세계정상급 팀들을 상대로 경험과 자신감을 쌓아서 미래를 위한 발전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최강 전력으로도 버거운 상대들
“쉽지 않죠. 만만한 팀이라니요? 솔직히 말해서 대표 1진이 전력을 다해서 정상적인 승부를 걸 수 있는 팀도 찾기 힘든 게 정확한 현실입니다.”
세계선수권을 준비하고 있는 김영주 감독은 대표팀의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호주는 물론 쿠바와 벨라루스 모두 높이에서 우리에게 앞서고 있어서 어느 한 팀을 제물로 삼아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을 걸 수가 없는 것이 솔직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대표팀의 면면은 현재보다 미래를 보고 선발된 자원들이다.
“상대하는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들입니다. 우리 어린 선수들이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한 단계 더 발전하면서 다음 국가대표에 등용이 될 수 있는 기량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게 가장 큰 의의가 될 것이고, 저로서는 이러한 선수들을 어떻게는 잘 조합해서 최선의 성과와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해야겠죠.”
어떻게 보면 결과를 기대하거나 묻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 있는 대표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회에 참가하면서 “져도 좋다”라는 마음으로 나서는 감독은 없다. 게다가 조별 예선에서 1승만 거두면 8강도 가능하다. 어떻게든 8강에는 오르고 싶은 것이 솔직한 김영주 감독의 속내다.
“사실 호주는 어떻게 봐도 어려운 상대고, 승부를 건다고 하면 쿠바나 벨라루스를 상대로 봐야죠. 대등한 상황에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싸움이 아니라 우리가 갖고 있는 기량에서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장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선은 공격과 수비에서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조직력을 갖추느냐가 가장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미래에서 희망을 찾다
김영주 감독은 지난해에도 위성우 감독이 대표 1진과 함께 '제25회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을 당시 대표 2진을 이끌고 대만 존스컵에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당시 우승 멤버 중 박혜진(우리은행), 곽주영(신한은행) 등이 대표 1진으로 합류했으며, 강아정(KB스타즈)이 부상으로 제외되며 오히려 전력이 더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객관적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역할도 기대해 볼 수 있고, 이 선수들이 대표 1진으로 성장한 선수들의 빈 자리를 얼마나 채워주느냐를 보는 것도 성장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주 감독은 지난해 존스컵에 함께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시즌을 거치면서 눈에 띄게 성장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고 또 주목했다.
“박혜진과 곽주영도 많이 성장을 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이승아(우리은행), 김규희(신한은행), 홍아란(KB스타즈) 같은 어린 선수들은 물론 현재 이 대표팀의 맏언니인 김연주(신한은행)나 김수연(KB스타즈)도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이번 선수들도 또 한 번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가장 대표 경험이 많았던 가드진의 이경은(KDB생명)이 결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윤아(신한은행)의 부상으로 인해 이동을 하며 대체선수를 선발했지만, 경험 많은 가드의 부재로 인해 한층 더 대회 운영이 힘들어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경은의 공백, 92년생 트리오가 책임진다
“사실 (이)경은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뽑을 때부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기존 맴버에 가드를 많이 뽑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김영주 감독은 이경은이 빠진 자리에 대한 대안으로 92년생 동갑내기인 이승아-김규희-홍아란 등 3인방을 꼽았다.
“1번과 2번 역할을 확실히 오갈 수 있는 경은이에 비해 아직 세 선수가 부족한 부분은 있습니다. 특히 득점력 부분은 차이가 분명하죠.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그만큼 더 열심히 해서 자신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대회로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경은이에 대한 아쉬움을 잊고 이승아-김규희-홍아란 선수를 믿고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김영주 감독은 또한, 지난 시즌 프로에 데뷔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던 신지현(하나외환)에게는 1번 보다는 2번의 역할을 맡겼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 농구의 차세대 주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박지수(분당 경영고)에 대해서도 적잖은 기대를 나타냈다.
박지수 … 확실한 가능성 갖춘 기대주
“(박)지수는 현재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센터 계보를 이을 선수가 될 거라고 봅니다. 같이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도 다들 그렇게 평가를 하고 있고요. 다만 아직 어린만큼 웨이트라든가 기술적인 능력은 더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김영주 감독은 박지수가 청소년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같은 연령대에서는 충분히 통하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지만 경험 면에서는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박지수가 지난 해 대표팀에 처음 선발되었을 당시에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수술 후 재활을 마치며 정상적인 상태에서 합류해 훈련에 나서는 의지도 전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대표팀 소집 직전, 소속팀의 연습 경기에서 배혜윤이 발목을 다쳐 현재 재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수연, 김소담(KDB생명)과 함께 골밑을 담당하고 있는 박지수는 대표팀의 막내로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영주 감독은 박지수가 팀 내 최장신이기 때문에 높이를 살릴 수 있는 플레이도 구상하고 있으며, 또한 수비나 스피드에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팀 플레이도 고민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슈터와 득점원
대회를 준비하며 김영주 감독이 가장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은 슈터부재의 문제다. 김영주 감독은 현재 팀에서 믿을 수 있는 슈터가 김연주 뿐이라고 말했다.
“강아정과 박혜진이 빠지면서 외곽에서 던질 수 있는 선수가 (김)연주 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새롭게 (최)희진(삼성생명)이하고 (홍)보람(하나외환)이를 뽑기는 했지만 팀에서 하는 거랑 대표팀에서 하는 거는 분명히 다르거든요. 이 친구들이 소속팀에서는 역할을 해주던 선수들이지만 대표팀에서도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는 훈련을 통해서 더 지켜봐야 하니까요.”
김영주 감독은 반복적인 훈련과 선수들의 조직력 향상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선은 수비와 속도를 보완해서 손쉬운 오픈 찬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스피드 위주의 농구를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또 (박)지수가 들어오면서 높이도 보강이 됐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잘 조합하려고 합니다.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냥 경험만 쌓고 돌아오는 것에만 만족해서는 안 되는거니까요.”
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앞서 일본으로 출국해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만 존스컵에 참가해 최종적으로 조직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