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경기 뉴타운 침몰하나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5-18 15: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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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가능ㆍ군포 등 너도나도 ‘추진 반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그만둔다고 얘기까지 했는데 뉴타운이 잘 되겠습니까?” 부천 소사구에서 뉴타운ㆍ재개발 전문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손을 내저었다. 그는 “요즘 거래하고 있는 것들은 그나마 신축 빌라들이고 사업추진이 답보상태를 거듭하면서 지분 가격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했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역들은 아직 희망을 가져볼 만하지만 추진위원회가 없는 구역이나 추진위원회까지만 구성된 구역들은 갈 길이 너무 멀다는 것.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 누가 알았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경기 뉴타운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부천시 소사뉴타운 전경.


◇ 경기 뉴타운, 화려한 날은 가고…


지난 2006년 11월 17일, 경기도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 뉴타운 9개 시 10개 지구를 최초로 발표한 바 있다. ‘부동산이 미쳤다’는 말이 연일 언론에 거론될 정도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던 시절이었다.


서울에서 시작된 ‘뉴타운 광풍’을 목격한 경기도민들은 너도나도 자신들의 지역을 뉴타운으로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을 쳤고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 공약에서는 ‘뉴타운’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았다. 결국 뉴타운 추진을 적극 추진한 한나라당이 51석 중 32석을 가져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아파트 값이 하락하면서 ‘뉴타운 광풍’은 끝났다. 그 결과 4년이 다시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18대 총선 당시 뉴타운 공약을 내걸었던 새누리당 임해규(부천 원미갑), 차명진(부천 소사), 김영선(고양 일산서구), 손범규(고양 덕양갑), 전재희(광명 을), 주광덕(구리) 의원 등이 4ㆍ11총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또, 당초 12개 시 23개 지구에서 뉴타운사업을 진행하려던 계획은 9개 시 15개 지구로 축소됐다. 평택 안정지구, 안양 만안지구, 김포 양곡지구, 시흥 대야ㆍ신천지구 등이 주민 반대로 해제된 것이다.


◇ 추진위 미승인 구역의 62%가 사업 ‘반대’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인 지난 1월 30일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한 것에 비하면 경기도는 한발 더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미 2011년 3월 뉴타운 제도개선 T/F팀을 구성해 뉴타운 사업 개선에 나섰고, 10월에는 ‘경기도 뉴타운 공공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토지 등 소유자의 25% 이상의 사람이 추진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구지정 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지구지정 해제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동안 주민을 상대로 우편조사도 실시했다. 5월 현재 경기도가 추진위원회가 미승인 74곳을 대상으로 벌인 우편조사에서 반대율이 25%가 넘는 곳은 전체의 62%에 해당하는 46곳(표 참조)이었다.


고강지구, 김포지구의 경우 반대율이 비교적 낮게 나왔지만 의정부 가능지구, 평택 신장지구, 군포 군포역세권지구, 구리 인창ㆍ수택지구 등은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 사실상 구역 해제가 불가피해 보인다.


경기도는 지난 6일 주민의견조사 결과 25% 이상이 반대한 구역 중 기반시설 연계 검토가 필요 없는 구역에 대한 지구지정 해제 기간을 6개월 단위에서 몇 주 단위로 대폭 축소한다고 밝혀 뉴타운 출구전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나머지 사업도 추진 쉽지 않을 듯


문제는 추진위원회 이상 단계가 진행된 사업장이라고 해도 사업 추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기뉴타운을 이끌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통령 출마를 이유로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는데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정비 사업에 부담을 느끼는 조합원들의 추가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사업 단계가 진행된 지역에서 구역 지정 취소를 요구하게 될 경우 매몰 비용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서울시의 비용 지원 요청을 거부한 바 있는데, 경기도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정 구역이 워낙 많기 때문에 도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일부 구역만 구역지정에서 해제될 경우 광역적인 도시계획에 해당하는 뉴타운 사업이 아닌 일반 재개발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전임 애널리스트는 “뉴타운 사업이 아닌 일반 재개발로 진행될 경우, 공원ㆍ학교ㆍ도로 등의 기반시설 설치가 축소될 것이고 난개발이 이뤄져 원래의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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