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금융·보건의료·제약 분야 등에 영향을 끼쳐 민영의료보험시장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보험사들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3일 보험연구원 이창우 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FTA와 민영의료보험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미 FTA의 대상범위가 상품의 관세 철폐 외에도 서비스 및 투자 자유화까지 포괄,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있어 보험뿐 아니라 보건의료·제약 등 민영건강보험과 관련된 분야도 한·미 FTA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다.

◇ ‘당연지정제 폐지’ 요구 받을 것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는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보험회사가 취급하는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이 자유무역협정의 적용 대상이 되며 이에 따라 미국계 보험회사가 ‘당연지정제 폐지’와 보험회사의 ‘요양기관에 대한 심사 권한’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미FTA 협정상 ‘공적퇴직연금제도 또는 법정사회보장제도의 일부를 구성하는 활동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한·미 FTA가 적용되지 않는다(제 13.1조 3)’라는 유보조항이 있다.
하지만 당사국이 자국의 금융기관에 대해 공공기관 또는 금융기관 간 경쟁을 하도록 허용한 경우에는 예외적용을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어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퇴직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은 FTA의 적용범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연구위원은 민영의료보험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국민건강보험의 요양기관에 대한 ‘당연지정제’와 ‘보험사의 요양기관에 대한 심사권한 도입’을 꼽았다.
그는 “당연지정제가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 제소대상이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우려는 있으나 법정사회보장제도를 구성하는 활동이나 서비스가 유보조항에 포함돼 있어 당연지정제가 무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보조항의 예외규정으로 인해 요양기관에 대한 심사권한을 요구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법상 보험사는 의료제공자에 대한 심사권한이 없어 의료서비스 공급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이에 미국계 보험사가 이 점을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대상으로 공격하면 병원 등 의료제공자에 대한 심사권 제도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
◇ “경제자유구역, 보험사 설립 병원 등장할 것”
다른 쟁점 사항인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에 대해서도 이 연구위원은 “보건의료서비스 분야는 자유무역협정 대상에서 유보됐지만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특별자치도는 예외적용지역으로 이들 지역에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들 지역에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 활성화되면 관련 의료서비스를 겨냥한 보험상품 개발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한·미 FTA는 보험사들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맞춤형 보험상품 개발뿐 아니라 해외법인을 이용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설립, 운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결국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도에 한해 보험사와 의료제공자가 결합된 형태의 의료상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약산업의 경우도 한·미 FTA로 의약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강화·의약품 가격결정구조의 변화·관련 관세 철폐 등으로 외국계 제약기업이 약가 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연구위원은 “지적재산권의 강화로 특허권을 갖고 있는 오리지널 제약사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고가의 의약품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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