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지난해 유럽 자동차 시장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선전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기아차의 판매성장률은 형님격인 현대차를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서울 양재동 본사를 방문한 이탈리아 기자단을 직접 영접하며 유럽시장 강화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정 회장은 19일 오전 양재동 본사로 이탈리아 기자단을 직접 초청해 1층 로비에 전시된 차량을 일일이 소개하며 현대·기아차의 기술력을 전했다. 이날 현대차 본사를 방문한 이탈리아 기자들은 인터오토뉴스 등 10여 명 가량이었다.
정 회장은 이들 기자단에게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과 김용환, 양웅철, 신종운, 이형근 부회장 등 그룹 핵심 수뇌부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기자단과 오찬자리에서도 현대·기아차의 기술 경쟁력을 설명하는 등 최대 공략지역인 유럽에서의 판매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회장이 이탈리아 기자단을 직접 영접한 것과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월 유럽에서 최고경영인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답례”라며 “유럽지역은 자동차 전문지들의 파워가 강력하기 때문에 기자단을 초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이탈리아 현지 유력 자동차 전문지인 ‘인터오토뉴스’로부터 ‘2011 글로벌 최고 경영인상’을 받았다.
당시 정 회장은 시상식에 앞서 유럽지역 법인장과 딜러를 모두 소집한 가운데 유럽지역 사업현황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의 진원지인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위기 극복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었다.

◇ “유럽 집중한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경제 위기 등으로 타 대륙에 비해 성장이 더딘 유럽지역을 올해 초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등의 경우 기존 딜러 중심의 판매 방식을 직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2003년 유럽시장서 35만1906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5%에 그쳤으나 지난해 두 배에 가까운 69만2089대를 판매해 점유율을 5.1%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1600만대(2007년 1596만대)에 달하던 현지 시장이 4년째 감소하며 1357만대로 줄었지만 현대·기아는 판매를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 주목받았다.
특히 기아차의 판매신장이 주목할만하다. 지난 17일 유럽자동차협회(ACEA) 발표에 따르면 기아차 판매는 지난 5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9% 증가한 3만55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판매량(3만4448대)은 기아차보다 우세했지만, 성장률은 5배가량 낮은 5.7%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1~5월 현대·기아차는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9.3%, 24.7% 늘어난 17만9936대, 13만6573대를 판매했다.
유럽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7.7% 감소한 544만2326대다. 폴크스바겐 그룹, BMW 그룹 등이 안방인 유럽에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성장세다. 지난해 1~5월 판매량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5만5000여대 가량 차이가 났다.
하지만 기아차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5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에서 이들 기업의 판매량은 약 4만3000대로 줄어들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5월 판매량 차이는 9056대, 올해는 3892대로 반 이상 좁혀졌다. 기아차의 판매량 호조가 지속하면 적어도 유럽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아닌 기아·현대차가 될지도 모른다.
현대차그룹 측은 “기아차의 유럽공략형 신차 시드의 판매량이 매우 높다”며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현지에 국한된 전략차종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아차는 패밀리룩인 K시리즈 도입 등 디자인 경영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하고 있다”며 “이에 유럽 현지 차 메이커와도 경쟁이 가능한 수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