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유지하는 것, 마음먹은 것을 끝까지 밀고 가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은 상당한 열정을 요구한다.
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여년간의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신영복 교수. 감옥에 있는 동안 부모님과 형수, 계수 등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를 모아 엮은 옥중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을 통해 그의 '고통스러운 기억'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지은이의 견고한 정신 세계는 에세이집 '처음처럼'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독자들을 맞이한다.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지은이의 삶의 지혜들이 번뜩인다.
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은 지은이 특유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담은 잠언 형식의 글을 서화와 함께 엮었다.
글과 그림을 통해 전하는 이 책의 가장 큰 메시지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심 어린 성찰'로, 지식이나 이론보다 삶에서 우러나오는 한 마디가 지닌 무게와 가치를 절감하게 된다.
사랑과 그리움, 삶에 대한 사색, 생명 존중 등을 담은 1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글을 모은 2부, 지은이의 성찰을 담아 희망을 얘기하는 3부에 걸쳐 엮은 글들의 행간 속에서 시대의 스승으로 불리는 저자의 주옥같은 깨달음을 읽는다.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지은이의 지적처럼 이 책은 수많은 처음으로 이어지는 삶에 대해 열정을 지속하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기고 있다. 씨 과실을 먹지 않고 땅에 묻는 자세로 역경을 견디는 것, 이러한 '석과불식'의 삶에 대한 태도와 '처음처럼'의 태도는 고난과 넘어야 할 고비로 점철된 인생 길의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신 교수는 강조하고 있다.
지은이가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며 '어둔 밤을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정리한 이 책은 숨가쁘게 내달려온 삶의 길에서 잠시 쉬고 싶을 때 여태껏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는 쉼을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면서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현재 원작료 1억원을 성공회대 전액 장학금으로 쓰고 있는 모 소주의 제호 '처음처럼'의 원작자로 유명한 신영복 교수의 지성과 성찰을 접하면서, 172편의 글과 그림 152점, 그리고 서예전 출품작, 현판, 비문, 제호 등에서 널리 알려진 '연대체'로 불리는 대표적인 서예 작품 36점도 감상할 수 있다.
신영복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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