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우리 정부가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던 강경한 조치가 일단 보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처음으로 허가했기 때문. 지난달 4일 개별 수출허가 대상이 된 지 34일 만의 첫 허가다. 이는 당초 비관적 전망보다 일본의 수출 허가가 빨리 나온 것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일본 정부는 지난 달 1일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같은 달 4일 0시부터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에 포함하는 수출 규제를 단행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한국에 대한 3개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 방침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수출을 허가한 '포토 레지스트'는 삼성전자가 신청한 물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반입 여부 역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일본이 전날 수출을 허가한 극자외선(EUV) 생산라인용 '포토 레지스트'는 이 회사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초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등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에도 불구하고 수출 허가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신청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신청 건에 대해 일본이 규제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일부' 허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당 물량이 큰 무리 없이 수입이 현실화 될 경우, 곧바로 절차를 거쳐 파운드리 생산시설인 경기도 화성캠퍼스 S3 라인의 EUV 기반 최첨단 공정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류 변화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공식 입장을 자제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 같은 삼성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통상 개별허가를 받으려면 최대 90일이 걸릴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한 달여 만에 수출 허가를 내준 작금의 상황이 사실상 한일 경제 전쟁 속에서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읽히기 때문에 코멘트를 자제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과 관련해 일각에선 강경 자세로 한국을 압박해왔던 일본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자신들의 조치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받는 상황이다.
한편 당초 정부는 이날 오전 관계장관회의와 현안점검조정회의를 잇따라 열고 일본을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상정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경제 보복 수위를 낮추며 밀고 당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 또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던 조치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일본의 경제 공격이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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