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식채용을 조건으로 내걸어 인턴사원들에게 주식영업을 강요한 교보증권 등이 금융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해 1ㆍ2차에 걸쳐 112명의 인턴을 선발했다. 이들은 3529개 증권계좌에 2690억원의 주식 투자대금을 끌어왔다. 그러나 교보증권은 선발한 인턴의 42%인 47명만 정식 직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보증권 이외에 동부와 토러스 증권도 제재대상에 포함될지 여부가 곧 가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인턴사원제도 운영실태에 관해 일제점검에 나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 금융권 인턴 영업 압박 심각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은 교보증권이 인턴사원에게 ‘영업실적과 연계한 정식직원 채용 조건’을 사전적으로 제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동부와 토러스증권도 회사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강요한 것은 아니지만 인턴들이 영업에 나서도록 압박을 느낀 정황이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1차 인턴 평가에서 영업실적을 점수화 해 이 점수의 50%를 직원채용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인턴 52명중 영업수익 상위 28명(26위,27위,30위만 탈락)이 모두 직원으로 채용됐다. 영업수익이 낮은데도 정식직원으로 채용된 인턴은 3명에 불과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초년생인 인턴들의 무리한 영업으로 대규모 고객손실이 발생한 것은 물론 이를 보전하기 위해 불법까지 행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교보증권 인턴사원들은 실적을 위해 가족과 친지자금을 끌어들였으며, 약정을 올리기 위해 빈번한 매매를 하다 총 3529개 계좌에서 50억6000만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금감원은 교보증권 2차 인턴에서 영업실적 1위를 차지한 A씨의 경우 고객 계좌에서 일임매매를 한 것은 물론 손실보전까지 해준 사실을 적발했다. 교보증권은 이 같은 내용을 뒤늦게 알아채고 A씨를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직원 평가와 연계한 기관 차원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라면서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경고나 주의 등 제재수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 관계자는 “인턴 채용과 관련해 문제를 수정하고 있다”며 “신입지원 육성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편으로 인턴식 과정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동부와 토러스증권 등은 인턴들의 영업실적과 관련해 제도적인 강요는 없었지만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 인턴들의 불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금감원은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인턴들을 불법영업으로 몰았다는 명확한 근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이 증권사들에서도 인턴들의 불법영업이 있었으며, 이를 자발적이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검사결과 확인된 3개 증권회사 영업 인턴사원의 문제점 및 위법ㆍ부당행위에 대해서는 법률검토를 거쳐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 금감원, 전 금융권 대상으로 점검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증권회사의 영업인턴 운영 사실을 인지한 즉시 검사에 착수했으며, 이와 병행해 지난 5월31일 전 증권사를 대상으로 인턴사원의 정규직 채용관련 유의사항을 전파해 유사사례 재발을 사전 차단했다.
당시 공문에는 “인턴사원 채용 시 영업실적 위주의 평가방식을 지양하고,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중에 독립적인 영업활동을 수행하게 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시어 청년인턴제 정착에 협조를 바람”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에 확인된 증권사 인턴의 문제점이 다른 금융사들에서도 만연했을 수 있다고 보고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인턴사원제도 운영실태에 관해 일제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이미 각 금융회사에 현황자료를 요구해 접수하고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부문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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