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ㆍ김재연 왜 사퇴안하나?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6-29 16: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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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구당권파의 ‘막장 드라마’


통합진보당이 지난 26일 당내 비례대표 부정경선사태에 관한 2차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통합진보당의 19대 국회의원 비례경선은 절차와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된 선거였다”고 지적했다. 1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2차 진상조사 보고서가 채택됨으로써 그간 ‘2차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구당권파 소속 의원들은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혀야만 할 처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석기 의원이 “이번 조사는 사실 관계 조사가 매우 취약한 부실 조사”라며 사퇴 거부 입장을 밝히고 나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 “통진 비례경선은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은 부정 선거”
‘통합진보당 진상조사보고서 결과에 따른 후속처리 및 대책 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비례경선과정은 선거관리 과정에서부터 현장투표 과정, 온라인투표 과정까지 부정을 방조한 부실의 과정이었다”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공정한 선거를 기대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전체 투표자의 90%를 차지하는 온라인투표가 대부분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투표과정은 ▲투표현황 정보에 대한 보안의식의 부재 ▲투표시스템 관리에 대한 운영 및 보안규정의 부재 ▲선관위원이 아닌 당직자가 미투표 현황 수시 열람 가능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현장투표 과정에서도 부정과 부실이 확인됐다. 특위 관계자는 “전체 현장투표의 32.4%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 “투표담당자 선임, 투ㆍ개표록 작성, 이중투표 확인, 선거인명부ㆍ투표함 관리, 지정된 투표용구 사용 등 투표 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요건조차 무시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 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거인명부의 투표자 이름을 지우는 사례도 발견됐다. 이중투표와 대리 투표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위원회는 “선거인의 대리서명, 대리 투표 의혹이 제기되는 투표소는 대부분 특정후보가 100% 또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곳이었다”며 “우리는 이번 경선 결과의 신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이석기ㆍ김재연 “한 발짝도 못 나가”… 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비례대표 경선이 부정을 방조한 부실선거라는 2차조사보고서 결론에 대해 “매우 사실적 근거가 취약하다”며 “사퇴시기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비대위가 추천한 김동한 2차진상조사특위 위원장도 보고서가 매우 부실하고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항의하며 사퇴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2차 진상조사 결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던 그는 보고서의 공정성을 지적한 이번 발언을 통해 사실상 사퇴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이 의원은 “2차보고서의 핵심은 온라인 투표다.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에게 외주를 줬는데 그 보고서를 전면 폐기한 것으로 안다”며 “2차 보고서는 객관성, 공정성, 합리성, 최소한의 진실성이 결여된 것으로 매우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김재연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청년비례선거와 관련한 의혹은 소스코드 열람을 통한 투표값 조작논란이었는데, 2차 진상조사특위의 최종보고서에서는 투표값에 대한 조작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밝혀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진상조사특위는 청년비례선거에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을 공식화하지 않았다”면서 “청년비례선거는 문제가 없었음을 공식화하고 훼손된 청년선거인단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덧붙였다.


◇ 강병기 당 대표 후보, 구당권파 눈치 살피기?
강병기 통합진보당 당 대표 후보가 ‘말 바꾸기’로 핵심사안인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제명 문제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 통진당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당 존립을 위협하는 총체적 부실ㆍ부정이 드러났다는 2차 진상조사보고서 이후에도 구당권파측의 눈치 살피기에 급급한 셈이다.


강 후보는 “2차 진상조사 보고서가 나왔는데 그게 또 다른 논쟁이 되고 있다”며 “조만간 제명 여부에 대한 제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차 조사결과 책임소재가 명확하다면 제명해야한다”는 기존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강 후보는 2차 진상조사보고서에 대해서도 “발표 직전에 진상조사위원장이 사퇴하고, 온라인투표 기술검증보고서 자체가 폐기되면서 시빗거리가 생겼다”며 구당권파 측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진상조사위원장이 사퇴하고 보고서가 질의응답도 없이 채택되는 등 순조롭지 못한 과정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두 의원에 제명 여부에 대해서는 “이른 시간 안에 최종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의 딜레마는 그동안 구당권파의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공식적으로는 연대설을 부인하며 중간자적 입장을 취한데 따른 것이다. 혁신비대위 관계자는 “이석기ㆍ김재연 의원 제명을 반대하면 구당권파와의 연대설을 인정하는 꼴이 되고, 제명에 찬성하면 구당권파의 지원을 잃게 된다”고 “쉽게 입장을 밝히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혁신비대위 측은 강병기 후보와 구당권파 연대설의 근거로 두 의원에 대한 강 후보의 입장변화를 들고 있다.


강 후보는 지난 16일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자진사퇴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지만, 며칠 뒤 ‘2차조사결과 발표 후 제명’ 입장으로 돌아섰다. 2차진상조사 결과를 보고 책임을 따지자는 구당권파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혁신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강 후보가 자진사퇴를 언급한 뒤 구당권파의 항의를 거세게 받았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번 당직선거 온라인투표 중단사태에 대한 혁신비대위 책임론이 부상한 가운데, 강 후보는 선거판도를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해서라도 구당권파와 연대를 다질 필요가 있다. 구당권파 관계자는 "혁신비대위의 당직선거 부실관리, 2차진상조사 논란이 강병기ㆍ강기갑 후보를 가르는 최대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 “더 추해지지 말고 물러나야”… 사퇴 요구 잇달아
통합진보당 내부는 물론, 국회 내외에서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전 대변인은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에게 “이제 그만 버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 전 대변인은 “2차 조사 결과가 나오면 사퇴하겠다던 분들이 금새 말을 바꿨다”고 꼬집으며 “자진사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모두를 위해서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당권을 악용한 특정후보 관련자들이 실시간 미투표 명단을 공유ㆍ확산해 조직적인 당권 부정선거를 자행했음이 드러났다”며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정치적 공동책임을 지고 즉각 자진해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이석기ㆍ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을 향해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며 핀잔을 놓았다.


유경희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은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한 부정선거로 금배지를 단 두 의원에게 오래 전부터 사퇴를 요구해왔다”며 “통합진보당은 국민의 정서를 무시한 채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두 의원 때문에 원내대표조차 선출하지 못한 채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께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두 의원은 자신의 자리가 아닌 자리에 앉아 온갖 특권만을 누릴 꼼수와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이 통합진보당에 보낸 지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무엇인지 자문해 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ㆍ김 두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빗발쳤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게 “더 이상 변명하지 말고 금배지를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바른사회는 논평을 통해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경선 당시 문제가 돼 검찰에 압수수색을 받았던 서버업체에 그대로 당대표 경선을 맡겨 이런 사태를 자초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안일한 운영방식으로 당대표 경선투표까지 중단되면서 통합진보당은 수습 불가능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당장 사퇴할 것”을 재차 촉구하며 “통제불능에 빠진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당을 자진 해산하고, 떳떳한 진보의 가치를 들고 나와 국민의 공정한 심판을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에게는 “통합진보당이 자신해산을 거부하면, 조속히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라”고 요구했다.


‘사퇴 불가’를 주장하는 두 의원에 대한 네티즌의 공분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아이디 ‘god******’는 “나는 이 땅에 태어나 태극기에 경례하고 애국가를 자랑스럽게 불렀다. 내가 미친 건가? 아님 이석기가 미친 건가?”라고 반문하며 “어쨌든 이석기와 나는 같은 나라 사람이 아닌 건 확실한 것 같다. 내 나라에서 이석기ㆍ김재연 등 구당권파를 몰아내야겠다”며 격분했다.


‘f8*****’는 “이석기ㆍ김재연은 국민이 뽑은 후보가 아니다. 다시 투표하면 당원인 나조차도 통진당에 표 안 준다”면서 “당신들은 우리 모두에게 사기를 쳤다. 쇄신하지 않으면 앞으로 절대 표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통합당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아이디 ‘mah***’는 “통합진보당의 당 대표 투표 중단에 대해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당’, ‘정말 질리게 하는 정당’이라고 글을 올리며 탈당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럼에도 이석기ㆍ김재연은 ‘사퇴 못 한다’고 한다”면서 “이런 정당과 연대 야합한 정당이 통합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bsm****’는 “부정선거 대마왕 이석기ㆍ김재연을 약속대로 제명하지 못 하면 박지원이 사퇴해야 한다”며 “부정선거 백화점 통진 해산을 못 시키면 선관위도 해체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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