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방계 회사까지 동원해 수입차 딜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 초 재벌 2~3세들이 골목상권을 접수한 데 이어 중소업종인 수입차 사업까지 진출해 비난 여론이 빗발쳤던 바 있어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계약기간 중 판매수수료율을 부당하게 인상한 GS리테일이 12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그동안 “협력사는 단순 거래상대방이 아닌 함께 공생발전하는 파트너”라고 강조해왔던 GS그룹은 ‘말 뿐인 동반성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재벌가가 수입차 딜러사업까지…
지난 1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GS그룹 계열사 GS넥스테이션(대표 최성호)이 폭스바겐코리아의 서울 양천구 및 강서구 지역 판매 딜러에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복수의 유력 후보를 놓고 막바지 검토 중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업계획서와 서비스 센터 부지 등에 대한 현장 검증을 마친 상태지만 어느 곳이 확정됐다고 거론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차 업계에서는 자금력과 사업계획 등에서 월등히 앞선 GS넥스테이션의 선정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며칠 전에 양천과 강서지역 판매 딜러에 GS넥스테이션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귀띔했다.
한편 GS넥스테이션은 이번 신규 딜러 선정에 따라 목동에 운영하고 있는 자사 주유소 부지에 폭스바겐 전시장 및 정비공장을 새로 지을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12월6일 설립된 GS넥스테이션은 정유판매업과 한해 1만대 가량의 자동차 유통사업(GS카넷) 및 정비사업, 주유소 병설 할인점, 중고차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최대 주주는 GS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로 99.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GS칼텍스의 허동수 회장은 허창수 회장의 사촌 형이다.
자본금 335억6200만원의 GS넥스테이션은 2010년 16억8000만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3659억원, 영업이익 18억원에 4억7000만원의 흑자를 냈다.
문제는 GS그룹이 이미 센트럴모터스라는 회사를 세워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분당딜러를 맡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폭스바겐 딜러사업 진출을 계기로 재벌가가 중소업종인 수입차 딜러사업까지 선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른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논란이 된 재벌의 골목상권 진출 논란처럼 빵집이나 분식점 같은 작은 사업들과 비교할 수 없지만, 중소업종인 수입차 딜러 역시 대기업이 뛰어들기에 바람직한 사업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3년 9월 설립된 센트럴모터스의 경우 허창수 회장과 친인척 10명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지분 11.92%로 2대 주주이고 허인영(허완구 승산 회장 장녀)가 18.67%로 최대 주주다. 3대 주주인 허준홍(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아들)씨는 10.1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허창수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가족 회사인 셈이다.
업계에서 GS그룹의 수입차 시장 확대에 눈총을 보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총수 일가의 개인 회사도 모자라 주력 계열사의 자회사까지 동원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GS넥스테이션 고위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10년 이상 자동차 사업을 해온 곳으로 신차 사업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겠다는 생각을 갖고 뛰어든 것”이라며 “딜러사업권을 갖고 오게 된다면 비판 여론에 대해 그룹차원의 언급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이야기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연초 재벌의 수입차 사업 진출 비판 여론이 일자 수입차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네트웍스 역시 지난해 수입차 딜러사업을 모두 접었다.
반면 GS그룹은 코오롱그룹(BMW, 미니), 효성그룹(벤츠, 토요타, 렉서스)과 같이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확장을 선택했다.
많게는 수백억원을 투자한 터라 쉽게 내려놓을 수 없기도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인기 브랜드의 딜러 사업권을 확보하게 되면 만만찮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들인 공에 비해 이득이 크다는 것이다.

◇ 공정위, GS리테일 ‘부당거래’에 과징금 부과
공정위에 따르면 GS25, GS슈퍼마켓, 왓슨스, 미스터도넛 등을 운영하는 종합유통 전문업체인 GS리테일은 지난 2007년 1월1일부터 2010년 3월31일까지 10개 남품업체들과 특정매입 거래를 하면서 21~34% 수준의 판매수수료율을 1%~2%포인트 부당히게 인상했다.
이들이 납품업자들에게 추가로 부담시킨 금액은 총 2300만원이다.
GS리테일과 10개 남품업체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특정매입은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외상으로 매입해 판매하고 재고품은 반품하는 위ㆍ수탁 거래형태를 말한다.
또 GS리테일은 지난 2008년 1월1일부터 2009년 12월31일까지 총 1776건의 거래계약 중 1689건에 대한 서면계약서를 최대 1년이 지난 후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87건은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에 교부하거나, 아예 교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GS리테일에 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이번 조치는 대규모 유통업자가 거래상지위를 이용해 계약기간 중 판매수수료를 부당하게 인상하는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통해 납품업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관행을 고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좋지 않은 일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에 대해 특별히 코멘트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 ‘동반성장’ 강조하더니…
GS그룹은 평소 ‘중소 및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해왔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 해 열린 GS그룹 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을 비롯해 GS리테일, GS샵, GS EPS, GS글로벌, GS건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등 50여명을 모아 놓고 중소 및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기도 한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GS는 출범 때부터 ‘존경받는 밸류 넘버원’을 경영이념으로 간직해 왔고 협력업체에 최고 파트너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며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에 더욱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또 “GS그룹은 협력사가 단순 거래상대방이 아닌 함께 공생발전하는 파트너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동반성장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수입차 딜러 시장 진출, 판매 수수료 부당 인상 등의 논란으로, “동반성장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동반성장에 반하는 행위를 일삼는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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