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가도 ‘빨간불’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7-13 14: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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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 파장 일파만파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후폭풍이 거세다. 여야는 이를 두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늦은 개원에도 불구하고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시민단체도 이에 대해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하겠다며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심각성을 나타내듯 지방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13일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이번 상황은 사실상 당을 이끌고 있는 박 후보의 ‘원칙과 약속’ 쇄신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줬다. 무엇보다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새누리당 의원 중 최소 60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에 대해 박 후보 경선 캠프는 충격을 받았다.


이번 사태와 관련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전날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본회의 직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밝혔다.


◇ 정두언 의원 구속영장 기각
솔로몬저축은행 임석(50ㆍ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수억원대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12일 기각됐다.


정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이정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정 의원은 회기중에 있는 국회의원이므로 구속을 위해서는 국회의 체포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지난 11일 국회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검찰의 영장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 기각한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정 의원에 대해 2007년 말~2008년 초 임 회장으로부터 4억4000만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6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의원은 13일 자신의 체포동의안 처리 사태에 대해 “임시국회가 끝나는 즉시 검찰이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 법원에 바로 출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 전 위원장은 13일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당연히 통과됐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 문제에 관련,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이것도 국민들께 드린 약속”이라며 “여기에 대해서도 당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체포동의안은 당연히 통과가 됐어야 되는 것인데 이런 결과가 나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12일 “저에 대한 체포동의안 국회부결이 방탄국회로 오해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세지를 통해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재판에) 안가겠다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이며 현행법상으로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려 해도 포기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꼭 이해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 사건과 관련해 지금도 검찰이 영장청구를 포기하거나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줄곧 얘기했듯이 언제라도 검찰수사에 협조하고 당당하게 영장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어찌됐든 제 일로 동료의원들과 당에 누를 끼쳐드린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제 불민과 부덕에서 비롯된 일로 원내대표단이 사퇴하는 일이 없었으면 정말 좋겠다”고 전했다.


◇ 정두언 ‘부결’…박근혜 대선가도 ‘적신호’
한편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반면, 박주선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 새누리당 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단 원내지도부에서 총사퇴를 결의하긴 했지만 비판 여론을 불식시키기엔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10일 박 전 위원장의 대권 출마 선언 이후 당내 ‘비박’의원들은 사실상 ‘박근혜 추대’라고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빚어진 이번 상황은 사실상 당을 이끌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의 ‘원칙과 약속’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줘 향후 그의 대권가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회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정 의원과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 결과, 정 의원은 재석 271명에 찬성 74명, 반대 156명, 기권 31명, 무효 10표로 ‘부결’됐다. 반면 박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재석 271명에 찬성 148명, 반대 98명, 기권 22명,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검찰로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큰 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함께 정치자금 수수의혹을 받고 있는 정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표적수사, 물타기 수사”라며 “대통령 주변의 비리, 구속에 이어 형님 문제를 더 이상 덮을 수 없게 되자 저를 엮어 물타기 하면서 눈엣가시를 제거하려는 게 시중의 여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저의 진정성을 믿어준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의 시련을 저의 정치활동 전반에 대해 되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로 삼겠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반면 박 의원은 “형이 확정이 안됐고 도주 우려가 없음에도 체포 요구서를 보낸 것은 사법의 횡포이자 사법의 남용"이라고 호소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마음을 되돌리진 못했다.


민주통합당은 즉시 반발했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새누리당은 국민을 배신했다”며 “또 다시 거짓을 일삼는 정당, 진정성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당이 새누리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어 “자신의 특권은 누리고, 남의 특권만 내려놓는 것이 새누리당이 말하던 쇄신인가”라며, “국민 앞에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떠들던 새누리당은 개회를 40분간 지연하면서 사전 의원총회를 통해 작전을 짰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대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원칙’과 ‘소신’을 내건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물론 지방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이날 사태는 ‘박근혜 입’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한 ‘박근혜 리더십 붕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자유투표를 권했지만 부결시 박근혜 대선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통과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결과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신전심(以心傳心) 반란표’로 인해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 與 지도부 “정두언, 법원 영장심사 출석해라” 요구
이 같은 상황에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정 의원에게 사법부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요구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어젯밤 긴급 최고위에서 ”정 의원이 법률적 효력과는 별도로 법원에 직접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을 강력히 권고키로 헀다“고 전했다.


그는 “불체포특권 포기는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한 엄중한 약속이고 국회쇄신의 중요한 부분인 만큼 정 의원이 사법부의 조사와 소환에 수시로 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총사퇴를 선언한 이한구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에는 사퇴의사를 철회할 것을 요구키로 결정했다. 산적한 민생법안과 현안을 처리해야 할 회기중인 만큼 책임을 지고 이 부분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원내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 사태는 여야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할 문제로 이 원내대표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원내대표 사퇴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정두언 체포案 부결…檢 수사 차질?
현 정부 출범 당시 개국공신으로 불렸던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최종 부결됨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가 차질을 빚을지 주목된다. ‘MB 대선자금’ 수사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은 지난 6일 청구됐지만,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인정받기 때문에 정 의원에 대한 구인영장도 발부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정 의원과 이상득 전 의원의 대선 자금 의혹 수사도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요구서는 법무부를 거쳐 합수단이 소속된 대검찰청으로 넘어온 뒤 다시 법원으로 송부된다.


기존에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은 법원이 기각하지 않는 이상 기간이 경과해도 계속 유효한 상태로 남게 되지만, 회기 중에는 불체포특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정 의원에 대한 구속 수사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검찰이 회기가 끝난 뒤 향후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검찰 주변에서 수사팀이 구속기소 대신 불구속 기소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변수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만약 정 의원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심사에 자진해서 출석할 경우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경우엔 법원이 종전에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서가 부결됐지만 영장을 재청구할지 여부는 합수단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자진해서 영장심사를 받는 것은 법적으로 절차상 하자는 없을 것”이라며 “정 의원의 의지에 따라 사법처리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검찰이 정 의원을 사법처리하기 위해 적용한 법조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두 가지 혐의로 뇌물수수 규모는 4억4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이 전 의원과 공범으로서 ‘한 묶음’으로 분류된다.


정 의원은 “대통령 주변의 비리ㆍ구속에 이어 형님 문제를 더 이상 덮을 수 없게 되자 저를 엮어 물타기 하면서 눈엣가시를 제거하려는게 시중의 여론”이라며 “검찰의 영장청구는 부실하기 짝이 없고 법학개론에도 맞지 않는 내용이 많다”고 비판했다.


검찰 내부에선 이날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적잖게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이 전 의원 구속으로 ‘큰 산을 넘었다’며 자신감에 찬 검찰은 정작 정 의원의 신병은 확보할 수 없게 되자 스케줄을 수정하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일각에선 검찰의 수사 의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수사에 중대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이미 저축은행에서 거액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 임 회장 등 관련자 진술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물증도 확보한 상태여서 정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는 시기의 차이일 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 의원의 주장과 변명에 대해서 사실이 아닌지 확인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지만 수사는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두관 “새누리당의 방탄투표”
한편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막기 위해 ‘방탄 투표’를 했다”고 비난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방탄 투표’가 결국은 불법 대선자금이라는 뇌관을 터뜨리는 것을 봉쇄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특히 새누리당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어제 그 역사의 현장에는 왜 없었느냐”면서 “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의 입장 표명이 없으면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현실”이라면서 박 전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친인척 측근 비리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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