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시리아 정책' 방향 전환?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8-09 18: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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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모금 제약 완화로 반군 승리 지원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교섭이 막힘에 따라 미국 정부는 시리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의 기대를 접고 반군들이 정부를 전복시키도록 돕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은 아직도 어떤 군사 개입도 피한 채 반군들을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복잡한 정책을 쓰고 있다. 미국은 잡다한 반군들의 연합 공격으로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의 정규군이 사기를 잃게 돼 커다란 유혈사태 없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사태에 대한 분석가들은 그것이 실현되기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비록 반군이 알레포와 다마스쿠스 등지에서 공세를 퍼붓고 리아드 히잡 시리아 총리를 비롯해 아사드 정부의 고위층들이 이탈해도 아직 정권이 무너지기에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 美, 아사드 정권 퇴진 요구
시리아의 리야드 히잡 총리가 요르단으로 탈주했다고 한 요르단 관리 소식통이 말했다. 그 직전 시리아는 히잡 총리가 해임돼 임시관리 총리가 대신 지명됐다고 말했다. 히잡 총리의 탈주는 바샤르 알-아시드 대통령의 정치적 및 군사적 권력집단 멤버 중 가장 높은 직위의 도망 및 탈주이다. 지난 5일에는 알 아라비야 텔레비젼이 한 시리아 고위 정보 관료가 요르단으로 탈주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토미 비에토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들어 많은 인사들이 망명한 것은 아사드가 시리아의 통제권을 잃었다는 반증으로 주도권은 반군과 민중들의 손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대변인도 “시리아 정부는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알레포에서 반군들의 활약은 군사전문가들의 예상을 넘었다. 폭격기들의 혹심한 폭격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2주일이나 정부군의 공격을 버텨내고 있으며 도심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들은 일단 정부군이 수복했다는 다마스쿠스 중심부에서도 게릴라전 같은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미국정부는 전쟁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


최근 코피 아난 특사가 중재임무를 포기하고 반군들의 공세가 가열되자 미국의 시각도 바뀌게 됐다. 전에는 휴전이 성립되고 아사드가 물러나는 것이 미국의 희망이었으나 이제는 반군들이 승전으로 그를 내쫓거나 군사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그의 부하들이 그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그를 물러나게 하는 방향으로 기대치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미국은 인도적 지원을 7400만 달러로, 통신장비 원조금을 2500만 달러로 늘였으며 미국에서 반군을 위한 모금의 제약도 완화했다. 미국은 또한 지난 6월 제네바에서 반군측과 정부측이 참가하는 과도정부를 지지했으나 지난 6일에는 반군과 아사드의 핵심세력이 아닌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정부 인사”들로만 구성되는 과도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수정함으로써 아사드 정권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한 셈이다. 이날 이 사실을 발표한 벤트렐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의 미래는 시리아 국민들이 결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 유엔총회, 시리아 결의안 채택
앞서 유엔총회(193개국)는 지난 3일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고 정치적 전환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유엔총회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마련한 결의안을 찬성 133, 반대 12, 기권 31로 승인했다. 예상했던 대로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이란, 북한, 벨라루스, 쿠바 등이 서방을 비난하며 결의안에 반대했다.


이번 결의안은 시리아 폭력사태 악화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함과 동시에 안보리의 무력한 대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엔총회는 결의안을 이행할 법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결의안이 압도적으로 통과하면 윤리적, 상징적인 힘을 지닌다.


이번 달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프랑스 제라르 아로 유엔주재 대사는 결의안 채택을 환영하면서도 안보리가 유엔총회 방식대로 나서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리는 막혀 있다.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시리아 대사는 “이번 회의는 카타르 나시르 압둘라지즈 알 나세르 유엔총회 의장이 조직한 또 하나의 무대였다”며 “이번 결의안으로 시리아가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中, 시리아 규탄 결의안 채택 비난
이에 중국은 서방이 시리아의 정권교체를 지지해 시리아 유혈 사태를 외교적,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가 평화적 노력을 방해했다는 미국을 포함해 서방 국가들의 비난을 일축했다.


전날 러시아와 중국은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안에 또다시 반대했다. 안보리는 이 결의안을 찬성 133표, 반대 12로 통과시켰다. 중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중국은 이날 시리아 국민의 이익을 위해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서방이 정권교체를 지지해 평화적 해결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무성의 국제관계 고문인 룽저우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내정간섭, 정권교체, 군사개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룽 고문은 “이 같은 행위와 발언을 한 국가들이 시리아 유혈사태의 해결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개적으로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미국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 이란, 시리아 외부세력 개입에 경고
한편 이란이 시리아 사태 해결에서의 외부 군사 개입에 대해 경고하는 한편 자국의 시리아 지원에 대해 부인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ISNA에 따르면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은 “외국 군사의 시리아 진입은 이 지역의 전체적인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며 “이는 결국 서방 국가와 이스라엘의 실패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흐디 장관은 이란은 시리아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지 않으며 시리아 정부는 이란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또 “시리아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의 군사개입은 시리아 국내에서의 ‘모험주의’적인 행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주 이란 의회 대변인 알리 라리자니는 “(이란은)어떤 상황에서도 시리아 정부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리아 사태가 발발한 이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경제적ㆍ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 러 국방부, 시리아에 군함 파견 부인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3일 시리아 타르투스 항구에 군함 3척을 파견할 것이라는 보도를 부인했다고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뉴스통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지중해에 있는 군함 3척이 주말에 타르투스항에 도착한다며 1척당 약 120명의 해병대원이 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임무 목표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군함들은 러시아 해군기지에 식량과 군수품을 제공할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군 관계자는 이들 군함이 곧바로 흑해 러시아 항구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병대원들이 시리아에 주둔하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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