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이 지난 2008년 만도 재인수에 이어 1998년 외환위기 때 미국 포드에 매각한 한라공조를 되찾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그룹 재건의 발판으로 한라공조 인수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재계에서는 한라그룹이 한라공조를 되찾아오기 위해 몇몇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범 현대가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투자자를 한라공조 인수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작업과 일부 사모펀드가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라그룹 관계자는 이번 M&A에 대해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한라공조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 확보 이외에는 말을 아꼈다.

◇ 만도, 한라공조 지분 우선매수권 확보
만도가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한라공조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만도는 국민연금기금과 ‘글로벌투자 파트너십 부속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력을 통해 글로벌 인수합병(M&A)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번 MOU 체결로 국민연금이 한라공조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만도가 우선적으로 매수할 권한을 갖게 됐다.
만도 관계자는 “이번 MOU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만도가 한라공조 기업가치 제고의 최고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만도는 한라공조를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고 국민연금은 투자수익 극대화라는 윈윈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MOU는 한라공조 되찾기의 시발점이자 본격화를 의미한다”며 “만도 및 한라공조 기업 가치 제고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라와 국민연금은 만도의 27.6%와 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1,2대 주주에 속해 있다. 만도는 한라공조를 인수하려는 이유에 대해 “한국 자동차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좋은 자동차부품회사들이 안정적 공급망을 구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핵심부품업체는 ‘국적기업’이 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라그룹 차원에서 만도와 한라공조를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또 “한라공조가 한라그룹이 직접 창업한 공조분야 글로벌 빅4 중 하나지만 모회사인 비스테온 리스크 때문에 평가절하 돼 있고 미래성장력에 대해서도 의심을 받고 있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라그룹은 한라공조를 인수할 경우 만도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해외 완성차 가운데 만도는 GM 위주로, 한라공조는 포드 위주로 고객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한라공조를 인수한다면 양사간의 고객 스왑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한라공조의 최대주주인 비스티온은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으면서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비스티온 측의 2차 공개매수 시도는 무력화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라공조는 지난 1986년 포드와 만도기계가 50대50으로 출자해 설립했으며, 포드에서 분리된 비스테온이 1999년 경영난을 겪던 한라그룹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 인수…‘산 넘어 산?’
인수 최대의 문제는 만도가 한라공조를 인수하려 해도 자금이 없다는 점이다. 비스티온이 당초 공개매수가로 주당 2만8500원을 제시했기 때문에 만약 경영권 확보를 위해 비스티온의 지분을 사들인다면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재무적인 어려움에 빠진 대주주 비스테온이 손쉽게 한라공조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라공조의 시가총액은 2조5000억원이다. 비스티온의 지분 70%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지분 인수를 넘어서 본격적인 M&A를 추진할 경우 조단위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략적ㆍ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략적투자자로 한라공조의 매출 70% 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차를 지목하고 있다. 한라그룹이 만도를 인수할 당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토종 사모펀드들의 움직임도 함께 빨라지고 있다.
한편 한라공조 주가는 8일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7일 한라그룹이 계열사인 만도를 내세워 한라공조 되찾기에 나서면서 거래량을 동반하며 13.21%나 급락했다. 주가는 장중 하한가를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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