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연내 금강산 관광 재개할 것"

송현섭 / 기사승인 : 2014-11-24 1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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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각계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CEO'로 명성 높아져

최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을 방문한 뒤 연내 금강산 관광 재개방침을 천명하면서 경색된 대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현 회장은 그동안 꾸준한 자산 매각 등 그룹의 구조조정을 실천해 해운업 경쟁력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경영 정상화 계획을 추진중이다. 현 회장은 또 여성 CEO(최고경영자)들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 재계에서 남다른 입지를 다지며 영향력을 확대·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편집자 주>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우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북한에서 개최된 금강산 관광 16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국내로 귀환했다. 현 회장은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현대아산 임직원 등 22명과 함께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로 돌아와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관련 현 회장은 "북측과 공동 기념행사를 열었고 연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물꼬를 트자는데 뜻을 함께 했다"고 언급했다. 현 회장은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구두친서는 없다"면서도 "김 부위원장이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행사와 같이 금강산 관광 16주년 행사를 성의껏 준비하라는 지시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기념행사에는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북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현 회장의 방북행보는 지난 8월4일 고(故) 정몽헌 회장의 11주기 추모제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성사된 것으로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포춘, 영향력 있는 여성CEO로 선정
국내 여성 CEO로서 현 회장은 지난 9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tune)이 '2014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여성기업인 25인' 중 14위로 선정됐다. 포춘은 현 회장이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태평양 여성기업인(The Most Powerful Women of Asia-Pacific) 25명 중 14위에 올랐고 국내 여성기업인 중 가장 높은 순위에 랭크됐다고 발표했다.


포춘은 전문가 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회사 규모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 및 사업의 건강도·방향은 물론 경력과 사회·문화적 영향력 등을 4가지 항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포춘은 올해부터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세계 각지의 여성기업인들을 발굴하고 현지실정에 맞는 인물을 선정키 위해 대륙별로 나눠 심사 및 선정작업을 진행했다.


따라서 아-태지역 1위에 호주 금융그룹 웨스트팩(Westpac) 게일 켈리 CEO가 선정됐고 2위 찬다 코하르 인도 ICICI은행 CEO·3위는 차우 속 쿵 싱가포르텔레콤 CEO가 차지했다. 국내에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4위,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15위에 각각 올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경영자로서 남북 경협사업을 통해 남북 화해와 협력·세계평화 증진에 기여해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최근 경영난 속에서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그룹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리더십과 함께 남다른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 회장은 국내외 기관에서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2011년 세계 50대 여성기업인' 중 내국인으론 유일하게 선정됐다.


더나가 2010년 노르웨이의 권위 있는 해운전문지 트레이드 윈즈(Trade Winds)가 선정한 '세계 해운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18위에 오르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현 회장은 2008·2009년 연속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됐으며, 2007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뽑은 '주목할 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 고 정몽헌 회장 이어 현대가 정통성 지켜
현 회장은 지난 1955년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과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4녀 중 차녀로 태어나 기업가 집안 분위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와 관련 현 회장은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대한 시각을 조금씩 키웠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현 회장은 당초 여성학에 관심이 많았고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성개발 등에 대해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 회장은 학창시절 공부하고 체득한 것이 현대그룹 회장직을 맡아 조직을 이해하고, 구성원들의 잠재적인 능력을 이끌어내 공동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현 회장은 1976년 고 정몽헌 회장과 결혼한 뒤 고 정주영 창업주의 며느리이자 슬하 2녀 1남의 어머니로 30년간 내조에 전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그룹을 맡게 된 현 회장은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그룹 경영의 정상화와 현대가의 경영철학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재계에선 현대그룹에서 며느리나 딸이 경영에 참여하는 일이 전무했던 상황을 역전시켜 여성 CEO들이 활약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현 회장은 물론 평범한 주부로 지낸 시간에도 현대가 CEO에 걸맞는 추진력과 의지를 다져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의 안타까운 죽음에도 자신을 다잡으며 그룹 경영의 일선에서 조직을 추스르고, 재도약의 기반을 조성하고 있는 등 다른 재계 총수와 다른 행보가 돋보인다. 다만 현재 현대가의 주류세력이 맏형인 정몽구 회장의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이동했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현대그룹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창업정신이 이어지고 있다.


◇ 숱한 위기를 넘어온 '오뚝이' 경영철학
한편 현대그룹은 지난 1947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에 의해 설립돼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중심에 자리잡아 왔다. 특히 1980년대와 1990년 전성기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을 모기업으로 자동차·조선·철강·전자·유통·해운을 비롯한 각종 비즈니스 분야에서 큰 업적을 이뤄냈다.


정 명예회장의 유지는 5째 아들로 유난히 정 명예회장을 닮았던 고 정몽헌 회장이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정 명예회장과 현대그룹이 정치적 보복을 받는 우여곡절 끝에 현대차그룹이 계열 분리된 뒤, 정 회장은 전자와 해운·종합상사와 건설 및 남북 경협사업 등을 기반으로 그룹의 재도약을 추진했다.


그러다가 지난 2003년 대북 불법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던 와중에 막다른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한 정 회장의 죽음으로 그동안 평범한 주부였던 현 회장은 현대그룹 CEO란 중책을 맡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앞서 현 회장은 한국걸스카우트연맹과 대한적십자사 등 일부 사회활동에 참여한 바 있으나 회사 경영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당초 재계에선 현 회장이 현대그룹 총수를 맡게 되자 얼마 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으나, 이 같은 우려는 보기 좋게 억측으로 밀려났다. 실제로 현 회장은 취임직후 정상영 KCC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의 경영권 포기를 요구하는 압박과 회유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굴복하지 않은 현 회장은 이를 오뚝이처럼 극복하고 재계에서도 굴지의 현대그룹을 이끄는 CEO로서 굳건한 입지를 다지게 된다. 이후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현대그룹 회장직을 겸직하게 됐으며,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총력을 경주했다. 곧바로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등 현 주력 계열사를 경영하면서 그룹 총수로 위치를 굳혔고, 각 계열사는 업종 및 역량에 맞는 전문 경영인체제가 구축됐다.


더욱이 지난 2009년에는 현대그룹 회장으로 사망 전 북한 김정일과 면담을 추진하는 등 남북 경협사업 추진에 각별한 노력이 이어졌다. 이는 금강산 관광으로 대표되는 대북 경협사업이 단순 비즈니스를 넘어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마지막 희망이자, 고 정몽헌 회장의 마지막 꿈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이기도 하다.


◇ 현대그룹, 구조조정·경영 정상화 막바지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지난 10월 현대상선 해외 컨테이너 터미널 지분 매각을 통해 당초 자구안의 85%를 이행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컨테이너 터미널(CUT)과 시애틀 인근 타코마의 컨테이너 터미널(WUT) 등 현지 컨테이너 터미널 2곳의 지분을 49%씩 린지골드버그에 매각해 1억40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린지골드버그측 실사를 거친 뒤 연내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분기 안으로 거래를 끝내기로 했다. 특히 이번 거래로 작년말 3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현대그룹 자구계획 중 2조8200억원의 유동성이 확보된 만큼 이행률은 85%에 이르게 됐다. 앞서 현대그룹은 그동안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부문과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을 비롯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 성공 및 현대상선의 외자유치 등 일련의 계획을 추진해왔다.


여기에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 등 그룹 금융계열 3개사의 매각절차가 완료되면 당초 목표액을 모두 조달하는 셈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관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등 현대그룹 금융계열 3개사 매각은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를 비롯해 국내외 2∼3곳의 경쟁구도로 전개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증권의 경우 연내 매각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 자구계획 이행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무리하게 현대증권 등 매각을 추진하는데 대해 부정적 견해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사실 제값 받기를 위해선 증권업계 시황이 호전돼야 하는데 최악의 한파를 맞은 증권가에서 현대그룹이 7000억원대를 희망하지만 인수가격을 높이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금융 3개 계열사 매각가격은 5000억원이상 받을 수 없다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현대증권에서 매각 성사를 전제로 2000억원의 자금을 선 조달한 점에서 3개사의 매각가격이 하락할 경우 그룹의 부담이 늘어나 현 회장의 혜안과 결단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 1955년 1월26일(만 59세) 서울생 ▲이화여대·대학원 사회학 석사 ▲페어리디킨슨대 대학원 인성개발학 석사 ▲걸스카웃연맹 국제분과위원·중앙육성위원·중앙본부 이사 ▲대한여학사협회 재정분과위원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정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회의 위원 ▲주한 브라질 명예영사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현 현대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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