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마감을 앞두고 유력한 인수 후보자였던 교보생명이 유보적 입장을 보여 연내 매각이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5일 경영위 회의에서 우리은행 인수전에 유보적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입찰 마감일 직전인 오는 27일 경영위 회의를 다시 열어 최종 참가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중국계 대형보험사 안방보험이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지만 실제 인수전 참여로 이어질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현재까지 공식적인 인수의향을 밝힌 국내업체가 전무하고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4번째로 시도되는 우리은행 연내 매각계획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여러 소문이 나돌고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있지만 일단 경영권 지분 예비입찰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원활한 우리은행 매각을 위해 경영권 지분과 재무적 투자만 가능한 소수지분을 나눠 매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우선 경영권 지분은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 56.97% 중 30%인 2억288만3512주를 대상으로 하며, 소수지분 26.97%는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고가 입찰자순으로 지분의 0.5∼10%까지 매각된다. 경영권 매각 지분에 대한 예비입찰 및 소수지분 매각 본입찰 마감은 28일로 정해져있으며 현재 경영권 매각은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선 교보생명이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이 개인 대주주로 있는 회사란 점에서 특혜시비 우려도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3조원대로 추산되는 매입자금 동원여력이 부족하다는 관측도 상존한다.
당초 금융위는 이달 28일 예비입찰이 성사되면 내달 중순 본입찰을 실시하고 우리은행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상반기 매각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다. 예상 시나리오대로 1단계 경남·광주은행에 이어 2단계인 우리투자증권 등 6개 증권관련 자회사 매각에 이어 작년 6월에 발표됐던 3단계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이 끝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장 분위기상 매각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기다려보겠다"면서 "이번에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매각계획은 금산분리법에 의해 산업자본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없고 우리은행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현재 금융권 상황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해외자본에 대한 반감이 큰 국내정서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위는 예비입찰이 무산되면 추후 계속 추진여부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중심으로 진지하게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실무차원에서 이번 매각계획이 무산된다면 별도로 진행될 수 있는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박상용 위원장은 앞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유찰되면 30% 지분을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할지, 희망수량 경쟁입찰로 전환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 매각이 이번에 실패할 경우 현 정부의 매각 추진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매각 무산에 따른 책임론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반면 소수지분 매각 성사는 무난할 전망인데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사주조합을 축으로 거래 업체와 기관투자자 등을 사모펀드로 결성, 오는 28일 이뤄지는 소수지분 입찰에 참여한다. 매입목표는 4500억원에 지분율은 3∼4%로 응찰해 1주당 0.5주를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포함한 소수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역시 소수지분 매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데, 현행 관계법령상 상호금융사가 은행의 인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시너지 제고를 위한 재무적 투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우리은행 매각계획 성패여부는 차기 행장 선임에도 큰 영향을 미칠지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연내 매각을 공언했던 이순우 행장의 연임이 책임론에 떠밀려 선임이 무산될 여지가 많다는 의미다. 심지어 현직 임원들 가운데 이광구 개인영업본부 부행장이 차기 행장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 내부적으론 경영권 지분 매각이 실패해도 전적으로 이 행장의 책임이 아니라면서 증권 및 지방은행 계열사의 매각 등 공로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행내에서는 이순우 행장의 중량감이나 리더십 등을 감안할 때 연임을 지지하며 조직의 안정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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