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한도 강제 감액·취소 추진

황지혜 / 기사승인 : 2007-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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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중심 표준대출 약관 개정 작업 착수

시중은행이 고객의 동의 없이도 일방적으로 대출한도를 감액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새로운 표준대출 약정을 준비 중에 있다.

지난달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외국계은행이 제기한 은행의 일방적 대출한도 조정 필요성에 대해 국내 시중은행도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표준대출 약관 개정 작업에 착수키로 하고, 추진 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다.

그간 대출 약정에서는 은행이 일방적으로 대출한도를 감액하거나 정지하려면 국가경제 금융사정의 급격한 변동이나 본인의 신용사정이 현저하게 악화 등으로 거래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한다고 판단될 때로 한정하고 있으며, 이때에도 한도를 취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은행권이 새로 도입할 약정에서는 은행들이 특별한 사유나 조건 없이 한도를 감액 또는 정지할 수 있고, 신용이 악화되면 사전 통지 없이 한도를 취소할 수도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될 예정이다.

2009년 신개념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방식인 `바젤Ⅱ' 을 도입한 이후 BIS 비율 관리 등이 목적으로, 은행이 대출한도 가운데 미사용분을 줄일 수 있어야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줄일 수 있고 BIS 비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새로운 약정을 선택하는 고객에게는 금리 우대 등 혜택을 부여하고 종전 약정을 택하는 고객에게는 수수료 부과 등 불이익을 두는 등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고객들이 새로운 약정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출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 개정 등 선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 약정 도입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들이 새 약정 도입에 찬성해 실무작업반(TF) 구성 방법이나 작업 착수 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2003년 약정 개정 때도 2년 이상이 소요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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