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2월 취임할 당시 “대우조선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해양산업은 새로운 철강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는 산업인 만큼 (경기) 상황이 변화하면 적절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직후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매물로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나오면 (생각해)보겠다”고 말해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포스코는 그동안 매물로 나온 기업 인수후보로 자사가 항상 거론되자 이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정확한 매각 일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인수 추진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인수전에 참여한 대우인터내셔널건도 마찬가지다. 최종적인 매각 일정이 나오자 포스코는 인수를 하기로 했으며, 현재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배경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매각 일정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것으로 보면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포스코로서는 대우인터내셔널에 비해 대우조선해양이 주력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이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준비가 마무리됐느냐는 물음에는 “대우인터 인수는 지금 시작”이라고 말했으며, 내년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내년은 조금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 관계자에 의하면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하지만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매물로 나와 있지 않은 시점에서 매입자가 먼저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실상 보기에 좋지 않고 이로울 게 없다”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포스코 실무자들 역시 대우조선 인수 재추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가 조기에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포스코의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조선 및 해양플랜트 산업에 대한 전망이 밝아진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분기 3730억 원에 이어 2분기 1705억 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3분기부터 가동률 회복 등에 힘입어 1조원대로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금성자산도 6월말 5조3947억 원에서 3분기 이후에는 6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 업계도 지난 7월 삼성중공업이 로열더치셀의 액화천연가스(LNG)-부유식석유설비(FPSO)를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대주주인 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등 이해 관계자 대부분을 만족시키는 밑그림이다.
포스코 역시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두 기업 간 시너지 효과 뿐 아니라 자사에 대한 적대적 M&A 위협을 낮출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가 대우건설, 쌍용자동차 등 다른 매물들을 두고 유독 대우조선 인수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는 또 있다.
우선 대우조선은 포스코가 생산 비중 확대를 꾀하고 있는 해양플랜트용 후판의 안정적 수요처가 될 수 있다. 포스코는 현재 광양에 연산 200만톤 규모의 후판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7월 이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700만톤 규모의 후판 생산능력을 갖추며 세계 1위 후판 생산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포스코는 또 전기차·하이브리드카의 동력원으로 각광받는 2차전지의 원료인 리튬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바다에서 리튬을 추출하고 발전까지 하는 해양플랜트를 차세대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포스코는 리튬 추출 기술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 수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향후 이 기술이 상용화되고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기술과 결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이 소유하고 있는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와의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다. 포스코가 동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 후판의 안정적인 수요처로 망갈리아 조선소를 활용할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의 한 대기업과 철광석 광산 개발, 제철소 및 후판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는 육상 뿐 아니라 흑해를 통해서도 접해있다. 지난번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된 뒤 포스코는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김경중 삼성증권 기초산업파트장은 “여러 인수·합병(M&A) 매물 중에서도 포스코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대우조선”이라며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기술과 해양플랜트용 후판 수요가 포스코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매각재개 소식에 주가가 4%대로 급등세를 타고 있다.
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46% 오른 1만6400원에 거래되며 모처럼 큰 상승 폭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12일 “다음 달 대우조선해양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내년에 매각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일단 이 가운데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와 자원개발 경험이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 현재 추진 중인 자원개발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이 재매각 작업을 서두르기로 한 대우조선해양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안정적인 후판공급처 확보와 해외사업 진출 등이 맞물려 시너지효과 차원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보다 더욱 매력적이라는 게 포스코 내부의 판단이다.
일각에선 포스코가 최근 2조5천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연기한 것과 관련해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조선해양 모두를 인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이 현재 5조 원 이상으로 두 곳 가운데 한 곳을 인수하는 데 무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자금을 확보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사업다각화에 나선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조선해양을 두고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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