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채 골머리...순익2조 '허공'

김경재 / 기사승인 : 2009-11-30 14: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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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비율 1% 맞춰라...부실채 정리에 올인 은행들이 연말을 1개월 앞두고 부실채권 정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말 '부실채권비율 1%' 달성을 위해 수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각과 매각,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을 통해 정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일부 은행들은 연말까지 목표 부실채권비율을 맞추기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여전히 부실채권에 대해서도 회수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건전성 강화 주문으로 연내에 부실채권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실채권이 추가로 늘어나면 국내 은행들은 4분기에만 2조 원 이상의 순이익을 허공에 날릴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3천500~4천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ABS 발행으로 정리하고 1천억 원 어치는 상각키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비율을 최근 1.5%에서 연말에 1.24%까지 낮춰야 한다"며 "1개월 간 부실채권을 ABS와 상각을 통해 정리하되 여의치 않으면 매각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3천억~4천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각과 매각을 통해 정리해 부실채권비율을 연말까지 1% 정도로 맞추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9월 말 기준으로 8천억 원 안팎인 정리대상 부실채권을 연말까지 회수와 매각, 상각 등을 통해 처리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1조 원 미만의 부실채권을 계열 부실채권정리 회사인 F&I와 캠코에 매각하거나 상각해 정리키로 했다.
농협은 8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부실채권을 정상화하거나 회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연말 목표 부실채권비율을 맞출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농협은 9월 말 1.76%인 부실채권비율을 연말까지 1.12%로 대폭 낮춰야 한다.
은행들은 또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건전성을 강화할 것을 주문함에 따라 연말까지 추가로 부실채권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은행들에 기존 요주의 여신도 고정이하 여신으로 낮추라고 주문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 처리가 쉽지 않다"며 "금융감독당국이 기업과 개인의 신용등급 조정을 통해 건전성을 강화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에 연말에 부실채권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실채권을 매각하려면 3개월 가량 소요되는데 연말을 1개월 가량 앞두고 건전성 강화로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연말 부실채권 처리로 인해 4분기 중 은행들의 순이익은 2조 원 가까이 허공으로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이 연말에 부실채권비율을 1% 수준으로 낮추면 하반기에 추가로 발생할 국내 은행권의 손실 규모는 2조7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3분기 중 충당금 적립액을 제외하면 4분기에 추가로 발생할 은행권 손실규모는 1조9천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한 기타 충당금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9월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 등의 4대 시중은행의 기타충당금 전입액은 5천190억 원으로 작년 동기 2천40억원의 배를 웃돌고 있으며 작년 전체 규모(4천390억 원)도 넘어섰다.
기타 충당금을 포함한 전체 충당금 전입액은 9월 말 현재 무려 4조7천200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조300억 원(75.5%) 급증했다.
다만 최근 부실자산 매각 때 손실 발생률이 30~40% 수준이어서 은행별 충당금 적립액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연말 부실채권비율을 1%와 1.34%로 맞추는 데 1천억 원 가량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은행은 연말 비율을 1%로 낮추는 과정에서 250억 원 가량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하나은행은 충당금을 거의 적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원은 "최근 부실자산 매각시 30~40% 정도 매각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나 매각자산 평균 충당금이 30~40% 쌓여 있어 실제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연말에 예상하지 못한 추가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은행권 손실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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