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 양측을 각각 대표하는 이 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대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0일 이 위원장이 신임 인사차 경총 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이번 만남은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총회관을 답방 차원이 아니라 선(先)방문한 것은 처음인 데다 전날 경제5단체가 정부의 임기말 노동정책을 비판하면서 정부당국과 노동계를 싸잡아 비난한 뒤여서 주목받았다.
이들은 오는 5월부터 시작되는 산별교섭과 관련, 양측 간 비공식 대화채널을 가동키로 하는 등 노동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올 노동계 최대 화두인 '산별교섭'과 관련, 비공식 대화채널 유지
이 위원장과 이 회장은 "5월부터 시작되는 산별교섭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대화채널을 만들자"고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대표는 공식적인 채널을 유지했을 경우 대화보다는 양측 간 차이만을 부각시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판단, 형식적인 틀보다는 비형식적인 틀 속에서 논의 채널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민주노총은 각 노조의 80% 이상이 이미 산별전환을 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산별교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총은 노동계의 이 같은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즉 개별기업들이 아직까지는 산별교섭에 대해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밖에 장기투쟁사업장 문제에 대해서도 비공식 대화채널을 유지하기로 했다. 여기서 말하는 장기 투쟁 사업장은 하이닉스-매그나칩 반도체, 기륭전자 등 3개월 이상부터 수 년간에 걸쳐 노동 쟁의가 진행되고 있는 곳들로 민주노총은 62곳으로 집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진행되어 온 사업장 문제가 일괄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공식적인 대화보다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민주노총과 경총은 제조업 공동화 문제에도 인식을 같이 하고 노사가 산별교섭이라는 흐름 속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수고용노동자 문제, 양측간 이견차만 확인
양측은 그러나 보험모집인, 학습지교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노동자'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동부 TF팀에 경총이 합류할 것을 민주노총이 요청했지만 이수영 회장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
민주노총은 "오랜 시간을 논의해왔고 사회적 공감대도 있는 만큼 특수고용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부가 설치한 TF팀에 민주노총과 경총이 함께 참여한 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경총은 "특고 문제는 6년 여 동안 논의해왔고 더 이상 논의할 것은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며 "7월 시행 예정인 비정규직법 시행령 문제가 걸린 시기에 이 문제를 논의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특수고용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특수고용형태 노동자 1차 보호대책'을 발표하자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주로 간주해 노동법 이외의 법률로 규제하려 한다"며 허울 뿐인 '졸속행정'이라고 맹비난 한 바 있다.
회동 말미에 이수영 회장은 최근 한국노총 주도로 출범한 '노사발전재단'에 민주노총이 참여할 것을 적극 요청 했지만 이석행 위원장은 반대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이수영 회장의 제안에 대해 이 위원장은 '노사발전재단은 출범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부터 민주노총을 배제해 왔다'고 말했다"며 "현재로선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 회장에게 확인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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