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주력 계열사들이 잇따라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세와 연말연시 해외여행 성수기를 맞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실적이 호전되며 그룹 경영 정상화에 바싹 다가선 상황이다. 따라서 지난 2009년이래 5년만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그룹 재건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남다른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 <편집자 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기의 날갯짓을 활짝 펼치고 있는 가운데 와해됐던 경영 정상화의 주역으로 박삼구 회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앞서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금호산업의 구조조정을 마무리짓는 등 주력 계열사의 워크아웃 졸업을 공언했고, 채권단에 넘어갔던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 확보를 통한 그룹 재건을 경영목표로 설정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이 같은 목표는 현실화돼 금호산업의 뒤를 이어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른 경영 정상화에도 성공했다.
◇ 박 회장, 사재출연 등 재기노력 '눈길'
실제로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지난 4일 실무자 회의를 열어 연말까지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 졸업을 결정했다. 곧이어 5일에는 수출입은행을 포함한 8개 시중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율협약 경영체제 종료를 최종 승인했다.
또한 앞서 지난 11월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이자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에 대해 조건부 워크아웃 졸업을 승인했다. 다만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7.5%를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하는 내용이 내걸렸지만 2009년이래 유동성 위기를 5년만에 극복한 셈이다.
특히 박 회장은 2010년 금호산업의 100대 1의 감자를 실시하고 2011년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전부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 자금으로 내놨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33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재를 그룹 계열사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과감하게 출연했고, 개인적으로 감내한 손실은 2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은 그동안 박 회장인 그룹 경영 정상화에 역점을 기울인 결과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들이 최근 워크아웃을 졸업하거나 자율협약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또 5년만에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 주력사업을 안정화시키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매진해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임직원에 대한 남다른 '스킨십 경영' 실천
한편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나 항공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으킨 착륙사고직후 생환한 사고기 승무원들에게 보여준 따뜻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박 회장은 당시 집중 조명을 받았던 사고원인 및 사고책임 소재 규명에 앞서 악몽 같은 사고현장에서 돌아온 승무원들의 안전을 확인한 뒤 친자식처럼 일일이 이름을 불렀다.
박 회장이 공항에 직접 나와 박 회장이 부상정도를 물으며 다독거릴 때 초췌한 모습의 사고기 승무원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을 정도였다. 이는 사고수습과 책임을 논하기에 앞서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직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한 것이다.
당시 사고기 승무원이 "죄송하다"며 울먹이자 박 회장은 연신 "괜찮다. 괜찮다"며 "너희들이 많은 사람을 살리고 회사도 살렸다"고 위로의 말을 전해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물론 박 회장은 사고로 인한 위기상황을 맞아 침착한 사고수습 지휘와 함께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박 회장의 인간적이고 세심한 매력은 지난 2005년부터 10년째 매년 화이트데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든 여직원들에게 보내주는 '사탕 선물'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박 회장은 올해 화이트데이에도 국내 9700여명, 해외 3900여명 등 총 1만3600여명에 대해 사탕 선물을 전하며 헌신하는 여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 같은 임직원과의 '스킨십 경영'은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에 재직할 때부터 몸에 배어온 것으로, 화합의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 '제2의 창업정신' 각오로 그룹경영 매진
'제2의 창업'이란 비장한 각오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삼구 회장은 1945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박 회장의 부친은 한국합성고무와 광주여객자동차 창업주인 故 박인천 회장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건설한 과거 산업화시대 걸출한 영웅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5남3녀의 동기들 가운데 삼남으로 광주제일고등학교·연세대학교 경제학과와 고려대학교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직장생활은 대학원을 졸업해 석사학위를 받고 196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하면서 시작했는데 이후 전무이사·부사장을 거쳐 1980년 금호실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01년에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직에 올랐고 2002년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사실 박 회장은 위로 故 박성용 명예회장과 故 박정구 회장 등 형이 2명이나 있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맡기에는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창업주의 뒤를 이은 그룹의 후계경영은 형들이 잇따라 유명을 달리하면서 혼란을 빚다가 박 회장 중심체제로 전환됐다.
특히 박 회장의 경영철학은 故 박인천 회장 밑에서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금호실업과 금호 사장을 역임한 뒤 현재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맡으며 시작됐다. 박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단적으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부친을 가장 많이 닮았으며 젊고 참신한 생각과 발상으로 재계와 업계에선 '영원한 39(삼구)세'란 별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매뉴얼 구성이 ▲참신한 서비스 ▲정성 어린 서비스 ▲상냥한 서비스 ▲고급스러운 서비스 등으로 구분될 정도로, 디테일하게 완벽성을 추구하는 점이 돋보인다.
◇ 위기극복의 노하우는 원칙 지켜온 '뚝심'
또한 재계에서는 박삼구 회장의 경영철학을 원칙을 지키는 뚝심이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옳다고 판단되는 기준이 세워지면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회피하거나 후퇴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의미다.
이를 반증하는 사례는 그룹 임직원과 고객들의 건강을 고려한 금연정책을 거론할 수 있는데, 사무실에서 자연스럽게 흡연이 가능했던 과거에 금연을 결정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역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들이 모두 흡연에 따른 폐질환으로 일찍 고인이 됐다는 점이 박 회장에게 금연정책 각오를 다지게 만든 계기가 됐다.
따라서 박 회장은 지난 1986년부터 사내 금연캠페인을 전개하고, 급기야 1994년 아시아나항공이 운영하는 모든 노선에 대한 금연정책 시행과 담배 판매금지를 실현시켰다. 앞서 기내 흡연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선진국 대형 항공사들도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한 시기에 아시아나항공은 세계 최초로 기내에서 전면 금연을 실시한 항공사로 주목받았다.
특히 담배판매로 인한 매년 100억원의 수익을 포기하며 내린 박 회장의 결정은 임직원과 고객들의 호응 속에서 연 100억원씩의 순이익을 창출하는 놀라운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박 회장은 1996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고 아시아나항공 이미지는 업그레이드됐다. 이 같은 박 회장의 뚝심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하여금 지난 5년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그룹이 '제2의 도약'을 준비하도록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 "기업은 지탄받는 일은 해선 안 된다"
이와 함께 박삼구 회장은 기업의 도덕성과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박 회장은 지난 2006년 4월 창립 60주년 기념사에서 "기업은 지탄받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며 "지탄은 그 어떤 총탄보다도, 폭탄보다도 무서운 것으로 약속한 것은 꼭 지키고 건실한 경영을 통해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은 또 같은 해 6월 '아름다운 기업'이 되기 위한 7대 실천과제를 금호아시아나그룹 모든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7대 실천과제는 △지탄받지 않는 경영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 △헌혈운동 △문화예술 지원 △아름다운 노사문화 △환경 및 안전경영 등이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두루뭉실하게 포괄적으로 약속하는 것은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아름다운 기업을 실천하겠다면 눈에 보이고 분명한 것을 조직적이고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따라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탄받지 않는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분식회계와 탈세·부정 없는 경영을 기본방침으로 세웠다. 특히 투명한 회계처리와 함께 선물이나 금품 안 받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윤리경영 활동사례집을 발간하는 등 세부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 계열사 주가상승…경영권 확보 걸림돌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유가 하락 수혜주로 각광을 받으면서 실적개선 전망과 함께 주가가 급등해 박 회장의 경영권 확보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인수가격까지 동반 상승할 수 있어, 박 회장에게 마냥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기 어렵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인수해 그룹의 경영권을 회복하기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금호산업 인수전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물론 금호석유화학과 호반건설간 3파전 양상으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확보한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일단 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 청구권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금호산업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 등 핵심 계열사 경영권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의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금호터미널은 금호고속 우선매수 청구권을 갖고 있어 결국 금호산업 인수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시발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관건은 금호산업 인수를 성사시킬 자금력인데 일단 박 회장이 현재까지 사재를 내놔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만큼 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인수자금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금호산업 인수가 경영 안정화 최대과제
특히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은 10.6%로, 박 회장의 경영권 회복을 위해 과반수이상 지분 확보에 나선다면 3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상승하면서 금호산업의 매각가격이 6000억원에서 7000억원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그룹과 박 회장의 인수자금 확보여부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의 우선매수 청구권을 행사해 금호산업 경영권을 반드시 되찾겠다는 것이 그룹의 기본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호석유화학이 저조한 업황을 탈피해 수익성 제고차원에서 금호산업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 3분기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식 2459만3400주, 12.61%의 지분을 보유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42.69%의 지분율로 아시아나항공을 차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참가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역할이 필요하다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호반건설도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금호산업 인수에 경쟁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의외의 복병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지난 11월 2차례에 걸쳐 금호산업 지분을 매입해 204만8000주, 6.1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박삼구 회장이 갖고 있는 5.3%,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보유지분 5.1%보다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2의 창업'과 '제2의 도약'을 모토로 그룹 재건이란 기치를 들고나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향후 행보에 남다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945년 광주광역시 출생 ▲광주제일고등학교·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졸업·전남대학교 명예 경영학 박사 ▲금호실업 전무이사·대표이사 사장 ▲종합무역상사협의회 회장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부회장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 ▲사법개혁위원회 위원·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윤리위원회 위원장·관광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부회장 ▲제12·13대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후원회 회장 ▲한중우호협회 회장 ▲한중교류의해자문위원회 자문위원장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추진위원회 위원장 ▲2013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유치위원회 후원회장 ▲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