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재벌들이 국회 청문회 증인불참을 이유로 나란히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던 유통가 수뇌부 4인이 지난 26일부터 줄줄이 법정 나들이에 나선 것.

시작은 최근 직원 불법 사찰과 계열사 빵집 부당 지원 혐의를 받은 정용진 부회장. 정 부회장은 26일 오전 10시 법정에 출석해 정당한 사유 없이 국회에 불참석한 혐의 등에 대해 재판받았다.
검찰이 청구한 벌금도 가장 높다. 정 부회장은 국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뒤 본인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일정을 핑계 삼아 출국 계획을 세웠다는 혐의 등으로 가장 많은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됐었다.
◆정용진 "선처 바란다"…檢, 벌금 700만원 구형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소병석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며 "앞으론 엄격한 책임감의 잣대로 모든 경영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법적의무를 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무단 불출석이 아니라 불출석 사유서를 보냈고, 업무를 더 잘 아는 실무 임원진에게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부탁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한 사정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 부회장 측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함에 따라 이날 재판은 검찰의 구형까지 이뤄졌다.
검찰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국회 정무위의 요청에도 정당한 이유없이 불출석 했으므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및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3차례 요구받고도 이를 따르지 않은 혐의로 국회 정무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현행법상 정당한 이유없이 국정감사 등에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지선 “앞으론 국회출석 잘할것”…檢, 벌금 400만원 구형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증인 출석을 거부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뒤 정식재판에 회부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6일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성수제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정 회장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출석 요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도리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출석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증인 출석요구에 성실하게 응하겠다.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인 역시 "정 회장은 국감에 출석하지 못하게 되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회사 대표이사를 대신 출석토록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며 "기업인으로서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정 회장은 재판부가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만큼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장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는지를 묻자 "해외 중요 파트너와 신뢰관계로 인해 출장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 역시 모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를 밝히고 있다"며 "혹시 서로 연락을 한 것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검찰은 정 회장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함에 따라 정 회장에게 벌금 400만원을 구형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및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받고도 이를 거부한 혐의로 국회 정무위원회로부터 고발됐다.
이에 검찰은 정 회장을 벌금 4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직권으로 이들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정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달 11일 오전 10에 진행될 예정이다.
◆정유경 부사장 "책임회피 아냐"…檢, 벌금 400만원 구형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서정현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정 부사장에 대해 벌금 400만원을 구형했다.
이에 정 부사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책임을 회피하거나 나쁜 의도로 불출석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당시 해외 출장이 겹쳐 불출석하게 된 것"이라며 "정당한 사유는 아니지만 나름의 사정을 참작해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부사장도 "불출석하게 된 것은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모든 사안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및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실태 확인'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한 혐의로 정 부사장을 비롯 재벌 2·3세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정 부사장을 벌금 4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은 직접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11일 정 부사장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선고를 미뤄달라는 정 부사장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달 24일 오전 10시에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또 27일에는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첫 공판이 열렸다.
당초 가장 처음 법정에 설 예정이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공판은 다음달 26일로 연기됐다. 공판이 예정됐던 13일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법원에 출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들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7~10단독 재판부에 각각 배당됐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