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윤은식 기자] 천연물 신약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검출 논란이 정부·제약업계와 한의계 간 3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의료업계 등에 따르면 천연물신약에서 검출된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의 검출량을 두고 인체유해유무에 대해 정부·제약업계·한의계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새정부가 불량식품 추방을 주요 과제로 삼은 만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와 제약업계는 검출기준에 아무런 하자가 없음을 이유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천연물신약에서 검출된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의 양은 한약재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소량인데다 일상에서 섭취하는 벤조피렌 양(178ng)의 약 10% 이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식약처는 지난달 27일 개최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통해 해당 제약사에게 유해물질 저감화 대책을 2주내 제출하라고 지시해 해당 제약사들로부터 사후조치와 관련된 계획을 제출받은 뒤 이를 검토하고 이행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제약협회 역시 원료입고부터 제품출하까지 전 과정을 정부 GMP 규정 하에 관리하고 있지만 제조공정에서 저감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제약협회는 “정부가 마련한 기준에 맞춰 GMP시설으로 약이 시판되고 있으니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정부가 인증한 GMP시설에서 나오는 약보다 오히려 한약에서 오히려 유해물질이 많이 나올 것이다, 천연물신약으로 딴지를 거는 것은 한방의료계의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저감화 대책에 대해서는 “제약사들도 공정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고 제약업계도 식약처에 최대한 협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한의협 ‘천연물신약은 전문의약품, 식품과는 다르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정부 당국의 사과와 전량 회수ㆍ폐기를 요구하고 나서 발암 천연물신약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와 식약처의 직무유기로 국민들이 건강과 생명을 위협당하는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당 제품 전면 회수ㆍ폐기를 주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41대 한의협 회장으로 취임한 김필건 회장 역시 이례적으로 공식 행사를 다 생략하고 긴급기자회견으로 대체하는 등 천연물신약의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김 회장은 “제형만 바꿨을 뿐 명백한 한약임에도 불구하고 한약에 대한 기전과 약리작용에 대해 문외한인 양의사들이 이를 천연물신약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처방하고 있다”며 “국민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암적인 존재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척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취임사를 통해 강력히 비판했다.
김태호 한의협 홍보이사는 “과거 식약청 시절에는 인체에 무해하더라고 유해 성분이 소량이 라도 검출되면 회수하는 식의 행정처분을 내렸다”며 “천연물신약도 전량 회수해 유해물질이 어떻게 발견됐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부나 제약업계는 자꾸 약에 검출된 벤조피렌 양보다 일상에서 섭취하는 양이 더 많다고 강조하는데 천연물신약은 전문의약품으로 아픈 환자들이 먹는 약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 식약처 vs 한의협 갈등 고조
한의사협회와 식품의약안전처간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한의사협회가 별도의 조직을 꾸려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지난 11일 한의계에 따르면 한의사협회가 “천연물신약대책 특별기구(가칭)를 구성하기로 했다”면서 “의사에게만 처방권을 주는 등 천연물신약 정책의 문제점을 알려 현 정책 전면 백지화 재수립을 요구하기위해 만들어 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천연물 신약 6개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식약처의 책임 있는 대책도요구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천연물신약 대책 특별기구는 국민 건강과 생명보호를 위해 발암물질이 반견된 천연물 신약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식약처는 이 문제가 처음 불거졌던 4월 초 전문가들의 자문결과 검출랭이 인체에 안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식약처관계자는 “천연물신약에서 발견된 벤조피렌 등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성분이며 검출량이 미미하므로 후속조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자체 위해 평가와 의약전문가들이 모인 중앙약사심의 위원회에서 벤조피렌등의 검출량이 인체에 안전한 수준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과 함께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나온 만큼 대책이나 조치 마련은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 한의협 의사들 발암물질 천연물의약품 처방 중단 요구
한의협의 강경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식약처가 미동도 보이지 않자 이번엔 의사들에게 발암물질 천연물의약품 처방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의협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사들이 발암물질이 검출된 천연물의약품 처방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의사들이 천연물의약품에서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을 알면서도 해당 전문의약품의 처방을 중단하지 않는 것은 의료인의 양심을 저버린 범법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의료인의 최우선 책무는 국민건강증진과 생명보호임을 명심하고 의사들은 천연물의약품의 처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협 관계자는 “의사들도 천연물의약품을 회수해 폐기하지 않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지적하고 제약회사에 대한 사법처리를 촉구해야한다”면서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즉각나서야 하다”고 지적했다.
◇ 발암물질 검출 천연물신약 국정감사 촉구
대한한의사협회은 “김필건 회장과 박완수 수석 부회장 등이 국회를 방문해 발암물질이 검출된 천연물신약의 즉각적인 회수 및 폐기와 함께 국정감사를 실시해줄 것을 지난 4일 강력히 촉구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지난 4일 국회를 방문한 김 회장은 “전문의약품인 천연물신약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검출돼 국민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데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안일한 판단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와 함께 김회장은 국민 건강과 천연물 신약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천연물신약의 발암물질 검출과 관련한 국정감사 실시, 발암물질이 검출된 천연물신약의 즉각적인 회수 및 폐지조치, 발암물질이 검출된 천연물신약의 전문의약품 지정취소 등,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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