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하는 '중국과 삼성의 거리 좁히기'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은 중국에서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해 거대한 잠재력을 갖춘 중국 시장을 흡수, 글로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중국 역시 삼성의 자본과 기술력을 흡수해 급속한 성장을 이뤄 세계무대에서 미국을 꺾고 1위를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언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12회 보아오 포럼'에 신임 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것에 대해 중국과 삼성이 한층 가까워진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언론 '시나(新浪)'는 '이재용 신임이사, 향후 금융 등 다방면으로 中 시장 개발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향후 중국에 투자자로서 막중한 임무를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 지역지 원훼이(Wenhui)도 "삼성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로 일부 시장이 급속한 발전을 누리고 있다"며 "향후 삼성이 중국에서 혁신과 연구개발, 첨단기술장비산업에 투자해 상하이와의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중국은 삼성의 적극적인 진출을 반기고 있다. 이미 삼성그룹은 23개 계열사가 중국에 투자해 39개 생산법인, 39개 판매법인, 7개 R&D센터, 70개 대표처 등 총 155개 기구를 설립하고 10만 2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1년 삼성그룹의 중국 매출은 총 58조원(510억 달러)이며 이중 삼성전자는 23조원으로 세계에서 거둔 총매출액의 14%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전기, SDI 등 전자∙전기계열사들이 대거 진출해있다.
실제로 삼성의 중국 시장에 대한 ‘스킨십’은 단순한 ‘보여주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사실상 삼성을 경영해 온 이재용 부회장의 중국 시장에 대한 행보는 올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개월동안 중국을 세 번 방문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 반도체 공장, 중국-삼성 합작품
특히 중국과 삼성전자는 서부 지역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4월 삼성전자는 산시성 시안에 23억 달러가 투자될 낸드플래시 반도체라인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산시성 정부와 체결했다.
지난 2월에는 이 부회장이 직접 전동수 메모리 사업부 사장과 함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을 찾아 진행상황 등을 점검한 뒤 자오정용 샨시성 성장 등을 만났다.
삼성전자가 부지로 시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산시성이 중국 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부대개발의 중심지역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도 예상될뿐더러 용수, 부지, 물류 등의 조건을 갖춘 시안에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삼성에게도 득이 될 것이 많았다. 그동안 삼성은 핵심기술 유출을 우려해 반도체 공장만은 해외로 이전하지 않았던 전례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이다.
이러한 중국 진출의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지난 7개월 동안 중국을 세 번 방문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이 주로 일본에서 경영구상에 몰두한다면 이 부회장은 중국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경영 성과를 내려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하이난다오 보아오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저녁만찬에서 "삼성은 중국에 연구시설과 생산시설 및 3개의 유통망을 이미 갖춰 놨다"며 "삼성은 앞으로 중국 시장에 더 집중해 중국인에게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9일 새벽 중국 보아오포럼을 끝내고 입국할 때에도 "중국의 시진핑 주석부터 정부 관리들까지 한국과 삼성에 대해 너무 많이 잘 알고 있었다"며 "우리가 더 잘 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어디에 짓고 있는지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중국 연구소가 있는데 거기에 삼성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팀이 따로 있더라"면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부회장은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 중국 내 '현지 완결형' 체제 구축
이 부회장은 이번 보아오포럼을 계기로 중국내 '현지완결형' 체제 구축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R&D, 디자인, 생산, 판매의 일관된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삼성은 7개 독립연구소와 12개 생산법인 내 연구센터를 운영하는 등 총 24개의 R&D 조직(인력 4800명)을 갖추고 있다. 2015년까지 R&D 인력을 7000명까지 확대하고, 투자 역시 3억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삼성은 삼성 그룹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견인차가 됐다"며 "향후 삼성은 중국에서 레노버, 하이얼 등 현지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에 이기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1985년 9월 삼성물산이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중국에 첫 진출했다. 1992년 한∙중 수교 후에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졌으며 1995년에는 지주회사인 중국 삼성을, 1996~1998년에는 톈진, 선전 등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2001년부터는 휴대폰, LCD,노트북 시장에 진출했으며 2005년부터는 중국이 세계 무역기구(WTO) 가입 후 개방한 금융∙보험 분야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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