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인 안철수, 금배지 달고 여의도로

유상석 / 기사승인 : 2013-04-26 21: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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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4·24 재보선, "이변은 없었다"

▲ 4·24 재보선에서 김무성(부산 영도)·안철수(서울 노원병)·이완구(충남 부여·청양) 등 세 ‘거물급’ 후보가 큰 이변 없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이변은 없었다.

3명의 국회의원을 뽑은 이번 재ㆍ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각각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ㆍ청양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서울 노원병에서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국회 입성 티켓을 거머쥐었다. 거물급 3명은 무리 없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재ㆍ보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 의원에 안철수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향후 야권의 정계개편 발화점이 될 수 있을지에 정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안철수 등 높은 지지율 속 '쾌승'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큰 관심을 모았던 서울 노원병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60.46%(4만2581표)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32.78%, 2만3090표)를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5.73%(4036표)에 그쳤다.

부산 영도는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가 65.72%(2만7981표)로, 22.31%(9500표)를 얻는 민주통합당 김비호 후보와 11.95%(5090표)를 얻은 통합진보당 민병렬 후보를 손쉽게 따돌렸다.

충남 부여ㆍ청양에서는 새누리당 이완구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 후보는 77.40%(3만342표)를 얻어 민주당 황인석(16.86%, 6613표), 통합진보당 천성인(5.72%, 2246표) 후보를 큰 차로 이겼다.

이들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3곳 중 새누리당이 2곳, 무소속이 1곳에서 승리를 각각 거두게 됐다.

새누리당 의석수는 152석에서 154석으로, 무소속은 6석에서 7석으로 각각 늘어났다. 민주당(127석)과 통합진보당(6석), 진보정의당(6석) 의석수에는 변함이 없다.

4ㆍ24 재보선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야권에서는 인사 검증 실패와 경제민주화ㆍ복지 공약 후퇴 등을 내세워 ‘정권 경종론’을 내세웠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경제 위기를 토대로 민생 중심, ‘지역일꾼론’을 내세웠고, 이를 통해 심판론을 진화하면서 선거는 조용히 마무리됐다.

특히 역대 재보선과 달리 제 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최대 격전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으면서 정국 주도권 잡기에 실패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민주당은 공천을 포기하면서 암묵적으로 안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곳에서 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보하는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오는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선평가보고서 파문과 당 강령 개정 등의 내분이 이슈화 되면서 재보선에서 다소 동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누리당 역시 김무성, 이완구 후보의 입성에 따른 당내 권력 재편을 중심으로 오는 5월 원내대표 선거에 관심이 쏠렸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 영도에서는 민주당 김비오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완패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지원 유세를 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지만 민주당은 힘을 쓰지 못했다. 민주당이 대선 평가와 차기 지도부 선출로 인해 각개전투 양상을 보이면서 그야말로 '지원 방문' 수준에 그쳤다.

충남 부여ㆍ청양 재선거에서는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국회의원 배지를 쥐었다.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선진통일당과 합당했지만 아직까지 충청권의 민심을 수렴할 만한 마땅한 맹주가 없는 실정에서 이 전 지사의 향후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安 당선, 야권 ‘헤쳐모여’ 신호탄 될까 술렁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심사였던 거물급 3인 모두가 예상대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끌었던 안철수 후보의 당선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야권의 ‘헤쳐모여’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당선인으로 인해 야권 발 정계개편의 불을 언제 댕길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당선인의 국회 입성은 단순히 새내기 국회의원의 탄생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안철수 발(發) 야권정계 개편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게 점쳐지고 있다는 게 이유다.

쉽지 않았지만 노원병이라는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안 당선인은 ‘새정치’ 실현을 위해 ‘정치세력화-신당창당-정계개편’이라는 자신의 시나리오를 가동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바로 ‘안철수 신당’의 현실화 여부다. 안철수 당선인은 현재 △신당창당 △민주당 입당 △무소속 유지 등 다양한 선택지를 거머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의 행보가 안철수 신당의 탄생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5ㆍ4전당대회가 그 시금석이 되고 있다. 전대를 통해 탄생한 새 지도부가 얼마나 당을 혁신하고 쇄신할 수 있느냐에 따라 안철수 당선인의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 지도부의 개혁 드라이브가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민주당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불거질 경우 ‘안철수 입당론’과 ‘안철수 신당론’ 사이에서의 무게추는 신당론에 쏠릴 수밖에 없다.

또 안철수 당선인이 원내에 입성해 정치력을 보여준다면 당장은 아니지만 민주당 일부세력이 이탈해 안철수 당선인측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하는 진보정의당도 안철수 당선인측과 손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야권이 분열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철수 신당론’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야권 새판짜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당선인의 국회 입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막막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 아직까지도 개혁보다 당내 계파 간 분란에 시름하고 있어 당장에 안 당선자의 정치판 새판 짜기 행보에 대응할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4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안 후보의 당선으로 전개될 야권의 정계개편이 분열이 아닌 야권의 확대와 연대로 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25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야권의 분열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안 당선자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여권도 ‘안풍’의 영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 3곳 가운데 2곳에서 승리했고, 기초단체장ㆍ의원 무공천 공약 이행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은 5곳에서도 ‘여당 성향’의 후보들이 당선되며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안 당선인과 관련해서는 그의 당선 의미를 축소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당선인을 향해 “선거구역이 어디인지 몰라서 의정부에 가서 선거운동을 하고, 노들역과 마들역을 구분하지 못해 혼동하는 상황을 보면서 우리 당 허준영 후보가 꼭 당선되길 기원했지만 대단히 안타깝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국민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안 의원을 볼 것”이라며 “국회의원 300명 중의 한 사람이고, 의정활동을 잘하느냐와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는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그렇게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새누리당도 10월 재보선에는 안풍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1ㆍ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은 여당 의원만 10여명에 이른다. 안 당선인의 신당 창당이 바람을 탈 경우 10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결과에 따라 여대야소의 현 정치구도가 여소야대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안 당선자는 아직도 모호한 새 정치와 향후 진로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할 경우 민주당에 편입되거나 제2의 문국현이 될 수도 있다”며 “의정활동에서도 초선의원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국회의원 300명 중의 1명으로 존재감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안철수 ‘새 정치’ 본격 시험대 올라
안철수 당선인의 원내 진입에 성공으로 ‘국회의원 안철수의 새 정치’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안 당선인이 국회 등원한 이후 새 정치 구체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구현해내느냐가 그의 향후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안 당선인은 25일 선거 후 지역 재래시장ㆍ쪽방촌 등 현장을 찾아 당선사례하는 자리에서 새 정치에 대해 다시 입을 열었다.

안 당선인은 이날 ‘새 정치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권의 ‘막말 정치’와 ‘사익추구’ 등을 예로 들며 “가장 단순하게는 이러한 낡은 정치를 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당선인은 이어 “좁은 범위의 새 정치는 실천과 실행”이라며 “새 정치라는 것은 사실 개념적으로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적인 부분 아닌가. 지금 현재 국회의원을 가진 모든 정당들이 다 열심히 노력하면 새 정치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정치를 자신만이 해낼 수 있다고 한 것이 아니라 모든 정치세력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일반화한 것이다.

그는 지난 7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서민과 중산층과 밀착된 ‘생활정치’,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작은정치’, 국민의 말씀을 실천하는 ‘낮은정치’가 새 정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렇게 말할 때마다 강조점이 달라지는 ‘새 정치’에 대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안 의원으로서는 앞으로 새 정치의 구체적인 모습을 가다듬는 작업에도 착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 내에서는 새 정치의 구체화 방법으로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연구소 등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연구재단이나 연구소를 만들어 어젠다를 계속 만들어내고 다양한 전문가그룹과 네트워킹을 만드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며 “앞으로 그곳에서 안철수의 정치 비전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안 의원의 새 정치는 향후 신당 창당 등 자신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과정에 있어서도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안 의원이 차기 대선 준비 등의 목적에서 정치세력화를 진행하는데 대해선 그 자체가 새 정치의 명분에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 의원의 새 정치 구현을 두고 기대와 함께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안 의원 본인에게는 기회이자 위기의 공간이 마련된 것”이라며 “제도권 내에서 기성 정치인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경우에는 다시 한 번 안철수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겠지만, 반대로 여느 정치인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 안철수 현상이 의외로 쉽게 꺼져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새 정치가 제대로 구현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나왔다.

김준석 동국대 교수는 “안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으로서 새 정치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새 정치는 실천의 문제인데 혼자서 실천할 수 없다. 초선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고 결국은 민주통합당이 얼마나 혁신할 수 있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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