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따낸 4대강 공사 ‘딱 걸렸네’

유상석 / 기사승인 : 2013-04-29 10: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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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워터텍, 4대강 사업 현금로비 의혹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코오롱그룹의 신성장동력사업 계열사 코오롱워터텍이 4대강 수질개선 사업인 총인처리시설(하수처리장치의 일종) 설치 사업과 관련, 담당 공무원에게 로비를 한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전북경찰청 수사과는 이번 공개된 코오롱 워터텍의 로비의혹 문건을 확대 수사하겠다고 밝혀 수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 정권 들어 MB정부 최대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해 사정당국이 전면적인 재수사가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건이 사실로 파악될 경우 코오롱그룹에 거대한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 우원식(민주통합당ㆍ서울 노원을) 의원이 공개한 코오롱워터텍의 2009년-2011년 총인시설 공사관련 현금집행내역 자료
◇ “조달청ㆍ공정위ㆍ환경부ㆍ지자체 모두 받았다”
우원식(민주통합당ㆍ서울 노원을) 의원은 지난 18일 ‘코오롱워터텍의 영업비 현금 집행내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통해 이 회사가 해당 총인사업의 심의위원들과 하수과장 및 주사, 계약 담당자 등 담당 공무원에게 2009년도부터 2011년까지 휴가비, 명절(추석) 떡값, 준공 대가를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총인사업은 4대강 사업에 따른 보 건설로 물이 정체되고 녹조가 발생하는 등의 수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치의 일종인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총인은 하천, 호소 등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로 물속에 포함된 인의 총량을 말한다.

집행내역 문건에 의하면 총인사업 심의위원은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등의 내부 인사와 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됐고 공무원이 모두 평가한 지방자치단체도 있었다.

우원식 의원은 “코오롱워터텍은 진주총인의 경우 심의위원, 지자체 관계자 등에게 각각 1200만원, 2억1350만원 등 총 2억155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경산총인의 경우 심의위원에게 1200만원, 지자체 관계자에게 5000만원 등 총 62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폭로했다.

이 회사는 조달청 계약담당, 공정거래위원회, 환경부 등 관련 정부 기관에도 현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 의원은 “2011년 8월초 조달청 계약담당에게는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2500만원까지 휴가비 명목으로 현금으로 전달됐다. 해당 조달청은 경남조달청을 비롯해 서울, 인천, 대전, 충북, 대구, 부산 등이며 총 8,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련자에게는 2010년 말 1100만원, 2011년 7월 1000만원 등 두 차례 걸쳐 전달됐다. 환경부 등 관계기관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3300만원이 집행됐고 골프접대도 2011년도 내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총인사업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로비명단에 연루됐다는 점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원식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장이자 부국포럼의 대표였던 박승환 이사장이 맡고 있는 한국환경공단은 임기 내내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이번 사건에서도 환경공단의 계약 담당자들이 연루돼 있다.

지난해 국정 감사시 총인사업의 담합 정황이 고발되어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담합비리가 업체뿐 아니라 해당 공공기관, 지자체, 공정위 등 전 방위로 로비가 이루어졌으며 비리의 온상이었다는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총인사업의 담합 정황이 고발되어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중인데, 이번에는 해당 공공기관, 지자체 등에 대한 업체의 로비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과 별도로 국회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환경관리공단 관계자는 “감사실에서 자체 조사중”이라며 “당시 계약담당으로 근무했던 직원이 현재 재직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단은 이번 사안을 심각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금액과 상관없이 로비가 사실로 밝혀지면 해당자는 파면 또는 해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금품을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다른 정부기관 및 공사ㆍ공단 관계자들도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 “감사를 진행중이다”는 등의 원론적인 입장만을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문건을 보면 공정위 관련이라고 적시되어 있다”며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어서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국정감사 때 총인사업의 담합 정황이 고발되어 관련 업체 감사를 진행중이다.


▲ 코오롱워터텍이 4대강 수질개선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현금 로비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충남 부여보 공사현장(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 경찰 수사 돌입… 코오롱 “사실 확인 중”
우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명시된 것처럼 공정위, 환경부 등 정부기관에 코오롱워터텍이 로비자금을 전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의 사법 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웅열 회장 역시 코오롱워터텍의 지분을 80%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도 이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친 MB계 기업들에 대해 사정당국의 ‘대기업때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 MB 기업이 우선 타겟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는데, 공교롭게도 최우선 순위 중 하나가 코오롱그룹이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상득 전 의원에게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민주노총이 다음달 6일부터 10일까지 코오롱의 부도덕함을 알리겠다며, 코오롱스포츠에 대한 1인시위와 불매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코오롱의 입장은 더욱 난국에 처한 형편이다.

민주노총과 화섬연맹은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 코오롱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오롱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노동자를 탄압하는 코오롱의 스포츠 용품 불매운동과 전국 매장 1인 시위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오롱그룹 홍보실 한 관계자는 “문건에 대해서는 확인해 보고 있다”면서 “그 외에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공개된 문건이 상당히 구체성을 가지고 있고,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과 오너의 도덕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코오롱과 사정당국의 움직임이 이목을 끌고 있다.
코오롱 그룹 관계자는 “코오롱 워터텍 영업비 현금 집행 내역을 관련 부서에 확인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코오롱 관계자는 “당시 영업비가 현금으로 집행된 영수증을 재무나 회계부서에 확인해 줄 수 있느냐”는 질의에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워터텍은 수처리 기자재 전문 제조업체로 이웅열 회장의 지분이 79.51%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업체는 이 회장이 지분을 늘린 2011년을 기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2011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3배 이상 급증해 총 33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매출액 471억원으로 전년대비 136억원의 매출이 늘었다.

전북경찰청은 18일 코오롱워터텍이 공무원 등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문서가 공개된 만큼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혀 총인사업 비리가 드러날지 수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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