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스마트폰 '거품' 빠지나?

유지만 / 기사승인 : 2013-05-06 11: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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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규제에 '출고가' 인하 바람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출고가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텍 등은 최근 자사의 스마트폰에 대한 출고가 인하를 단행했고, 고사양 모델의 경우에도 90만원대가 아닌 80만원대로 출고가를 책정하고 있다.
출고가 인하의 배경에는 정부의 ‘보조금 규제 정책’이 꼽힌다. 이동통신사나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보조금 규제로 인하 신규가입자나 번호이동 고객들이 감소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고, 이에 따른 손실분을 보충하기 위해 출고가를 낮추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 ‘회장님폰’ 60만원대로 가격인하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LG전자는 ‘회장님폰’으로 불린 ‘옵티머스G’의 가격을 69만9600원으로 인하했다. 옵티머스G는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출고가가 99만9900원이었다. 이후 지난 3월 말 84만 7000원으로 내린 뒤 한 달이 지난 뒤 다시 69만원대로 15만원 가량 인하했다.

작년 9월말 출시된 옵티머스G는 LG그룹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그룹 관계사의 핵심역량을 결집해 만든 전략적 스마트폰이다. 당시 삼성전자와 팬텍 등 국내 스마트폰 업계에서의 입지가 불안하다고 생각한 구본무 LG전자 회장이 각별히 신경을 쓴 모델이라 ‘회장님폰’이란 별명까지 붙을 정도였다.
옵티머스G는 출시 이후 해외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 평가에서 갤럭시S3과 아이폰5를 따돌리며 1위에 오른 뒤 아직까지도 정상을 고수하고 있다.


◇ 삼성·팬텍도 출고가 내려
LG전자의 가격인하 못지 않게 최근 스마트폰 업체들 사이에서 출고가 인하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출시된 지 조금 지나긴 했지만 여전히 ‘쓸 만한’ 스마트폰들은 최근 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LG전자는 4월 초 옵티머스 뷰2의 출고가를 96만6천900원에서 69만9천600원으로 30만원 가량 인하했다. 또 SKT 전용모델로 출시된 옵티머스 LTE3의 출고가를 65만100원에서 59만9천500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도 가격을 인하했다. 삼성은 3월 말 ‘갤럭시 팝’의 출고가를 79만 7500원에서 71만 5000원으로 8만원 가량 인하했다. 또 ‘갤럭시 그랜드’의 출고가를 72만 6000원에서 65만 4500원으로 인하했고, 4월 초에는 갤럭시노트2와 갤럭시S3의 출고가를 10만원 가량 인하했다. 또한 가장 최근에 내놓은 ‘갤럭시S4’도 기존 제품들이 90만원대였던 데 반해 89만 9800원에 내놨다.

팬텍은 최고급 전략 스마트폰을 타 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팬텍은 최근 국내 최초의 풀HD 스마트폰인 ‘베가 넘버6’를 84만 9000원에 출시해 LG나 삼성의 전략 스마트폰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자랑했다. 지난 4월 26일 출시한 ‘베가 아이언’도 82만9400원에 선보였다.


◇ 정부 ‘보조금 규제’ 효과 보나
이처럼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출고가를 인하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보조금 규제’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일선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한 대리점 관계자는 “보조금 규제가 일정부분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인정했다.

휴대전화 출고가 인하가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이통업계에서는 보조금 경쟁을 피할 수 있고,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타 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소비자 측면에서는 고가의 스마트폰 출고가가 저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단말기를 싸게 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통신업계를 관장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의도와도 일맥상통한다. 방통위는 지난 4월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이경재 위원장은 '공정하고 창의적인 방송통신 이용환경 조성'이라는 비전 하에 ▲공정한 방송 구현 ▲방송통신 융합시대 창조경제 적극 지원 ▲국민 행복을 위한 방송통신 이용환경 조성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방통위는 국민 행복을 위한 방송통신 이용환경 조성 방안의 하나로 이용자 편익 위주의 규제에 힘쓴다. 방통위는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통신시장 사후규제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방송통신서비스 가입, 이용, 해지 등 전반에 대한 실태 점검을 실시해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휴대전화 보조금 규제의 실효성도 높이기로 했다.
특히 휴대전화 보조금 규제 실효성 제고와 관련, 방통위는 과다 보조금 지급 등 통신 시장 과열 수준을 적기에 파악하기 위한 통신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시장과열을 촉발하는 온라인 불·편법 영업 모니터링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통신사의 자율적 시장 감시와 정화활동도 이끈다.

보조금 조사의 정확성도 높인다. 조사 대상기간과 표본추출 기준 등 조사기법을 개선하고, 시장과열 주도사업자를 다른 사업자들과 차등 제재하기 위한 '주도 사업자 선별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거나 시장 과열을 주도한 사업자를 선별해 가중제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서비스 이용자 권익 증진을 위한 '방송통신 이용자 보호법'도 제정한다. 올해 안으로 법안을 마련해 연말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 소비자들, “조금 더 싸져야”
일단 일반 소비자들은 최근 출고가 인하 흐름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한편, 이러한 현상이 단지 ‘일시적’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뤘다.

대학생 강모(24, 여)씨는 “일단 스마트폰이 저렴해진다니 반가운 일”이라고 환영하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고가이긴 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대학생들은 스마트폰 하나 살 때에도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거나 힘들게 모은 알바비를 다 털어아 가능하다. 조금 더 저렴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부 임순영(48, 여)씨 또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통신비가 너무 비싸긴 하다. 가족 모두의 휴대전화 비용이 2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고충을 토로했고, “휴대전화 알뜰폰 시장과 스마트폰 가격 인하가 잘 이루어져 통신비가 덜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2분기 가계동향에서 한 가구당 통신비(통신장비, 서비스 이용) 지출은 15만4000원으로 2011년 2분기보다 9.3% 증가했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 이용이 늘어나면서 요금제가 전반적으로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다수 소비자들은 “단말기 가격과 보조금도 문제지만, 이동통신 요금제도 싸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방통위 또한 이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통신요금제 인하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방통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을 인정하고, 요금 인하 정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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