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갑과 을 논리가 최근 대표적인 유가공업체인 남양유업의 강매횡포가 도화선이 돼 부쩍 회자되고 있다.
남양유업 사태는 본사 판매부서장이 일선 대리점 점주에 대한 협박적이고 무례한 언사와 함께, 수시로 리베이트까지 제공받은 일이다. 이 일은 빠르게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급기야 김웅 남양유업 대표와 임원들이 국민 앞에 직접 나서 고개를 숙이는 대국민 사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남양유업이 밀어내기 방법 등을 동원해 갑의 위치인 본사가 약의 위치인 대리점주들에게 부당한 횡포를 저지른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이 과정에서 힘없는 점주들의 피해가 발생했고, 오랜 시간 관행처럼 쉬쉬 해 왔던 것이 이번에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다.
이런 관계는 이미 업계 관계자 뿐 아니라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일이다. 경쟁 업체도 남양유업의 사태가 강 건너 불구경으로만 머물 일이 아니기에 좌불안석일 것이다. 관련 감독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방위적인 조사와 발본색원이 뒤따르면 어떤 업체로 불똥이 튈지 아무도 장담 못할 상황이다.
우리사회 갑과 을 관계는 사실 유가공업계에서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굳이 경제계만 놓고보면 대기업과 하청업체간의 관계가 그렇고 고용주와 종업원의 관계, 그중에도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가 또 그렇다.
가까이는 얼마 전 이슈였던 포스코에너지의 승무원 폭행사태와 경주빵 사장의 호텔지배인에 대한 폭행이 그렇게 터진 사건이다.
이런 관계를 혹자는 우리사회 미숙한 민주주의 방식과 생활형태, 천박한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지적한다.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일하고 땀 흘려 정직하게 축척하지 않은 부도덕한 부의 결과 또한 이런 비정상적 사회적인 현상을 낳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동반성장이니 상생경영이 국정의 주요기조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갖고 떠들어도 수십년간 이어져온 갑과 을의 힘의 논리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번 남양유업 사태를 기업의 오너나 우리사회 힘을 가진 지도층과 권력층의 갑과 을 논리가 희색되고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 일은 여론과 언론이 공론화해 일시적인 해프닝으로만 끝날 일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선 갑에 선 이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힘을 가진 갑의 인식 전환 말이다.
<이완재 편집국장>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