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크다. 제약업계는 전통적으로 보수성과 내부결속력이 강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정년이 보장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만남을 가진 상위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경영난에 긴축 운영이 장기화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구조조정설이 불거지는 등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국내 제약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위기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위기에 대응하는 자세는 과거의 행태를 답습하는 듯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약가인하 정책 등에 대한 위기감이 조성될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쇄신보다는 단기적 대응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일수록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연구개발비를 축소하거나, 내실 강화보다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곁눈질에 바빴던 제약사들이 너무나 많았다.
◇“죽겠다”며 배당엔 화끈
리베이트 근절책이 강화된 이후에는 다국적 제약사의 일반약을 판매하는 ‘코마케팅’에 열중한 나머지 다국적사의 ‘도매상’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한마디로 “죽겠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배당에서는 화끈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제약사들은 “주주이익”을 앞세우며 배당 정책에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통곡의 계곡’을 건너는 게 급선무라면 주주들을 설득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제약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 체제가 확고한 곳이 바로 제약업계다. 그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오너 일가의 눈치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다는 말도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이 아닌 단기적 성향의 정책이 쏟아지는 것도 이같은 체제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회의 도중 재떨이가 날라 다니고, 구둣발에 무릎을 까이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하니, 앞서 언급한 내용들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물론 제약업계도 할 말이 많다.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영업 활동에 대한 시각 변화를 통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상당하다.
하지만 전제될 것이 있다.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수반된 진정성과 장기적인 접근이 없다면 정부가 아무리 지원책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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