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희 칼럼] 마이너스 승진, 도입하면 어떨까?

한창희 / 기사승인 : 2013-07-05 15:47:42
  • -
  • +
  • 인쇄



공공기관은 물론 공기업의 공직자들, 공(公)자 돌림 직책의 사람들이 너무 무사안일하고 권위적이며 불친절하다고 국민들은 호소한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는 직업공무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처벌할 법적규정이 없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공직을 철밥통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과(大過)없이 무사히 세월만 지나가면 호봉도 올라가고 승진도 된다.


많은 공직자들이 승진대상자가 아니면 열심히 일하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을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책임을 면하기 위해 윗사람이 시키는 일만 하려고 한다. 무사안일이 몸에 배었다. 민원사항도 통상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법을 핑계 삼아 좀처럼 하지 않으려 한다. 윗사람이 시키면 마지못해 처리를 한다. 특히 인허가에 있어서는 더욱 심하다. 그러니 민원인들이 실무진보다는 행정기관의 수장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다.


공직자들이 열정적으로 일하게 하는 요인은 오로지 승진이다. 승진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사명감이나 국가관에 호소하여 국민들에게 희생과 봉사를 요구하고, 이를 교육하는 시절도 있었다. 요즘 국가관과 사명감을 이야기하면 피식 웃는다. 승진제도의 개선으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바꿀 수밖에 없다.


승진과 더불어 마이너스 승진도 있어야 한다.
미꾸라지 양식장에는 메기도 한 마리 같이 키운다고 한다. 메기는 미꾸라지를 잡아먹고 산다. 메기 한 마리가 미꾸라지를 잡아먹어야 얼마나 잡아먹겠는가. 미꾸라지들이 메기 때문에 긴장도 되고 도망치며 운동이 되어 오히려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 것이다.


직업공무원제도는 분명히 보장되어야 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공공기관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었다고 직업으로 일하는 공직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아서는 곤란하다. 그렇다고 직업공무원제도의 우산아래 무사안일하고 무책임한 공직자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국민들만 피곤하다. 이를 개선하기위해 승진과 더불어 마이너스 승진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승진이 업적과 호봉 근무성적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실시하듯 마이너스 승진도 무사안일과 무책임, 무능, 불친절등 근무성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실시하면 된다. 삼진아웃, 세 번 마이너스 승진을 하게 되면 자동으로 퇴출되게 해야 한다. 마이너스 승진과 퇴출제도가 도입되면 무사안일과 무책임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도를 도입할 경우 임명권자가 개인적인 감정으로 마이너스 승진과 퇴출을 이용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 우려가 되기는 승진도 마찬가지다. 승진심사처럼 마이너스 승진심사도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실시하면 된다.


양(陽)이 있으면 음(陰)이 있고, 상이 있으면 벌이 있다. 승진이 있으면 마이너스 승진도 있어야 한다. 상과 벌, 승진과 마이너스 승진이 엄격히 적용될 때 조직은 활성화 된다. 상과 승진이 앞서가는 사람들을 분발케 하는 제도라면, 벌과 마이너스 승진은 뒤처지는 사람들을 분발케 하는 제도이다.


어느 조직이나 극소수의 정신 나간 암적인 존재가 있다. 이들이 조직 전체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공직사회는 직업공무원제와 노조가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 공직사회가 무사안일과 무책임, 무능이 만연되어 있는 것은 마이너스 승진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매년 0.1%의 마이너스 승진만 있어도 현재의 공직사회가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제도의 개혁보다 중요한 것은 공직자들의 의식개혁이다.
공직자들의 봉급은 국민의 세금이다. 직업공무원제도를 도입한 의미를 공직자들은 깨달아야 한다. 명예와 함께 평생 생활보장을 해주는 것은 딴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봉사하라는 것이다. 승진과 상관없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것이다. 생색나지 않는 일을 한다고 결코 억울한 일이 아니다.


공직자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친지나 친척이 민원으로 찾아왔을 때처럼 민원인 즉 국민을 대하면 훌륭하다는 칭송을 받을 것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편집자 주)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