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존버의 시간, 쿠션은 어디에

김자혜 / 기사승인 : 2020-09-10 08: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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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자혜 기자] 마스크를 쓰고 저녁 동네 산책을 다녀 보면, PC방이나 노래방의 간판이 꺼져있다. 또 헬스클럽이나 외진 골목의 가게들은 우후죽순 임대를 내걸고 있다. 동네가 조금씩 비어져가면서 생기를 잃는 것처럼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서민의 밥그릇까지 위험해지고 있다. 올해 2월부터 반년 이상 지속되다 보니 평소 대비 월 매출이 줄었고, 8월 중순 이후 서울과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고위험 시설 12개 업종이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기간 한국신용 데이터는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65만 곳의 카드 결제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달 첫째 주(8월 31일~9월 6일) 한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가 채 되지 않는 9%로 집계됐다. 서울과 수도권만 따로 보면 4%대다.
직격탄을 맞은 분야뿐 아니라 서울지역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의 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 12개 고위험 시설 업종에 200만 원까지 지원금을 내놓는다는 대응책을 내놨으나, 이 금액은 최저임금 기준 월급(179만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임대료, 부대비용, 음식점이라면 재료비에 아르바이트까지 쓴다면 인건비 1명 분도 건지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2.5단계를 길게 할 것이 아니라 강도 높인 3단계를 시행해 단기간 빠른 효과를 보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2.5단계에도 한강공원에서 확진자가 나오거나 지하철 마스크 미착용 모델이 논란이 되는 등 ‘통제 밖’ 인원들이 나오기도 해 마냥 3단계를 추진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6개월여 지반 앞으로가 더 문제다. 빌 게이츠는 내년 하반기엔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라 말하고 제약사들은 너도나도 신약을 ‘만들 것만 같다’며 불안한 상황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인류의 역사가 반복되었다는 점을 상기시켜 본다면 이번 코로나19도 언젠가는 끝이 날 테다. 대다수의 이들이 죽음을 피해 존 버(끈질기게 버텨내는 것) 끝에 살아남고 하루하루를 이어 나갈 것이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얼마나 더 이 상황을 견뎌야 할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견디고 숨죽여 보내는 오늘을 보내면서 코너에 몰린 자영업자나 생활전선에서 스트레스 받아 가며 치열하게 버티는 이들은 어디에서 따뜻하고 편안한 쿠션을 찾아야 하는가 싶다.


정부 지원금을 몇 십몇 백 받는 것으로는 당장에 생계 해결은 되지 않을뿐더러 피로와 막막함, 끝없는 긴장은 더더욱 해소되기 어렵다. 지금 우리가 함께 존 번 하기 위해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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