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세일 시즌이다. 이 기간에는 쇼핑몰, 할인점 등 유통업체에서 1년 중 가장 큰 폭으로 할인한다.
여기서 ‘블랙’의 의미는 1년 내내 적자였던 기업들이 이때를 기점으로 장부에 적자(Red ink) 대신 흑자(Black ink)를 기재한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소비는 미국 연간 소비의 약 2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우리나라에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있다. 코세페는 지난 2015년 내수시장이 침체, 경제 불황이 가중되자 박근혜 정부에서 소비 진작을 위해 시작됐다.
정부 주도로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며 만들어진 코세페는 초반 취지와는 달리 매년 참여 업체의 불만과 실효성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도 매년 참여 업체는 늘어나고 있지만, 경제효과는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과 다른 유통구조에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직매입 판매하는 구조다. 그러나 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체는 제품을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체들로부터 수수료만 받고 매장을 빌려주는 형식이기 때문에 할인율을 유통업체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같은 큰 할인 폭은 기대할 수 없다.
한국 코세페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엄청난 할인도 없고, 어중간한 할인율을 적용하면서 오히려 유통업체 자체 세일이 더 할인율과 혜택 폭이 넓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또한 정부 주도 행사다 보니 ‘마지못해’ 참여하는 형국으로 제품 할인율 및 취급 품목 등에서 차별점을 둘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할인율과 별개로 참여 기업 불만 등의 문제도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코세페는 민간주도로 준비됐다. 백화점협회·면세점협회·편의점협회·전국상인연합회·온라인쇼핑협회 등 9개 관련단체가 직접 주최하고, 산업부와 문화부는 후원 기관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코세페 할인 비용의 50% 이상을 대규모 유통업체가 부담하도록 ‘할인 부담 특약지침’ 개정을 추진하자 백화점 업계에 강하게 반발하며 보이콧이라는 강수로 맞대응했다.
이에 공정위는 50% 부담의무는 강제사항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고, 백화점 업계는 보이콧을 철회하며 극적으로 코세페에 참여키로 했다.
이렇게 올해로 행사 6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소비자 인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데다, 업체마다 갈등이 벌어지고, 각기 다른 행사명을 내세우는 등 여전히 시스템 구축이 덜 됐다는 지적이다.
초반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홍보를 했던 잔치와 달리 먹을 것은 없으니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는 지난 7일 오후 기준으로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 참가 신청 기업이 1천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참가 기업 704곳을 넘어 역대 최다 기업이 참가 의지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700곳이 넘는 업체가 코세페의 문을 두드렸지만, 참여 업체가 90곳이 조금 넘었던 2016년보다도 더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참여 업체 수가 훨씬 더 늘어난 만큼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소비자의 ‘외면’은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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