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시인의 土曜 詩論] 어느 거울

정진선 시인 / 기사승인 : 2021-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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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거울


정 진 선



자욱하게 서리는 김과 함께
욕실 거울이 눈을 감으면
찾을 게 있는 듯
문지르고 면도를 한다

마르면 지저분해진다
잔소리를 들어도 상관없다

길게 난 자국 사이로
실눈을 뜨고 놀라서
날 바라보는 거울

자주 본 얼굴인데
그 속에서
무엇을 하며 사는지
인사성도 없다

거울이
다시 눈을 감아
화들짝 놀라 나를 찾는다

누구에게
무엇이
나처럼 있었던 걸까





존재란 무엇일까. 마음과 이 마음이 사는 몸은 하나로 된 존재일까. 아니면 따로 있는데 둘이 필요해서 잠시 서로를 빌려 쓰고 있는 서로 다른 존재인 건가.
느낌은 몸이 반응하는 것이라 하지만 어디인가 있는 마음은 또 다른 영역의 진정한 존재인가.
나라고 하지만 내 속에 있는 나는 누구일까?
거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저 얼굴 모양이 나일까? 그러면 마음은 무엇일까?

모든 게 있어서 지금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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