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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연합뉴스] |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은행권 제재 확정이 이달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원회가 6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놓고 추가 감경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서다.
27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마지막 정례회의인 오는 31일 회의에 홍콩H지수 ELS 제재안을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내부에서 추가로 협의해야 할 사안이 남아 있어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부과할 과징금 규모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에 제출한 제재안에는 이들 은행에 총 6000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감원 제재안을 그대로 수용할지, 은행들의 자율배상과 제재 수용 노력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추가로 낮출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은 대규모 자율배상을 이미 진행한 상황에서 별도의 거액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이중 제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이 ELS 판매로 얻은 이익은 판매 수수료에 한정되는데도 과징금을 판매액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로서도 과징금 규모를 확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과 벌인 제재 관련 소송에서 잇달아 패소한 데다,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은행권의 협조가 필요한 생산적 금융 정책의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제재는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부과되는 대규모 과징금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향후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선례가 될 수 있는 만큼 과징금을 큰 폭으로 감경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월 금감원이 처음 제출한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제재안을 반려했다. 이후 금감원은 은행권의 위반 동기와 위반 방법에 대한 평가를 각각 ‘중’에서 ‘하’로 낮춰 부과 기준율을 조정하고, 과징금을 기존의 절반 이하인 6000억원 수준으로 줄여 다시 금융위에 제출했다.
통상 8월에는 금융위 정례회의가 열리지 않지만 홍콩H지수 ELS 제재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다음 달 임시회의를 열어 제재안을 확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지난해 9월 해킹 사고로 고객 29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롯데카드에 대한 제재는 오는 31일 정례회의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지난 4월 말 롯데카드에 영업정지 4개월 15일과 과징금 50억원을 부과하고, 조좌진 전 대표에게 문책경고를 내리는 내용의 제재안을 의결해 금융위에 넘겼다.
금융위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23일 두 차례 안건소위원회를 열고 금감원과 롯데카드 측의 의견을 들으며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신규 회원 모집 제한으로 상당한 영업 타격이 예상되는 영업정지 4개월 15일 처분이 그대로 확정될지, 일부 감경될지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고를 ‘위반행위의 반복’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는 2014년 임직원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영업정지 3개월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금융위가 이번 사고를 재발 성격으로 판단하면 영업정지 4개월 15일 처분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행법상 금융위는 위반행위의 정도와 횟수 등을 고려해 업무정지 기간이나 과징금을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외부 해킹 공격으로 발생한 사고라 하더라도 당시 롯데카드의 보안 관리가 미흡했다면 회사의 책임을 완전히 면제하기 어렵다는 기류도 당국 내부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킹 피해를 본 금융회사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전례가 없다는 점이 금융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사고가 내부 임직원의 고의나 내부통제 위반이 아닌 외부 해킹으로 발생한 점과 롯데카드의 사후 수습 노력, 현재까지 확인된 2차 피해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제재 수위가 일부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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