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면·헬스케어 브랜드의 경쟁 방식이 바뀌고 있다. 좋은 침대, 강한 마사지, 새로운 의료기기만으로는 부족해졌다. 소비자는 이제 제품의 기능보다 그 제품이 삶에 어떤 안심을 주는지 묻는다. 시몬스는 ‘편안함’을 시대 메시지로 확장했고, 바디프랜드는 군 복무 중인 병사의 가족 사랑을 렌탈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세라젬은 지식재산권을 앞세워 기술 신뢰를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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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몬스가 지난 26일 (사)한국마케팅학회 주관 MAX(Marketing+AX) 포럼에서 ‘마케팅 프론티어 대상’을 수상했다 [시몬스] |
시몬스의 변화는 마케팅에서 드러난다. 시몬스는 지난 26일 경기도 이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에서 열린 한국마케팅학회 MAX 포럼에서 ‘마케팅 프론티어 대상’을 받았다. 수상 배경은 지난 4월 공개한 브랜드 캠페인 ‘LIFE IS COMFORT’다. 캠페인은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에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삶을 지켜내자”는 메시지를 전면에 세웠다.
반응은 숫자로 나타났다. 해당 캠페인 영상은 공개 두 달도 안 돼 누적 조회수 1억 뷰를 넘겼다. 시몬스는 최신 트렌드로 꼽히는 AI 기술을 일부러 배제했다. 배경음악 대신 일상 속 앰비언트 사운드를 활용했다. 빠르고 자극적인 광고 문법과 반대로 간 셈이다. 침대의 기능을 설명하기보다, 불안한 시대에 필요한 정서적 안전감을 브랜드 언어로 바꿨다는 점이 평가를 받았다.
ESG도 같은 흐름이다. 시몬스는 ‘뷰티레스트 1925 프로젝트’에 이어 ‘하이파이브 셰어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뷰티레스트 에디슨 슈퍼싱글 매트리스가 판매될 때마다 소비자가격의 5%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 기부금으로 적립된다. 단순 기부가 아니라 병원, 기업,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다. 침대 판매가 소비자의 휴식에서 환아 지원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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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디프랜드가 국군 현역 병사를 대상으로 18개월 특별 렌탈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바디프랜드] |
바디프랜드는 가족 돌봄을 전면에 내세웠다. 바디프랜드는 국군 현역 병사를 대상으로 18개월 특별 렌탈 프로그램을 내놨다. 군 복무 기간과 같은 18개월 약정으로 콤팩트 헬스케어로봇 ‘뉴팔콘’을 렌탈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약 100만원 할인 혜택도 붙였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휴가 중인 병사가 바디프랜드 라운지를 찾아 부모님께 헬스케어로봇을 선물한 사연에서 출발했다. 병사 급여가 오르면서 소비 여력이 커졌지만, 고가 헬스케어 제품은 여전히 부담이 크다. 바디프랜드는 이 지점을 18개월 단기 렌탈과 특별가로 낮췄다. 제품 판매보다 ‘복무 중 부모 건강을 챙긴다’는 이야기를 앞세운 셈이다.
뉴팔콘은 콤팩트한 크기에 리클라이닝 기능, XD-Air 마사지 모듈, 온열 마사지 시스템, 수면 특화 마사지 프로그램을 적용한 제품이다. 그러나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사양보다 대상이다. 바디프랜드는 헬스케어로봇을 단순 안마기기가 아니라 가족을 돌보는 효도 상품으로 재해석했다. 육군과 해군 병사를 대상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향후 공군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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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라젬 마스터 V9 [세라젬] |
세라젬은 기술 신뢰를 강화하고 있다. 세라젬은 지난 26일 대한변리사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대한변리사회장 표창을 받았다.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다. 세라젬은 2026년 현재 특허·실용신안 505건, 디자인 225건, 상표 493건 등 국내외에서 총 1223건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이 숫자는 단순한 보유 건수가 아니다. 헬스케어 기기는 소비자의 몸에 직접 닿는다. 따라서 제품 신뢰는 광고보다 기술 검증에서 나온다. 세라젬의 척추 관리 의료기기 ‘마스터 V9’은 지난해 12월 대한변리사회 제품특허인증에서 업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골드마크를 받았다. 척추 스캔 기술, 견인 모드 구동 장치, 음파·에어 마사지 구조 등 12건의 핵심 특허 기술이 실제 제품 기능에 구현된 점을 인정받았다.
세라젬은 확보한 특허 기술을 천안타운 스마트팩토리 생산 시스템과 제품에 적용하고, 전 세계 70여 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연구개발 성과를 지식재산권으로 묶고, 이를 제품화와 글로벌 사업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헬스케어 시장에서 기술은 곧 신뢰이고, 신뢰는 다시 브랜드 자산이 된다.
세 회사의 방향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시몬스는 정서적 편안함을, 바디프랜드는 가족 돌봄을, 세라젬은 기술 검증을 앞세웠다. 과거 헬스케어 브랜드가 기능과 가격을 놓고 경쟁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구매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그 이유가 공감일 수도 있고, 효도일 수도 있으며, 특허와 인증일 수도 있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캠페인은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아야 하고, 렌탈 프로그램은 실제 병사 부담을 낮춰야 한다. 특허 역시 숫자보다 제품 만족으로 이어져야 한다. 헬스케어 시장의 소비자는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좋은 말보다 확인 가능한 가치가 필요하다.
침대와 헬스케어로봇, 척추 의료기기는 서로 다른 제품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하나다. 몸을 편하게 하는 제품에서 삶을 안심시키는 브랜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몬스, 바디프랜드, 세라젬의 최근 행보는 국내 헬스케어 브랜드 경쟁이 기능의 시대에서 신뢰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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