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이익으로 증명했다…1분기 영업이익률 대형사 최고

최은별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5 05: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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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2556억원·순이익 1958억원…원가 부담 털고 도시정비·원전·LNG로 성장축 재정비
▲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과천 G-TOWN 개발사업 신축공사 현장에서 열린 안전보건 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AI 기반 CCTV 스마트 통합안전관제실을 둘러보고 있다.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익성 반전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늘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여전히 낮은 이익률에 머문 것과 달리, 대우건설은 10%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대우건설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514억원, 영업이익 2556억원, 당기순이익 19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8.9%, 당기순이익은 237.6% 증가했다. 외형보다 이익의 질이 좋아진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영업이익률이다.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3.1%로 집계됐다. 주요 대형 건설사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2~3%대 영업이익률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건설업에서 영업이익률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공사 원가를 얼마나 통제했는지, 손실 현장을 얼마나 줄였는지, 수주한 일감의 질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대우건설의 반등은 우연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공사비 상승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준공되면서 원가 부담이 낮아졌다. 여기에 도급 증액과 현장별 리스크 관리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회복됐다. 매출이 줄었는데도 이익이 늘었다는 것은 회사가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뜻이다.

수주 흐름도 안정적이다. 대우건설은 1분기 신규 수주 3조42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규모다.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 천안 업성3 A1BL,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 등 국내 핵심 사업지가 수주 실적을 뒷받침했다.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51조8902억원이다. 연간 매출액 대비 약 6.4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건설사 실적은 당장의 매출보다 앞으로 수행할 일감의 질과 규모가 중요하다. 이 점에서 대우건설은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갖췄다.

국내에서는 도시정비사업이 성장판 역할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1분기에만 도시정비 부문에서 부산 사직4구역, 신이문역세권, 안산 고잔연립5구역 등을 확보하며 1조8000억원대 수주를 올렸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 5조원의 3분의 1 이상을 이미 채운 셈이다. 6월 현재 대우건설의 올해 도시정비 수주액은 2조9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상도15구역과 GTX금정역 역세권1구역 수주가 현실화되면 4조6000억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 성수4지구는 롯데건설과 경쟁 중이며, 최종 시공사 선정 총회는 7월 5일로 예정돼 있다.

해외와 비주택 부문도 대우건설의 새 성장축이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파푸아뉴기니 LNG CPF, 이라크 알포 항만, 가덕도 신공항 등 대형 프로젝트를 본계약을 앞둔 핵심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원전은 중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전력 수요가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전환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전과 LNG, 항만 인프라는 단순 토목·주택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이다.

대우건설은 이미 체코 원전 수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원자력사업 조직을 강화하고, SMR 등 차세대 원전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흐름이다. 과거 대우건설이 해외 플랜트와 인프라에서 쌓은 경험이 원전·LNG·항만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국내 주택시장만 바라보는 건설사와 다른 점이다.

경영진의 방향도 분명하다. 김보현 대표는 올해 수주 18조원, 매출 8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체코 원전 공사의 본계약이 눈앞에 있다고 밝히며 해외시장 개척 의지를 강조했다. 또 2026년 경영방침으로 ‘Hyper E&C’를 내걸고 초안전, 초품질, 초연결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안전과 품질,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정원주 회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현장 중심 행보도 대우건설의 긍정적 요소다. 중흥그룹 편입 이후 대우건설은 단순한 주택 시공사를 넘어 해외 인프라와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너십은 장기 투자와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 건설업처럼 프로젝트 기간이 길고 국가 간 협상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경영진의 실행력과 네트워크가 실적 못지않게 중요하다.

재무적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1분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조원대를 유지했다. PF 부실, 미분양,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업계 전반의 유동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현금 확보는 방어력이다. 대우건설이 외형 경쟁보다 현금흐름과 선별 수주를 앞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1분기 성적표는 단순한 실적 회복이 아니다. 매출 감소 속에서도 이익률을 끌어올렸고, 수주잔고를 유지했으며, 도시정비와 원전·LNG·항만으로 성장축을 넓혔다. 특히 다른 대형 건설사 대비 13%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뚜렷한 차별점이다.

건설업 불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불황 속에서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키워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덜 벌어도 더 남기는 구조. 국내 주택에서 해외 에너지 인프라로 넓어지는 포트폴리오. 이것이 올해 1분기 대우건설 실적이 긍정적으로 읽히는 이유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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