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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증권[연합뉴스] |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단순한 적립금 규모에서 고객 수익률과 자산관리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올해 2분기에만 약 10조원 늘어난 배경에는 실적배당형 상품과 글로벌 자산배분을 중심으로 한 장기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적립금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적립금은 전 분기보다 45조1438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에서 늘어난 적립금은 9조5799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21.2%를 차지했다.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42개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가장 큰 증가 규모다. 2분기 적립금이 약 10조원 늘어난 금융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올해 상반기 누적 증가액은 약 14조원에 달한다. 연초 적립금과 비교하면 36.5% 증가한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에 약 4조원, 2분기에 약 10조원의 적립금 증가를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전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적립금 증가를 단순한 신규 계약 확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존 고객의 투자 수익이 쌓이며 연금자산 자체가 늘어난 데다, 수익률을 확인한 고객의 추가 자금 이전과 신규 유입이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차별화 전략은 퇴직연금 자산이 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지나치게 집중되지 않도록 한 데 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그동안 원금 손실을 피하려는 가입자 성향과 금융회사들의 보수적인 운용 관행으로 인해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장기간 낮은 수익률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률과 임금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노후자산 증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사업 초기부터 국내외 주식과 채권, 혼합자산 등에 분산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을 확대해왔다. 단기 시장 상황에 따라 특정 자산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국가와 자산군에 자금을 나눠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전략은 연금자산과 고객 수익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합한 전체 연금자산은 80조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객이 거둔 누적 수익은 24조6071억원에 달했다.
전체 연금자산의 상당 부분이 납입 원금뿐 아니라 운용 수익으로 형성됐다는 의미다. 장기간 축적된 투자 성과가 고객 신뢰를 높이고, 다시 적립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게 미래에셋증권의 설명이다.
퇴직연금 머니무브가 본격화한 점도 적립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가입자가 기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로 계좌를 옮길 수 있게 되자, 수익률과 상품 경쟁력, 관리 서비스를 비교해 사업자를 바꾸는 수요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할 때 주거래은행 여부나 회사와 금융회사 간 거래 관계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최근에는 상장지수펀드와 타깃데이트펀드, 채권 등 투자 가능한 상품의 범위와 상담·관리 서비스가 사업자 선택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직접 투자 판단이 어려운 가입자를 겨냥한 관리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모델포트폴리오 구독 서비스인 ‘MP구독’을 통해 투자 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한 전문 상담도 병행한다. 가입자가 상품을 선택한 뒤 방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변화와 자산 구성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6월에는 ‘연금 고객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회는 매월 고객에게 제공할 투자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특정 상품에 자산이 과도하게 집중됐거나 수익률이 부진한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안내를 제공한다.
라이브 세미나인 ‘퇴근길 30분, 연금투자 인사이트’도 개편했다. 주식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고객들이 연금자산을 성급하게 매도하거나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만 이동하지 않도록 시장 상황과 대응 전략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적립금 증가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배분 전략은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 급락기에는 단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유입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상담과 사후관리 역량을 함께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퇴직연금은 일반 주식계좌와 달리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노후자산인 만큼, 단기 수익률 경쟁보다 고객의 연령과 은퇴 시점에 맞춘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적립금 증가는 신규 자금 유입뿐 아니라 고객 자산의 실질적인 성장까지 반영된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자산배분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고객 수익률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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